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엽 "주택거래 살리려면 DTI 없애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58·사진)은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월세난을 해결하려면 주택거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DTI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려면 DTI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DTI 규제 폐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TI는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것을 말한다. 대출 상환액이 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권 장관은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인 위축도 없어져야 한다"며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이후 노후 대비를 위해 집을 내다 판다는 관측이 주택 거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당국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가계 부채 때문에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을 통제하고 있어 전·월세 대책을 비롯한 부동산 정책을 펴는데 제약이 있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선) 부동산만 볼 수 없고 국가 전체를 봐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국토부 장관이 부동산 부양 차원에서 건설업계 입장을 대변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부처간 협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DTI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도 올들어 은행권 대출은 16% 늘었다. 정부 목표치 7%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위는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중·소형보다 중·대형 아파트 건설에 치중한 것이 집값 하락을 유발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 수요과 공급 사이에 괴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대출이 부족하거나 시중 자금이 부족해 집값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을 통해 집값을 부양하려다 문제가 생긴 것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며 "집값 상승요인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대출을 늘려 집을 사게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도 "가계대출 문제가 심각한데 어떻게 DTI를 폐지할 수 있겠느냐"면서 "단지 국토부 차원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DTI 규제를 없앨 경우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부동산 1번지 연구소장은 "DTI는 상환능력과 소득기준에 따라 은행대출을 규제해 자영업자와 고령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풀어줄 경우 부동산 거래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가계 부실 문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 규제를 없애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홍인표·박병률·이호준 기자 iphon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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