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개봉 영화로 명절 폭탄 맞은 집 탈출하기










영화계에서 원래 9월은 비수기다. 그러나 9월 초반 때이른 추석이 찾아오면서 이때 흥행에 승리하면 9월 내내 롱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메이저 배급사들이 개봉일을 앞당겨 홍보하는 것도 이 때문. 음식 정리와 설거지를 피해서, 시끄럽게 울어대는 조카와 입만 열면 잔소리만 하는 친척 아주머니를 피해 멀티 플렉스로 달아나자. 자, 추석 TPO별 영화 특집이다.
추석날, 과음하는 친척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
술에 대하여-극장판
9월 1일 개봉 | 임범, 조승원 감독 | 오달수, 우승민 출연다큐영화 '술에 대하여-극장판'은 한겨레신문 영화기자 출신으로 '술꾼의 품격'이라는 책까지 낸 평론가 임범과 14년차 방송 기자로 술이 너무 좋아 조주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조승원 MBC PD가 찍은 영화다. 카메라는 입사 시험에 120번 넘게 떨어진 한 청년의 술자리 면접 장면, 시국 대신 취업을 걱정하느라 술판을 벌이기도 어려운 대학생들을 비춰주면서 삶의 양상이 이렇게나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 오달수의 구수한 내레이션을 듣다 보면 자연히 한 잔 당길 수도 있으니 조심할 것.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술은 더 이상 술이 아니고, 술자리도 더 이상 술판이 아닌 시대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술집은 정신줄 놓아선 안 되는 면접장이고, 아버지들에게는 숙취제를 털어 넣고 폭탄주를 투척하는 전쟁터다. 각자의 인생에서 '술'이 뭔지 취중진담 한번 들어볼까? 행오버28월 25일 개봉 | 토드 필립스 감독 | 브래들리 쿠퍼, 에드 헬름스, 켄정, 제이미 정 출연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고주망태가 되거나, 필름이 쉽게 끊기는 당신이라면 이 영화를 교조로 삼을 필요가 있다. 1편에서 LA 꽐라 사태로 신랑 실종 사건을 겪었던 세 친구 필, 스튜, 앨런은 새 여자친구를 만난 스튜의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태국으로 건너간다. 그러나 '딱 한 잔만' 마셨는데 눈 떠 보니 또 끊긴 필름. 얼굴에 문신을 새긴 스튜, 사라진 신랑 남동생과 방 안에 남은 신부 동생의 손가락 하나. 골 때리는 미국식코미디를 좋아하거나 한번쯤 나사가 풀린 정신 나간 상태로 행동하고 싶을 때, 영화는 그런 로망을 대신 실현시킨다.
Good
R등급 코미디 중 이렇게 발랄한 엽기 성인 코미디는 없었다.
Bad
수위는 높아졌고 내용은 좀 허술해졌다는 평가.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행오버의 가장 큰 수확은 얼마 전 내한한 켄 정이라는 배우를 발굴한 것. 그가 듀크대 의대를 조기졸업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명절날 집에만 있어서 몸이 근질거릴때 필요한 영화파이널 데스티네이션59월 7일 개봉 | 스티븐 쿼일 감독 | 니콜라스 다고스토, 엠마 벨, 토니 토드 출연촬영 배우조차 실제로 공포를 느꼈다는 영화. 파손된 차에서 뿜어 나온 기름, 라식 수술과 침 시술 등 일상적인 사고에서 현수교 붕괴사고까지 전편과 차별화된 사고를 만드느라 수고한 흔적이 보인다. '죽을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법칙이 '타인의 생명을 이용하면 살아날 수 있다'로 바뀐 죽음의 법칙 또한 살펴볼 것. 캐릭터 몇 명은 살아남을 방법을 찾은 것처럼 보이도록 반전을 더한 디테일도 눈에 띈다. 2D, 3D, 3D 아이맥스 버전으로 개봉된다.
Good
4편에 대한 실망이 5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든다. 아이맥스 3D로 보는 공포 영화는 불법 다운로드로는 못 느끼는 스릴감을 선사한다.
Bad
이 시리즈 아직도 나오냐? 공포영화 살인에도 이제 좀 더 창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가족영화나 코미디가 각광받는 추석대목에 공포영화가 흥행할 수 있을까? 퍼블릭 에너미 넘버원8월 25일 개봉 | 장-프랑소와 리셰 감독 | 뱅상 카셀, 제라르 드빠르디유 출연취업이 되지 않는 고향 친구가 말한다. "야, 다 깨부수는 액션영화 없냐?" '퍼블릭 에너미 넘버원'은 그럴 때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기 좋은 영화다. 섹시하고 남자다운 것도 모자라 마음에 드는 여자를 단번에 꼬시는 것은 기본, 은행강도, 백만장자 납치극까지 벌이는 자크 메스린(뱅상 카셀)과 동일시할 수 있으니까. 최악의 죄수들을 수감하는 특수교도소에서 탈옥까지 한 실존인물 '자크 메스린'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유명인사이지만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인물.
