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떠나는 여행] 바람부는 언덕,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2011. 9. 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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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평화 무드가 일어나려나? 일요일 아침 문득 임진각 생각이 난다. 어느 겨울 그곳에 갔을 때의 삭풍과 고요함과 쓸쓸함을 이 청명한 날의 따뜻한 기운으로 덮어쓰기 해버렸으면 하는 바람이 일어난다. 당장 카메라를 챙기고 주말 전용차의 시동을 건다. 빨리 다녀오면 점심밥은 집에 와서 먹을 수 있을 터.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여행길자유로를 질주의 대상으로 삼기에 과속 단속 기기의 수준은 너무도 멀리 가 있다.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심지어 구간 과속 단속 장비도 설치되어 있다. 구간 진입 지점부터 종점까지의 평균 속도를 계산해서 과속 여부를 판단하는, 매우 편리하고도 자칫 아차 하게 되는 도구가 그것이다. 차라리 2-3차선을 이용, 규정 최고속도인 90km/h나 그 이하로 달리며 구비구비 자유로의 가로등이 보여주는 기하학적 아름다움과, 강변 철책의 마름모 집단 사이로 들어왔다 나감으로써 규격화된 풍경의 조각을 보여주는 무장 지대의 강 풍경을 잡아내는 것도 즐겁다.

일산에서 출발한 자동차는 그렇게 30분쯤 달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주차장에 들어섰다. 아침잠 없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텅 빈 주차장에서의 과속 놀이'를 한 뒤 평화누리공원으로 들어간다. 평화누리공원 진입로는 미안마 아웅산 외교사절 위령탑에서 생명길을 통해 들어가는 길과 주차장에서 카페안녕이 있는 소로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주차장에서 곧장으로 진입하자 연못이 나오고 못 한 가운데에 '카페안녕'이라는 찻집이 보인다. 카페안녕은 평화누리의 작은 쉼터인데 내후성 강판(코르텐-녹슨 철강 마감재)으로 외벽을 마감한 모습이 마치 세월이 100년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못을 건너려 하는데 숲쪽으로 도형을 현상하게 하는 조각 작품 하나가 눈에 잡힌다. 시민의 메시지를 벽돌에 새겨 작품으로 조합한 구조물이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우리 만나서 놀자 친구들아' 등 평범하지만 감성이 담뿍 담긴 글귀와 글자체가 눈에 띈다.

카페안녕을 가로질러 못을 건너면 바람의 언덕이다. 바람의 언덕은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자연을 이야기하는 공간이다.

바람의 언덕의 주인공은 바람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람의 실체를 보려면 바람에 흔들리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바람의 언덕을 가득 메운 3000여 개의 바람개비가 바로 바람의 형상을 보여주는 메신저다. 설치미술가 김언경 작가의 작품이다.

바람의 언덕 옆으로는 인상적인 대나무 작품 네 점에 눈길을 끈다. 키가 점점 자라는 모습을 연상케하는 이 작품들은 대나무 작가로 알려진 최평곤 씨의 작품이다. 언덕 남쪽에서 이 작품을 한 눈에 바라보면 이 작품의 이름이 왜 '통일부르기'라고 명명되었는지 단박에 알게 된다.

그리고 다 자란 '대나무 인간'의 시선에 여행자의 시선을 맞춰보면 무언가 간절한 소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것도 사실이다. 평화누리 공원에서 가장 멋진 뷰포인트는 작품 '노:리'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곳에 서면 유유하게 춤 추고 있는 깃발과, 저 멀리 보이는 '통일부르기', 휘돌아 가는 바람개비들, 그리고 그 너머 민통선 밖 동산과 푸른 하늘이 하나의 프레임에 들어와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노:리'는 송운창 씨의 작품으로 우리나라 전통 '길쌈놀이'를 동기로 만든 작품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언덕 둘레를 촘촘하게 메우고 있었는데 지금은 듬성듬성하게 남겨놓고 나머지는 철수시켰다. 바람의 길이 많이 생긴 것 같아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다.

언덕 끝에는 솟대집이 있다. 조금 을씨년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솟대집은 말 그대로 철판으로 만든 솟대와 그것들을 지지해주고 있는 사각형 공간 구조로 되어 있다.

솟대집은 밖에서 볼 때도 많은 솟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면 벽면에도 솟대 모양의 조각창을 만들어 놓아, 그 조각 창 공간을 통해 보이는 언덕과 하늘의 풍경을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모처럼 짱짱한 날씨에 모자도 없이 땡볕을 계속 맞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훌쩍 떠나는 여행이라 해도 맑은날에 모자 하나 챙기지 않고 오다니… 발길을 임진각으로 옮긴다.

