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위기에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 '직격탄'

김기범 기자 2011. 10. 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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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공화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주노동자 마르코스 비달은 지난 7년 동안 객실 청소노동자로 일해온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리조트카지노호텔의 사장이 바뀌면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카지노호텔을 새로 인수한 사장이 경영난을 이유로 청소노동자들의 시간당 급여를 14.55달러(약 1만7000원)에서 9.83달러(약 1만1500원)로 삭감했기 때문이다. 임금이 깎이기 전에도 비달의 살림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생활하는 데 부족하지 않았고 고향에 있는 어머니에게 송금을 할 여유도 있었다.

비달은 9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세, 전기세를 내고 먹을거리를 사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며 "제일 먼저 케이블TV와 인터넷을 끊었고, 장거리 전화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젠 고향의 어머니에게 돈을 보내는 것도 불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런 고충은 비달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도박 도시로 유명한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 관련 노동자 수천명은 경제침체로 인해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용객들이 줄어들면서 애틀랜틱시티 카지노 업체들의 수익은 15억달러(약 1조7500억원)가량 감소했다. 애틀랜틱시티는 물론 인근 펜실베이니아주에 카지노 업체가 늘어난 것도 업체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원인이 됐다.

카지노 업체들은 "문을 닫지 않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평균 12달러(약 1만4000원)이던 노동자의 시급을 3달러(약 3500원)씩 삭감하고, 의료 혜택과 퇴직 수당도 줄였다. 지난 여름 카지노 업체 노동자들은 더운 날씨에도 전기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에어컨을 끄고 지냈다. 미국 정부의 식료품 보조 프로그램인 푸드스탬프를 신청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트로피카나 카지노리조트에서 17년 동안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프랜시스 스티븐슨은 "내가 돌보고 있는 손녀들 중 하나가 대학에 갈 나이가 됐는데 이젠 생활비도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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