Good
실존인물 자크 메스린을 연기하기 위해 20kg을 늘렸다가 뺀 뱅상 카셀의 혼신의 연기는 "그가 아닌 다른 40대 남자배우는 상상할 수 없었다"는 감독의 평을 얻는다.
Bad
32번의 은행강도, 4번의 수감생활, 매번 탈옥에 성공했던 자크 메스린. 실화 같지 않은 실화에서 오는 괴리감.
연락 뜸했던 부모님과의 관계 해동시킬 영화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
9월 7일 개봉 | 정태원 감독 |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임형준, 정준하, 현영 출연'자주 연락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같은 손발 오그라드는 멘트로 얼어붙은 부모 자식 관계를 해동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믹 영화나 한 편 보면서 눈물 쏙 빠지게 웃다 보면 자연히 회복될 테니까. 매년 추석 극장가를 휩쓸었던 가문의 영광이 4편으로 돌아왔다. 추석 개봉작 선호도 1위에 빛나는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은 해외출국금지령이 풀린 홍회장 일가가 생애 최초로 떠난 해외여행에서 겪는 코믹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Good
정준하 말마따나 오락영화는 오락영화 일뿐. 다큐를 기대하고 극장에 가진 말자.
Bad
냉동차에 갇히거나 나뭇잎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 설정이 과연 얼마나 웃길까? 이제 고마 해라, 마이 봤다 아이가.
무뚝뚝한 연인을 녹일 수 있는 영화
통증
9월 7일 개봉 | 곽경택 감독 | 권상우, 정려원, 마동석 출연왠만큼 아픈 소리를 해도 못 알아듣는 둔남, 눈치를 줘도 묵묵부답인 답답이, 무슨 말을 해도 꿈쩍 않는 목석 같은 애인을 뒀다면 이 영화로 그를 좀 움직여보자. '친구' '똥개'처럼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다룬 곽경택 감독의 작품이니만큼 수컷들의 감성 포인트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통증'은 약 5년 전 만화가 강풀이 웹툰 연재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아이템을 바로 영화로 제작한 작품. 곽경택 감독의 생애 첫 멜로로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와, 아픔을 느끼면 죽어야 하는 여자가 서로 부대끼며 사랑을 키운다. 혹시 아는가? 영화를 보다 보면 소원해진 당신의 애정전선도 복구될지.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과연 부산 싸나이 곽경택이 강풀 만화의 감수성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까? 짧은 혀와 마른 몸이라는 두 배우의 콤플렉스를 영화 속 대사에 교묘히 숨겨놓은 감독의 디테일을 찾아볼 것.
날 찬 애인에게 여자 킬러를 고용하고 싶을 때
콜롬비아나
8월 31일 개봉 |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 | 조 샐다나, 바이크 바턴 출연'복수는 차갑게 액션은 뜨겁게' '섹시 여전사의 탄생'이라는 카피는 무척 촌스럽지만 조 샐다나의 명품 액션을 구경할 수 있다. LA 경찰특공대 리더에게 직접 총기 사용법을 배워 조립, 분해까지 완벽히 마스터한 그녀는 실제 식인상어와도 함께 촬영했다고. 소녀가 킬링머신으로 키워져 복수한다는 뻔한 내용이지만 '테이큰'과 '트랜스포터' 제작진이 만든 영화답게 눈길 붙잡는 액션은 성공했다.
Good
섹시하면서도 유려한 조 샐다나의 리얼한 액션연기, 스토리에도 신경을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것에도 박수.
Bad
액션 속에서 조금씩 비약이 심해지는 스토리. 조 샐다나의 육감적인 매력만 남았다.
푸른 소금
8월 31일 개봉 | 이현승 감독 | 송강호, 신세경, 천정명, 김민준죽이려는 여자와 그것을 알면서도 지켜주려는 남자. 영화 '시월애' 이후 11년 만에 후속작을 내놓은 이현승 감독은 1인자 자리를 포기하고 식당 하나 차려서 평범하게 살려는 전직 조폭 두헌(송강호)과 그를 감시하려고 접근한 여자 세빈(신세경)를 짝지웠다. 보스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른팔 애꾸(천정명), 날렵한 베테랑 킬러 K(김민준), 냉혹한 살인청부업자 강여사(윤여정) 등 조연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소음기를 장착한 송강호가 BB탄을 쏘는 아이들 틈에 끼어 있달까. 신세경과의 호흡은 잘 오버랩되지 않는다. 스토리에 대한 묘사가 부족한 대신 이미지가 과하다.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이다.
