이문열 "예술가의 정체성 탐구한 소설"

고미혜 2011. 11. 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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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소설 '리투아니아 여인'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소설가 이문열이 신작 장편소설 '리투아니아 여인'(민음사 펴냄)을 출간했다.

'불멸' 이후 1년 9개월 만에 펴낸 이 소설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다국적 정체성을 지닌 뮤지컬 음악 감독 김혜련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이다.

책이 나온 14일 전화로 만난 작가는 "예술가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탐구해본 소설"이라며 "예술하는 사람들이나 운동 선수에게 국적을 묻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소설은 공연 연출가인 화자의 시선을 빌려 진행된다.

어린 시절 부산에서 금발 소녀 혜련을 처음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던 화자는 이후 음악감독이 된 혜련과 재회, 연출가와 음악감독으로서의 인연을 이어가며 혜련의 할머니 대부터 이어져온 이산(離散)의 역사, 혜련의 갑작스러운 부상과 더 갑작스러운 몰락 등을 지켜본다.

"아직 제가 기명화되지 않은 곳에서" 유목민적 삶을 살며 자유롭게 예술하길 원하는 혜련의 담담한 말 속에는 예술가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의 답이 담겨있다.

"특히 혈통이나 국적에서 정체성을 찾는다는 거, 지금 같이 글로벌한 시대에는 너무 케케묵은 관념 아니에요? (중략) 저는 정체성이란 돌아보는 게 아니라 앞을 바라보는 개념이고,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아가기 위해서 가다듬어 보는 자기 파악의 노력이라고 봐요.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가늠하기 위해 떠나온 곳을 몇 걸음 돌아보는 정도의……."(264-265쪽)

혜련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극단적으로 돌변하는 부분에서는 인터넷을 통로로 삼은 "분별없는 대중의 호오와 종잡을 수 없는 변덕"에 대한 쓴소리를 담기도 했다.

작가는 1993년 자신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명성황후'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떠난 뮤지컬 관람 여행 중 혜련의 모델격인 인물을 처음 만나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들려준 유년 시절의 경험에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10여 년이 지나 소설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인물이 갑자기 '문화적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작가도 적지 않은 부담을 받았다고 한다.

작가는 "100% 픽션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또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늘 작품 밖의 이슈로 언론의 주목을 받곤 했던 데에 대해 "내가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쓴 소설이 아니다"며 "문학적인 작품으로만 이해해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고향을 떠나 경기도 이천에서 후배 작가들을 위한 '부악문원'을 운영하며 지내온 작가는 고향인 경북 영양에 지은 집에서 절반 정도의 시간을 보내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작가는 "은인자중하며 후속작을 구상하고 있다"며 "통일이 시대의 화두이기도 해서 김유신에 대한 소설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276쪽. 1만1천500원.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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