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본부장 춘추전국시대, 드라마 주인공들이 모두 본부장인 이유는?

2011. 9. 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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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남자 주인공 계보를 이어주는 단어는 다름 아닌 '본부장'이다. 사장과 대표이사, 실장을 지나 이제 본부장이 주인공 직업으로 대세인 것. 종영한 MBC '내 마음이 들리니'의 차동주(김재원), '미스 리플리'의 송유현(믹키 유천),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2편 주인공도 모두 본부장이다. 바야흐로 본부장 춘추전국시대다.

본부장이라는 특이한 DNA

이제 본부장이라는 직함 없이는 남자 주인공에 끼지도 못할 지경이다. 우월한 신체조건을 가진 이들은 모두 직업이 본부장으로, 주로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에 스포츠카를 타고 출근, 복근을 장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몸에 피트되는 세미 정장, 캐주얼 룩, 트레이닝 룩 등을 즐기며, 놀라운 스타일 감각으로 방송 후 '본부장 패션' '본부장 룩'을 유행시킨다. 게다가 늘 평범녀와 사랑에 빠지고, 어떻게 알았는지 그녀가 슬퍼할 때면 '짜잔' 하고 나타난다.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은 아버지 직업이지 본인의 능력이 아니다.

요즘 저녁밥을 짓는 어머니들의 손길을 자꾸 붙잡는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의 문신우(박윤재). 월~금요일까지 안방극장을 책임지는 그는 SBS '보스를 지켜라' 차지헌(지성)과 차무원(박재중), '여인의 향기' 강지욱(이동욱) 가운데 본부장으로 자리매김한지 가장 오래됐다. 짙은 눈썹과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어색한 연기, 섬세함과 자상함으로 주인공 신애라를 위시한 주부 여럿을 공략 중이다.

대표이사나 사장님, 회장님을 아버지와 할아버지로 둔 그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나이에 일괄적으로 본부장 자리를 꿰찬다. 주로 자신에 대한 존경심을 보이지 않고 가진 것에 비해 쓸데 없이 당당한 여자주인공(보통 가난한 집 딸들로 성격이 털털하고 폭식을 해도 예쁜 스타일이며, 백화점을 들르면 초절정 미인으로 변신한다.)과 사랑에 빠진다. 가끔 암 환자, 연상의 여인, 날라리 일진 출신과도 눈이 맞는다. 본부장님과 캔디의 로맨스는 끝날 줄을 모른다.

왜 본부장이 대세인가?

사실 40~50대나 가능한 대표이사나 사장 자리를 새파란 20대가 맡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주인공의 나이와 싱크로율을 이룰 만한 직책이 바로 본부장. 드라마가 높여 놓은 시청자들의 스케일에 맞추면서 그 나이에 걸맞고, 드라마 제작 지원사 업종과 맞추려다 보니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본부장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 것.

시청자들은 성공가도만을 달리는 완벽남은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 작가들이 재벌 2세라 해도 허점 있고, 인간미 넘치는 주인공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 때문. 차지헌(지성)은 오너 차봉만 회장의 아들로 재계순위 10위권 내의 대기업 자제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고, 공황장애를 앓아 PT도 하지 못한다. 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으며, 유일한 보호자였던 형마저 교통사고로 잃고 마음 둘 곳 없이 방황하다가 여비서 노은설(최강희)에게 조련까지 당한다. 청년 실업률이 치솟는 지금, 드라마 속 유부녀들은 본부장네 회사에 잘도 취업을 하고, 연하의 본부장을 잠못이루게 한다. 현실도 서글픈데 드라마라도 환상을 심어줘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일주일 내내 드라마 한 편만을 기다리는 이 시대 고달픈 현대인들에 대한 예의다. 그래서 본부장은 오늘도 열심히 뛴다.

TIP 본부장의 사전적 의미

(현실 편)

본부장:

본부장(A director of the headquarters)은 본부의 '장(長 :길 장, 어른 장)'으로 대개 부장급 이상의 직위를 가진다. 해당 본부의 정책이나 직원에 대한 인사권한을 가지며, 하나의 직책일 뿐 드라마에서처럼 회사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해당 본부에 소속된 직원이 많을수록 영향력이 커진다.

