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서 길잃은 70대 노인, 엿새동안 빗물로 연명

2011. 11. 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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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0]바닷가에서 실종된 70대 노인이 엿새 동안 빗물을 마시며 연명하다 수색 중인 경찰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 노인은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건강한 상태이지만, 의료진은 하루만 늦었더라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31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에 사는 박모씨(78)는 바깥바람을 쐰다며 택시를 타고 외출했다. 하지만 오후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자 가족이 박씨의 휴대전화로 연락했다. 하지만 약간의 치매 증상이 있는 박씨는 "물이 있고, 사격장도 있고, 철조망도 있는데 어딘지 모르겠다"고 정확한 위치를 설명하지 못했다.

급기야 이날 오후 9시 45분께 박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지자 다급해진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결과 전북 군산시 옥서면 일대로 위치가 확인됐다.

하지만 가족과 경찰이 옥서면 일대를 아무리 뒤져도 박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씨의 아들은 전단을 만들어 일대에 도배했지만 허사였다.

그러던 중 가족과 경찰은 옥서면 일대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박씨가 평소 옥서면과 바다 건너 맞닿아 있는 김제시 진봉면 심포항과 인근 망해사에 자주 들린다는 점, 심포항 인근에 옛 사격장과 군부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5일 심포항 일대를 수색했다.

심포항에서 1km가량 떨어진 갯벌 인근 바위에서 박씨가 평소 태우는 담배꽁초 6개가 발견됐다. 인근에는 배설물과 박씨의 신발도 있었고, 머지않은 곳에 기력을 잃고 갯벌에 누워있는 박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발견 당시 박씨는 저체온증을 보이고 있었으며, 경찰은 헬기를 동원해 박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실종 6일 사이 다행히 초여름 날씨를 보여 박씨가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고, 발견 직전에는 비가 내려 박씨가 목을 축일 수 있었다. 발견 지점은 기지국으로부터 8k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박씨의 아들은 "실종 이틀이 지나면서 시신이라도 수습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는데 살아계셔서 너무 고맙다"며 "자기 가족이 사라진 것처럼 아파하고 열심히 도와 준 경찰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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