운수 좋은 날, 개성의 송악산을 사진에 담다

볕에 머리가 어질어질 했으나 오늘이 '운수 좋은 날'이라는 것은 임진각 전망대에 올라가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알았다. 그녀가 말했다. '개성의 송악산을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 비가 많이 온 올 여름에 송악산이 보인 날은 며칠 안되거든요.' 그러고 보니 임진각 철교 너머로 송악산의 봉우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뿐만 아니라 자유로를 달릴 때 그렇게 궁금했던 철책 너머 임진강과 민간인통제구역인 해무로촌의 모습도 빼꼼이 볼 수 있다.

농촌 풍경도 이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임진각은 옛날 콘크리트 건물을 철거하고 모던한 데크형 건축물로 새로 지었다. 전망대 외에도 한정식집, 레스토랑, 커피숍, 기념품점 등이 입점, 여행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임진각 앞에는 봐야 할 전쟁의 흔적들도 있다. '자유의 다리'는 1953년 전쟁포로 교환을 위해 설치된 시설이라고 한다. 당시 포로들은 차량을 이용 경의선 철교(임진각 철교)까지 와서 이 자유의 다리를 걸어서 건넜다고 한다. 자유의 다리 끝은 굳게 닫힌 철문이 있고 철문 너머에는 군사용 망루가 있는데, 그곳부터 민간인통제구역이다. 철문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육필 메모 리본과 깃발이 여행자의 심정을 복잡하게 만들어준다.

자유의 다리 시작 지점 북쪽에는 경의선 증기기관차 전시장이 있다. 녹슨 기관차에는 헤아릴 수 없는 총알 자국이 있어서 전쟁 당시의 참혹상을 말해주고 있다.

이 기차는 전쟁 당시 군수물자를 실어 날랐다. 군수물자를 싣고 평양으로 가던 도중 중공군의 전쟁 개입으로 유엔군이 후퇴하자 황해도 평산군 한포역에서 기차가 후진하기 시작했는데 파주 장단역에 도착했을 때 심한 공격을 받았다. 파괴된 채 비무장지대에 방치되어있던 것을 포스코에서 보존처리, 비무장지대 대신 이곳에 전시하게 되었다.

이곳을 둘러보는 관광객 가운데는 중국인들도 꽤 많았다. 한국전쟁은 앞서 말했듯이 당시 중공군의 개입으로 유엔군에 의한 통일이 좌절되었는데, 그 중공군의 후손들이 한국에 관광을 와 한국전쟁의 유물을 보며 쌀라쌀라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에서 시간이 주는 허무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밖에도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일대에는 한국전쟁 때 투입되었던 미사일, 수송차량, 장갑차, 전투기, 정찰기, 탱크 등의 실물을 전시해 놓은 '무기전시장', 경기도의 옛 땅이었던 개성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경기도 평화센터', 바이킹, 점퍼보트, 회전목마, 파도회전의자 등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평화랜드' 등이 있어서 가족과 함께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많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 정보

교통편

승용차: 자유로 하행선 마정 분기점에서 판문점 방향으로 나가 도로 차단점에서 유턴 후 주차장으로 진입 / 1번국도 통일로에서 판문점 방향으로 나가 도로 차단점에서 유턴 후 주차장으로 진입 경의선 전철: 서울역(지하철 1,4호선 환승)-신촌 -가좌-성산DMC(지하철 6호선 환승)-수색-화전-행신-능곡-대곡(지하철 3호선 환승)-곡산- 백마-풍산-일산-탄현-운정-금릉-금촌-월롱 -파주-문산(하차) / 문산역에서 '문산-도라산' 관광열차 이용 임진강역 하차.

버스 9710: 숭례문-광화문-독립문-구파발-삼송-벽제-공릉-봉일천-월롱-문산터미널(하차) / 터미널에서 058 버스 임진각 하차 버스 909: 서울역-녹번역-불광동-연신내-구파발-삼송-벽제-공릉-봉일천-금촌-월롱-문산터미널(하차) / 터미널에서 058 버스 임진각 하차 임진각관광안내소 : 031-953-4744 맛집통일동산 오두산막국수임진각 식당 또는 근처 오두산 전망대 부근에 맛집이 많이 있다.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집, 임진강 장어를 맛볼 수 있는 장어집, 막국수집 등이 유명하다. 오두산막국수는 파주 일대의 막국수 시장을 완전 장악한 유명 맛집이다. 그렇지 않아도 맛있는 집이었는데 허영만의 '식객'에 소개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메밀국수,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김치말이막국수, 녹두전, 메밀전, 편육 등을 즐길 수 있다. 임진각 일대에 세곳의 식당을 열고 있는데, 임진각과 가장 가까운 곳은 통일동산점(031-941-5237)이고 통일동산점에서 문산으로 더 들어가면 본점(031-944-7022)이, 문산역 근처에 문산통일점(031-952-5232)이 있다.

[글·사진 = 이영근 (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95호(11.09.27일자) 기사입니다] [화보] 스펜서 튜닉, 이번엔 사해에서 집단 누드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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