친척 조카들 봐주기 지겨울 때
극장판 아따맘마3D : 엄마는 초능력자
9월 8일 개봉 | 타카하시 와타루 감독 | 오가타 켄이치, 오리카사 후미코 출연장을 보고 오는 길에 번개를 맞고 초능력을 얻게 된 엄마는 집안일에만 초능력을 쓰는 게 아깝다. 변장을 하고 사람들을 돕기로 결심한 엄마의 아무도 못 말리는 초능력 사용기. 만화 캐릭터 '아따맘마'가 요미우리 신문에 연재한 만화를 원작으로 아사히 TV에서 제작한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쯤 알고 있는 당신이라면 조카를 데리고 가기에 충분하다. 아따맘마 특유의 개그코드를 알고 감상하면 더 좋다.
Good
2D 가격에 3D 극장판을 볼 수 있다는 점. 아따맘마 본래의 개그감에도 충실하다.
Bad
애초에 3D를 목적으로 기획된 극장판이 아닌 듯. 다른 애니메이션 극장판에 비해 런타임이 너무 짧아 조카와 놀아줄 도구를 또 찾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쥴리의 육지 대모험
9월 8일 개봉 | 구안호(Goh Aun Hoe) 감독 | 김병만, 이영아, 류담 출연귀요미 상어 쥴리(이영아)의 어린 동생들을 잡아가 버리자 쥴리는 바다 친구들의 걱정을 뿌리치고 동생들을 구하러 육지로 떠난다. 이 소식을 들은 절친 먹보상어 빅(김병만)은 옥토 아저씨(류담)가 발명한 로봇을 타고 쥴리를 돕기 위해 육지로 향한다는 부천만화축제에서 이미 흥행 조짐을 보인 '쥴리의 육지 대모험'은 조카 아이와 보러 갔다가 어른이 더 신나 하는 영화다.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픽사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는 놀라운 퀄리티. 바닷속 영상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1시간 30분 동안 아이에게서 해방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사람 말이 듣기 싫을 때는 동물 영화를 보자
챔프
9월 7일 개봉 | 이환경 감독 | 차태현, 유오성, 박하선, 김수정 출연'시집 가라', '연봉은 얼마나 되냐', '제사는 누가 지내누' 라고 묻는 친척들 말을 듣기 싫을 때는 동물영화가 딱이다. 특히 사람 말이 듣기 싫을 때 위로가 된다. 절름발이 말과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의 불가능을 향한 도전을 그린 '챔프'. 아무것도 모르는 순박한 말의 눈, 깨알 같은 조연배우들의 찰떡 같은 연기에 낄낄대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져 옴을 느낀다. 차태현과 아역 김수정, 거기에 절름발이 말이라는 소재가 가져올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Good
1년여의 기수 훈련을 받은 차태현의 다양한 경주장면이 볼만하다.
Bad
같은 감독의 말 영화. 차태현은 역시 비슷비슷한 가족영화를 계속 찍고 있는 것 아닐까? 파퍼씨네 펭귄들9월 7일 개봉 | 마크 워터스 감독 | 짐 캐리, 칼라 구기노, 안젤라 랜스베리 출연오랜만에 짐 캐리의 슬랩스틱 코메디를 볼 수 있는 영화다. 놀라운 것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펭귄들이 모두 CG가 아닌 실제 펭귄들이라는 사실. 제작진이 외모, 성실성, 친화력까지 엄정한 심사를 거친 끝에 여섯 마리의 젠투 펭귄을 뽑은 것. 펭귄의 건강을 위해 실내에서도 내복에 외투, 핫팩까지 무장한 채 영하의 온도를 유지했다. 원래 펭귄을 좋아했던 짐 캐리는 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신발과 바지 주머니에 날생선을 가득 넣어 다녔다고.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에이스 벤추라>에서 시작된 짐 캐리의 동물 슬랩스틱. 스토리는 진부하지만 그것마저도 사랑스럽다.
※ 자료제공 = 각 영화사 [글 = 박찬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94호 '추석합본호' (11.09.13·20일자) 기사입니다] ▶ [화보] 이명박 대통령, 야구장서 공개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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