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박원순號' 부동산공약 점검] (1) 뉴타운·재개발/재건축

2011. 10. 3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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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을 이끌어 갈 '박원순호'가 지난달 27일 출범했다. 시민단체 출신이면서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 시장 체제의 출범으로 그동안 서울시가 진행해 온 건설·부동산 정책에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타운사업과 한강르네상스사업의 전면 재검토,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박 시장이 내세운 주요 건설부동산관련 공약을 점검해 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뉴타운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함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부동산가격 추가하락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곳은 개발 규모가 대폭 축소되거나 대거 구역지정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뉴타운 정책 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린 주민 간 갈등이 분출되고 이는 곧 사회문제로 비화되는 등 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크다.

■뉴타운 10곳 중 3곳 백지화 위기

지난달 31일 서울시와 부동산 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뉴타운 사업구역(균형발전촉진지구 포함) 241곳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70곳이 추진위원회조차 구성되지 못하는 등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뉴타운 정책의 궤도 수정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주민 간의 갈등 해소대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뉴타운 추진에 목을 매고 있는 기초자치단체들과의 합의도 선결해야 할 과제다.

성북구의 한 뉴타운 주민은 "원래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수억원대의 추가부담금을 낼 능력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새 시장이 공약대로 사업을 재검토한 뒤 지정에서 해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문동 N공인 관계자는 "뉴타운에 투자한 사람들도 서울시민인데 뉴타운 지정이 취소될 경우 개발호재를 믿고 투자한 이들의 재산상 피해는 누가 보상해줄거냐"며 "섣부른 해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져 부동산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시장 혼란 불가피…수급불안 우려도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우려되는 대목 중 하나가 정책의 일관성 상실과 도시·부동산 계획의 전면적인 수정에 따른 대혼란"이라며 "재건축이나 재개발, 뉴타운사업을 억제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전세입자보호대책이 될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급불안을 초래해 2∼3년 후 집값 급등을 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미 개발이 결정된 뉴타운 지구에 대해서는 도시기반시설지원 기금을 확충하는 등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기금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은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부채가 많은 서울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이를 마련할 방도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 현재 40년인 재건축 허용 연한을 단지별 특성과 상황에 맞게 차별화하는 정책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 시장은 '주민 불편이 심한 곳'에 한해 기한을 단축한다는 입장이지만 기준이 모호하다. 선별적으로 단축할 경우 이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저항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 역시 간단치 않다. 강동구의 한 재건축단지 주민은 "주변에 2500가구를 웃도는 대규모 재건축단지가 3개나 되는데 서로 중복되지 않게 사업을 추진하려면 경우에 따라 1년 이상 시간차를 둘 수밖에 없다"며 "재개발·재건축은 시간이 돈이나 다름없는데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blue73@fnnews.com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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