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불굴의 며느리>, 며느리 애정촌의 폐해

김선영 2011. 10. 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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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굴의 며느리 > 84회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종가라는 공간이 함축하고 있는 한국 가부장제의 역사 이면에는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수난의 역사가 서려있다. < 불굴의 며느리 > 가 신선했던 것은 그 종가에서 남성들을 지우고 그곳을 여성들의 공동체로 재해석했다는 점이었다. 그 여성들은 하나같이 과부, 미혼모, 노처녀, 불륜녀 등 가부장제가 호명한 우울한 명찰을 달고 있었고, 만월당은 그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연대공간이자 안식처로 그려졌다. 하지만 곧 막녀(강부자)를 제외한 만월당의 모든 여성들이 거미줄 같은 러브라인의 늪에 빠져들면서, 만월당은 '위기의 여자들 집합소'에서 로맨스 대기실로 변질되어 갔다. 석남(이영하)을 사이에 둔 혜자(김보연)와 금실(임예진)의 관계, 신우(박윤재)를 두고 잠시 삼각전선을 형성했던 영심(신애라)과 연정(이하늬), 그리고 연정을 좋아한 진국(이두일)에게 호감을 느끼는 순정(김준형)까지, 얽히고설킨 러브라인은 '애정촌'을 방불케 한다.

84회는 이러한 러브라인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심은 신우 앞에 나타난 새로운 연적 은수(손가영) 때문에 불안해하고, 혜원(강경헌)은 진우(이훈)와의 결혼을 앞두고 그의 전처 세령(전익령)의 눈빛이 맘에 걸리며, 연정은 다시 등장한 옛 애인과 그의 부인 때문에 짜증이 나고, 혜자는 금실과 석남과의 만남을 재촉하는 막녀 때문에 난감해한다. 갈등은 한 회분에서조차 같은 무늬로 반복되고, 모든 인물들은 러브라인 안에서 인형처럼 움직인다. 특히 어제의 상견례 신에 압축된 문씨 형제와 만월당 동서지간의 러브라인을 둘러싼 갈등은, 이 드라마가 결국 만월당에서 퀸스그룹으로 자리만 옮기는 '불굴의 며느리'들의 동어반복극임을 말해준다. 이쯤 되면 "너희 집 며느리 쌍으로 안 받는다고!" 소리치는 명주(김동주)의 예고편 대사에 공감이 갈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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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선영(TV평론가)<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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