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리더십의 출발점은 팔로워십

2011. 9. 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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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미래융합기획실장

스마트폰 시대에 `팔로워'라고 하면 사람들은 아마 트위터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갖고 있는 사람은 레이디 가가인데 9월 현재 1330만 명을 넘어섰다. 아이돌 가수 저스틴 비버는 1240만 명,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939만 명이다. 스타급 연예인들의 인기를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지만 이렇게 엄청난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사람은 비단 연예인만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996만 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외수 작가가 팔로워 91만 명으로 지존이다. 모바일 세상에서 이외수의 한마디 한마디는 실시간으로 리트윗 되면서 여론을 만든다. 방송인 김제동은 54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고 시골의사 박경철도 32만 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팔로워가 많은 사람은 단시간에 스타가 되고 리더로 부상한다. 이런 현상을 보면 리더를 만드는 힘은 팔로워로부터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로워 수는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나 영향력을 가늠하는 잣대 중 하나다. 물론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팔로워가 많은 사람을 리더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리더가 늘 리더인 것은 아니다. 트위터 세상만 보더라도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는 절대적 관계가 아니라 상대적이다. 세계 최다의 팔로워를 보유한 레이디 가가가 팔로잉하는 사람은 14만 명이나 되고 오바마 대통령이 팔로잉하는 사람은 69만 명이다. 이외수 작가도 9400명을 팔로잉하고 있다. 한 조직에서의 리더는 자신이 속한 다른 조직에서는 팔로워가 되기도 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일지라도 다자간 정상회담에 가면 다른 나라 지도자의 팔로워가 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항상 리더인 사람은 없다. 누구나 팔로워이면서 동시에 리더가 될 수 있다.

리더와 팔로워는 상대적 개념이면서도 상보적 관계이다. 처음부터 리더였던 사람은 없다. 대기업의 CEO도 부장ㆍ이사를 거쳐 총수로 올라가는 것이고 정당의 당수도 보통은 평당원으로 시작해 중진을 거쳐 당수가 된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리더십 전문가인 바버라 켈러먼 교수는 팔로워십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주목한다. 리더십 패러다임이나 리더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며 팔로워가 오히려 리더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존재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팔로워십은 세상을 바꾸고 리더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리더십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팔로워십이라는 말에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사실 팔로워십(followership)이란 말은 사전에도 버젓이 등재되어 있다. 일본의 인재개발 전문가 요시다 덴세는 최근의 코칭 이론을 역발상적으로 분석하며 탁월한 리더십 이면에는 반드시 팔로워십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팔로워십을 부하력이라 부르는데, 영웅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영웅을 탄생시키는 부하력이 조직이나 회사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조직경영이나 리더에 관련된 연구들을 보더라도 리더가 조직 발전에 기여하는 공헌도는 10~20%에 불과하며, 나머지 80~90%는 리더를 따르고 보좌하는 사람 즉 팔로워의 힘에 의해 좌우된다고 한다. 팔로워십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훌륭한 리더 주변에는 뛰어난 스태프들이 있고 그와 비전을 공유하는 수많은 팔로워들이 있다. 이 점에 주목해야만 한다. 우리는 이제껏 리더십에 대한 맹신에 갇혀 있었고 영웅사관에 사로 잡혀 있었던 것이다.팔로워십 없는 리더십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을 따르는 법을 알지 못하는 자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갈파했다.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우선 건전한 팔로워십을 배워야 한다. 리더십의 출발점은 다름아닌 팔로워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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