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지금] 서울처럼 팔도서 투자 바람.. "전국구 아파트로 떴죠"

2011. 11. 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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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1단계 입주 한달 앞… 연기 금남면 가보니

[세계일보]

세종시는 '대립'과 '갈등'의 아픔을 견디고 태어난 도시다. 그간 불려온 이름 속에 그 흔적이 녹아있다. 개념이 잉태된 2002년 9월 대선 당시엔 행정수도 또는 신행정수도로 불렸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거친 뒤엔 행정복합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로 명칭이 달라졌다. 지난해 1월엔 도시 성격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바꾸는 내용의 수정안이 나왔으나 6월 국회에서 부결됐다. 7년9개월에 걸친 소모적 논쟁이 끝난 지 약 500일이 지난 지금, 세종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난 4일 둘러본 세종시는 정체성 혼란의 후유증을 말끔히 떨쳐낸 모습이었다. 건설 공사가 속도를 내면서 내년 4월 입주를 앞둔 국무총리실 청사는 공정률이 85%에 이르는 등 부처 이전 작업은 순항 중이었다. 특히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입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고 민간건설사의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면서 도시는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생기가 넘쳤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타고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세종시 밀마루전망대 앞.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주차장엔 이미 차량 예닐곱대가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야트막한 야산에 아파트 9층 높이로 세워져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보니 세종시를 찾는 사람들이 빠트리지 않고 들르는 단골코스라는 게 이곳 안내를 맡고 있는 박선미씨 설명이다.

박씨는 "평일에는 전국에서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이 오고, 공무원들이 쉬는 주말에는 300명 이상 찾는다"며 "다음달 첫마을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고 민간 건설사 분양도 쏟아지고 있어 찾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자 9부2처2청 등 36개 기관이 입주하는 중심 행정타운 공사현장과 바로 옆에 위치한 중앙호수공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승천하는 용을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의 중앙청사 전체 가운데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국무총리실은 지상 4층 높이의 외관공사를 이미 마친 듯 보였고, 이어지는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건물도 윤곽을 잡은 상태였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자 다음달 26일 15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최고 30층 높이의 세종시 첫마을 1단계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아파트 단지를 디자인한 때문인지 '성냥갑'처럼 답답한 평면 모양이 아니라 높낮이와 앞뒤에 변화를 준 입체적 조형미가 느껴졌다. 아파트 단지 앞으로 금강이 흐르는 등 자연친화적 입지여건도 좋아 보였다.

아파트 단지까지는 전망대에서 자동차로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현장 주변은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듯 대형 덤프트럭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1단계 아파트 옆으론 내년 입주를 앞둔 2단계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 중이라 내부를 살필 수는 없었지만 세종시 최고의 조망을 갖춘 단지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다보니 적게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고 특히 최고층 펜트하우스의 경우 이미 억대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아파트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는 얘기다.

동행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 설명도 일치했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첫마을 1단계 일반 분양에선 충남지역 거주자가 70%를 차지했지만 2단계 분양에서는 49%로 줄었다"며 "정부청사 이전이 다가오고 도시 윤곽이 드러나면서 세종시에 관심을 보이는 타지역 청약자들이 많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기관이 들어서기 때문에 세종시를 공무원만 모여 사는 도시로 여기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도시 자체가 자족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개발되다보니 비공무원들도 세종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서울처럼 팔도 사람들이 몰려 투자하는 '전국구 아파트'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첫마을 1단계 아파트와 그 앞에 설치된 금강보 전경. 1582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이달 말 입주자 사전점검을 거쳐 다음달 26일 본격 입주가 시작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이런 분위기는 민간 아파트 분양 현장에서도 감지됐다. 지난달 평균 6대의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한 대우건설 '세종시 푸르지오'의 경우 당첨자 중 충남지역 거주자는 36%에 그쳤고 나머지는 비충청권 거주자였다. 오는 9일 '세종더샵' 아파트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포스코건설의 모델하우스 현장엔 평일에도 하루 1000명 이상의 전국 관람객들이 다녀간다고 했다.

전국에서 이처럼 사람이 몰려들다보니 공사장 주변 금남면 일대는 동네 전체가 주차장처럼 변했다. 500m도 안 되는 면사무소 앞 2차선 도로를 통과하는 데만 수십분이 걸릴 정도였다. 동네 주민들은 이런 불편을 반기는 듯했다. 식당에서 만난 주민 김모씨는 "1년 전만 해도 세종시 건설 사업에 대해 확신을 갖지 않던 분위기가 많았는데 이제는 외지인들도 유입되고 땅값도 올라가면서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세종시가 앞으로 늘어나게 될 인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도시기반시설의 양적 측면에선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의 경우 올해 말까지 민간 분양 물량 1306가구를 추가 공급하고, 내년 1분기까지 분양 3317가구, 5년 임대 2127가구 등의 공급계획을 확정해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 수도권 신도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듯 보였다. 실제 대형병원이나 영화관 등 문화·편의시설은 아직 구체적인 건설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초·중·고등학교가 들어선다고는 하지만 교육의 질 문제도 현재로선 아쉬워 보였다.

이연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대변인은 이에 대해 "내년부터 외고, 과학고, 예술고등학교가 순차적으로 개교하는 등 2030년까지 150개 학교가 들어오게 되면 교육의 질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세종시 출신 학생이 카이스트에 특례 입학할 수 있는 협약을 맺는 등 교육여건이 기존 신도시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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