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장기보유공제 '부활'..양도세 重課 폐지는 '불발'
내년 세제개편안1가구 매입 임대도 稅지원전·월세 상환액 소득공제, 연봉 5000만원 이하로 확대
전 · 월세 등 주거 안정을 위한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들을 내놓았다. 징벌적 규제로 논란이 됐던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를 폐지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발표된 임대주택 활성화 대책을 위한 구체적인 세금지원 방안들도 내놓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부활
다주택자 장기보유공제를 최대 30%(연 3%)까지 허용키로 한 것은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허용되지 않다 보니 양도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고,이에 따른 거래 위축 등의 부작용이 컸다고 판단했다.
1989년 도입된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만 2007년부터 적용되지 않았다. 이 같은 조치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많았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취지 자체가 물가 상승분에 따른 자연스러운 집값 상승분은 양도차익에서 빼주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는 3년을 보유하든 10년을 보유하든 관계없이 똑같은 양도세를 내게 되는 현행 세법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원종훈 국민은행 세무사는 "다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물가 상승분까지 감안해주지 않고 양도세를 매기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 · 월세 안정 대거 지원
지난달 발표됐던 임대 활성화 대책도 구체화됐다. 현행 매입임대주택 세제지원 요건은 수도권은 '3가구 이상'으로 제한됐으나 이번 개편안에서 '1가구 이상'으로 완화됐다. 이렇게 되면 종합부동산세 비과세(합산배제)와 재산세 및 취득세의 면제 또는 감면(25~50%) 등을 받을 수 있다.
임대사업자가 거주하는 주택 1가구에 대해 '3년 이상 보유와 2년 이상 거주'요건을 충족하면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한다. 단 거주주택이 비과세 혜택을 받은 다음 추가로 임대주택을 팔면 1가구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거주주택을 판 뒤 3년이 지나더라도 거주주택을 팔았을 시점의 임대주택 가격상승분에 대해서는 양도차익 과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1가구1주택이 아니었던 시기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취지다.
또 임대주택 외에 거주용 자가주택 1가구를 갖고 있을 경우 해당 거주주택에 대해서는 1가구1주택 종부세 특례(9억원 공제)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종부세 과세기준일(6월1일)현재 해당 거주주택에 살고 있는 경우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입임대주택 세제지원 적용 시기는 소득세는 시행령 시행일 이후 양도분부터,종부세는 시행령 시행일 이후 최초로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때부터다.
정부는 또 2013년 말까지 소형주택(전용면적 85㎡ 이하로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은 전세보증금 과세 시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현행 전세보증금 과세는 3주택 이상 보유자 중 전세보증금 합계 3억원 초과분에 대해 60%의 이자상당액을 과세하고 있다. 또 전 · 월세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 적용 대상도 총급여 3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보류
관심을 모았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내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어차피 내년까지 중과세가 유예돼 있어 굳이 올해 폐지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일단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허용하고 양도세 중과 세율은 내년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은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기 어려운 만큼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재정부는 2009년 3월 '경제활성화 지원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을 내놓았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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