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덩어리 전기차'..석달 만에 고물차로

허유신 기자 2011. 9. 2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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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에어컨도 안 되고, 와이퍼는 먹통이고 트렁크도 안 열리는, 한마디로 부실덩어리 자동차가 있습니다.

한 중소기업이 개발해 판매한 전기차인데요.

사용한 지 석 달도 안 돼 이렇게 고물차가 됐습니다.

허유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작년 말 인터넷 쇼핑몰에서 천2백여만 원에 2인승 전기자동차를 구입한 이정수씨.

최고 속도는 시속 60km에 불과하지만, 휘발유 차량에 비해 유지비가 훨씬 싸고, 한 번 충전에 5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는 말에 구입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석 달이 채 못 돼 와이퍼와 에어컨이 말을 듣지 않고, 트렁크와 보닛도 열리지 않는 데다, 미등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큰 불만은 짧은 주행거리.

◀INT▶ 이정수/전기차 구입

"겨울에는 또 온도 영향을 받는대요. 작년 겨울에 타보니까 완전 충전을 하고 집에서 회사 가는 거리 한 6km?"

부실 전기차 피해는 개별 구매자들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공기관과 자치단체에도 이런 전기차량이 300여대나 보급돼 있습니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관리사업소.

먼지를 뒤집어 쓴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습니다.

역시 에어컨 작동이 안 되고, 창문도 열리지 않아 지난 여름 운행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INT▶ 조보선 주무관/서울시 서부 푸른도시사업소

"여기 한 바퀴 돌고 나면 10km 정도가 되는데 다 완주를 못하는 경우 많습니다. 중간에 멈춰 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관내 순찰에 전기차를 사용하는 소방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INT▶ 서울 서초소방서 관계자

"공적으로 사용하는 차가 하나는 경차고 하나는 전기차인데 전기차가 배정되면 사실 반갑지는 않죠."

더 큰 문제는 생산업체의 경영 악화로 애프터서비스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SYN▶ 전기차 생산업체 관계자

"작은 회사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기술적인 부족 부분들이 있을 거고요. 품질 부분에 대해서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회사 경영상태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심지어 한 구매자에게는 차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언론을 포함한 제3자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까지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한 때 대통령까지 관심을 보여 주가가 치솟았던 이 업체는 서울 강남에 갖췄던 화려한 전시장과 사옥에서 이달 초 철수했습니다.

◀SYN▶ 건물 미화원

"쫓겨났어요. 임대료를 못 내서..."

그런데도 환경부는 어찌된 일인지 이미 생산라인마저 멈춘 이 업체의 차량을 공공기관이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주겠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MBC뉴스 허유신입니다.

(허유신 기자 yushi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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