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점검]내년말 이전 '물거품'..절반도 어렵다
공사기간 1년 이상 걸려..국토부 "과도한 목표였다"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들을 지방으로 내려보내 균형발전의 불쏘시개가 되도록 하겠다는 혁신도시 계획이 2005년 6월 발표된 이후 6년이 지났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말까지 147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해야 한다. 1년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현재 갈 길은 멀게만 보인다.
이전할 청사를 착공한 기관은 20여개에 불과하고 기존 청사 부지 매각은 진척이 없다. 기존 부지 매각 비용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전자가 해결되지 않으면 후자는 기약이 없다. 삐걱대는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 사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수도권의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147개. 원래 159개였는데 공기업 통폐합으로 조정이 됐다. 이 중 청사를 임차하는 27개 기관을 제외한 120개 기관이 신축 대상이다. 하지만 이전 청사를 준공했거나 착공에 들어간 곳은 30개(준공 9개) 기관에 불과하다. 앞으로 90개 기관이 남아있고 공사기간이 대개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도 기한을 맞추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금까지 사례들을 보더라도 국립특수교육원(아산)이 2008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등(오송)이 2007년 11월 착공해서 지난해에 겨우 준공했다. 경찰교육원(아산)의 경우 2004년 5월에 착공했는데 2009년에 준공한 바 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까지 63곳이 새로 착공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현재까지 15개 기관 착공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30여곳이 착공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9개만 착공했다.
가장 알짜로 꼽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경남 진주와 전북 전주 간 입지 줄다리기를 하느라 지난 6월에서야 이전계획이 승인됐다. 이에 따라 이전 시기도 2014년 말로 미뤄진 상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2012년 말이라는 이전 목표 자체가 굉장히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세종시는 2012년 이후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비용도 예산으로 하지만, 혁신도시는 기존 부지를 팔아서 조달해야하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2년 늦어질 수도 있겠지만, 내려간다는 사실 자체와 건설 과정에서 지역 업체들을 참여시키는 등 지역 발전 효과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추진 의지 부족으로 이전 사업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공공기관은 지방으로 내려가고 싶어하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범정부적으로 나서 실적을 체크하고 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집권 초기 세종시와 같이 혁신도시 계획도 수정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자, 이후 적극적인 의지없이 진행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대표는 "혁신도시는 공간만 만드는 게 아니고 이를 거점으로 성장동력을 찾자는 것인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면서 "정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혁신도시 계획이 전체적으로 일그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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