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현 "역사속 경혜공주에 누 되기 싫었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2011. 10. 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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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문완식 기자]

슬픈 공주였다.

홍수현(30)은 지난 6일 종영한 KBS 2TV 수목극 '공주의 남자'에서 경혜공주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문종의 딸이자 단종의 누이로,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세조)에 의해 동생과 남편을 모두 잃는 조선 역사 속 비운의 공주다.

7월부터 3개월 가까이를 '공주'로 살아온 홍수현은 "찍는 내내 경혜공주가 너무 불쌍해 심적으로 슬펐다"고 했다. 마지막회에서 극중 세령(문채원 분)과 승유(박시후 분)는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하지만 경혜공주는 관비로서 끝났다.

◆"경혜공주 슬펐지만 시청자 사랑에 만족..'공남' 너무 고마운 작품"

홍수현은 "역사 속 경혜공주의 삶이 그랬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라며 "그 인생이 슬픈 만큼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배우로서는 만족한다. 너무 소중하고 고마운 작품이었다"고 했다.

홍수현은 6월 말 종영한 SBS 드라마 '내게 거짓말을 해봐' 막바지부터 '공주의 남자' 촬영을 시작했다. 현대극과 사극 사이에서 여러모로 힘들 수도 있는 일. 특히 밝은 역에서 갑작스레 역사 속 비운의 공주 연기를 하려니 어려움도 많았다.

"작가 선생님께 어떻게 준비할지 여쭤봤더니 지나가는 말로 '조선공주실록'을 얘기해줬다. 조선의 공주들이 나오는 책인데 그 안에 경혜공주와 관련해 몇 페이지가 있었다 . 당장에 사다가 여러 번 읽었다. 당시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 출연 중이었는데 그 모습이 '공주의 남자'에 나오면 않아야한다는 생각이었다."

"실존인물이기 때문에 부담이 더 컸다"는 그는 "그랬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준비를 더 철저히 하고, 촬영 중에도 좀 더 열심히 하려고 애썼다"고 했다.

경혜공주는 일국의 공주답게 도도하고, 동생을 내쫓고 왕이 된 수양대군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딸 세령도 사촌일 때는 살갑게 대하다가 수양이 왕위를 찬탈한 뒤에는 뺨을 때릴 정도로 미워한다. 홍수현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혜공주의 격을 잃지 않았다. 심지어 남편 정종(이민우 분)의 목숨을 구걸하는 장면에서도.

"경혜공주 캐릭터에 대해 도도하고 오만방자하다고 시놉시스에 작가님이 처음에 써놨더라. 처음에는 '공주는 예쁘고 착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는데, 역사 속 경혜공주는 높은 곳에서 관비로 확 떨어지는 인물이잖나. 도도하고 차가운 공주가 슬픈 운명을 살아가는 게 더 드라마틱하고 굴곡진 인생인 것 같아 좀 더 도도하고 차가워지려고 했다."

◆"정종 죽는 장면에서 이민우와 눈으로 교감..내 남편 죽는 듯 슬퍼"

경혜공주와 정종 커플은 극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차가운 경혜와 따뜻한 정종의 만남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역사에 비극적으로 그려지는 이들에 대해 드라마 속에서는 행복해지길 바라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홍수현은 "정말 내가 경혜 같고 정종이란 인물과 결혼한 것 같았다. 그게 쌓이면서 정말 정종, 내 남편이 죽은 것 같았다. 연기지만 정말 진실로 한 것 같다. 정종도 그렇고. 이민우씨 역시 실존 인물이라서 그런지 감정이 진짜였다. 그래서 더 사랑 받지 않았나싶다"고 했다.

홍수현이 상대역 이민우에 대해 꼽는 강점은 '감정 몰입'. 그는 "촬영하는 내내 편했다"라며 "본인 연기뿐만 아니라 내 연기도 서포트하는데, 배려하는 게 딱 느껴졌다. 남자 배우들이 여자 배우들보다 감정 몰입에 오래 걸리는 편인데 이민우씨는 남자임에도 감정 몰입을 빨리했다. 그래서 하는 동안 편했다"고 말했다.

그가 꼽는 명장면도 이민우와 관련됐다. 정종이 능지처참을 당하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는 게 홍수현의 말. "너무 슬펐다. 마치 진짜 내 남편이 죽은 것 같았다. 이민우씨와 눈이 마주쳤는데 마음이 참 아팠다."

극중에는 끝내 남편의 죽음을 막지 못했지만 실제 홍수현은 남편이나 가족을 위해 "죽음도 불사할 수 있다"라고 했다.

"나라면 수양을 죽일 것 같다. 너무 센가? 단지 권력 때문에 우리가 희생이 된 건데 내 동생도, 남편도 죽는다면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죽일 것 같다. 물론 이럴 수는 있다. 무릎을 꿇지만 그 뒤에서 복수를 위한 어떤 것을 도모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무릎 꿇고 정말 살려 주세요. 이건 아닐 것 같다. 진짜로."

◆"'공주'는 경혜와 세령 둘 다 아니었을까"

그에게 사극은 이번이 세 번째다. SBS '왕의 여자'(2004), KBS 1TV '대조영'(2007)이 그가 출연했던 작품들. "'왕의 여자' 끝에 몇 회분에 인목대비로 등장했었고, 정식으로 시작한 것은 '대조영'이었다. 이때 사극을 정식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대조영'에서는 단지 대조영의 부인이었다. 수동적이고 별로 활약이 없었다."

홍수현은 "경혜공주는 조선 시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려는 게 마음에 들었다"라며 "남편을 지키기 위해 수양에게도 끝내 무릎을 꿇고 조선시대 치고는 능동적인 인물인 것 같다"고 했다.

그에게 "마지막회에서 세령이 승유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고 수양에게 용서를 구할 것을 권유라는 장면은 그간의 경혜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고 했다. 홍수현은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순응한 것"이라며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다"고 했다.

'공주의 남자'의 공주는 경혜였을까, 세령이었을까.

"세령이 대사 중에 '그래도 공주님은 경혜공주 한 분이십니다'라고 하는데 내가 아닐까?(웃음). 한 시청자분이 지나가시다가 나보고 '전(前)의 공주네'라고 하시더라. 나도 세령이도 다 공주 아닐까."

데뷔 10년을 맞는 홍수현에게 시청자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남긴 이번 작품은 분명 남다르게 기억될 것이다.

"10년 동안 묵묵히 연기를 했었는데 어떤 딴 생각 안하고 연기를 했다. 바르게 연기 생활을 했는데, 그걸 어떤 인정내지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정을 해주시니 또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이만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으니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연기로 시청자들께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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