(TV 편)

본부장:

신입, 팀장 다 빼먹고 20대의 나이로 40~50대 중견 상사들이 머리를 조아리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까지의 남자를 말한다. 주로 스니커즈에 피트 되는 수트, 백팩을 메고 출근해도 아무도 뭐라는 사람이 없으며, 종종 자신의 돈과 지위를 유용해 이벤트를 준비한다. 사랑하는 여자가 맞선을 나가는 등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주요 회의도 캔슬시킨 채 포르셰 911을 타고 달려간다.

>> 본부장 4인 배틀 <<

SBS '보스를 지켜라' 차지헌(지성)

직책

DN그룹 경영전략 1팀 본부장(별명 : 본부장군) 성격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담당하고 있으며 거침없는 애교와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병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무장해제 시키고 있다. 까칠하지도, 계산적이지도, 밀당도 안 하는 비(非)차도남.

본부장의 뇌구조

내 비서 노은설 97%, 공황장애 2%, 회사 생각 1% 주요업무오후 2시쯤 스니커즈에 백팩 매고 출근하기. 비서가 써 준 보고서로 립싱크 프리젠테이션하기.

본부장 어록

"미친 똥머리!" "나 노은설 많~이 좋아해", "노은설이 대뇌 변연계에 콕 박혀버렸어", "언젠가 노은설이 사원증보다 나를 더 좋아했으면 좋겠어" SBS '보스를 지켜라' 차무원(박재중)직책DN그룹 경영전략 2팀 본부장(별명: 무느님) 성격사랑을 거절하려는 여자의 입을 막는 재주가 있으며, 실연 당할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피해가는 재주가 있다. 주량은 맥주 반 잔이며, 일을 할 때는 차갑고 야망에 찬 모습이다.

본부장의 뇌구조

노은설(최강희) 90%, DN그룹 지분(7%), 어머니 3% 주요업무노은설의 다친 다리에 밴드 붙여주기, 사람들 앞에서 PT하기, 여자 굽 빼주기, 차지헌 만나러 간 노은설 인터셉트하기. 막강한 능력을 갖춘 재계의 프린스.

본부장 어록

"나, 사람으로 내려줄래요?" "일어나요, 내가 바래다줄게요." "이건 반칙이지만, 내가 노은설씨 하루만 빌릴게요." SBS '여인의 향기' 강지욱(이동욱)직책라인투어 전략기획본부 본부장(별명 : 토끼눈, 강요미) 성격만사에 무관심하며 의욕이 없다. 회사 업무 또한 욕 안 먹을 만큼만 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로맨틱 영화를 모두 돌려보며 이벤트 전략을 강구한다.

본부장의 뇌구조

이연재(김선아) 95%, 탱고 레슨(4%), 라인투어(1%) 주요업무뒤로 넘어지는 여직원 허리 감싸 안기, 여직원 목에 목걸이 걸어주기, 여직원이 좋아하는 탱고 배우기. 죽기 전에 연애해보고 싶다고 다가온 여자에게 이벤트해주기.

본부장 어록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으니깐." "이래서, 마음을 어떻게 접는다는 거야?" "왜 내가 먼저 죽을 수도 있단 생각은 안 해요? 오늘 저녁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고, 내일 아침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잖아요." MBC '불굴의 며느리' 문신우(박윤재)직책퀸스그룹 차남 (별명: 문본!) 성격황태자로 자란 원리원칙주의자. 공부와 일에서 빈틈이 없는 완벽주의자로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부인 신애라에게 마음을 빼앗겨 귀여운 애정공세를 펼친다.

본부장의 뇌구조

오영심(신애라) 93%, 오영심과 뽀뽀하기 4%, 오영심과 결혼하기 3% 주요업무월스트리트에서 실무를 쌓은 뒤 '퀸스 홈쇼핑'에 입사했지만 만월당에서 택배 업무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부모에게 시달리는 오영심 손목 잡고 가출하기가 특기.

본부장 어록

"아줌마!" "영심씨!" "나한테 다가와달라는 말 안할께요. 그냥 그 자리에만 서 있어요." ※ 자료제공 = SBS, MBC [글 = 박찬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95호(11.09.27일자) 기사입니다] [화보] 스펜서 튜닉, 이번엔 사해에서 집단 누드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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