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은행가협회 "美와 제2 조세협정 반대"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미국 법무부가 크레디스위스를 비롯한 5개 스위스은행에 탈세 혐의가 있는 미국인 고객들의 정보를 추가로 넘겨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 스위스 은행가협회(SBA)가 5일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패트릭 오디에르 SBA 회장은 이날 스위스 정부와 국민이 단결해야 하며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단일한 해법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미국과 스위스 양국 정치인들은 현존하는 협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디에르 회장은 바젤에서 열린 스위스 은행가협회 회동에서 "해법은 전세계에 모두 적용 가능하고 최종적이어야 하며, 스위스 현행 법률에 부합해야 한다"며 "미국과 제2의 조세협정을 맺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미국도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사법당국은 지난 2009년 미국 시민권자들의 탈세를 지원한 혐의로 스위스 최대은행 UBS를 기소했고, UBS는 대규모 민사소송과 미국내 영업권 박탈을 회피하기 위해 7억8천만 달러(약 8천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고 250여 개에 달하는 고객 계좌 정보를 미국 측에 넘겨주기로 합의했다.
또 스위스 연방정부는 양국 간 조세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4천450개 계좌 정보를 추가로 넘겨줬다.
양국간 조세협정은 지난 2009년 스위스 의회의 비준을 받았지만, 미국 상원에서는 아직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법무부의 제임스 콜 부장관은 지난주 크레디스위스, 율리우스바에르 등 5개 은행에 지난 2002년부터 2010년 사이에 미화 5만 달러 이상을 예치한 미국 고객의 명단을 넘길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스위스 은행비밀주의 장벽을 무력화하기 위한 추가 압박에 나섰다.
스위스는 그동안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부터도 비슷한 압력을 받아왔는데, 독일과 영국 등 몇몇 국가들과 지난달 은행 고객정보 조사에 대한 협력의 폭을 넓히는 내용의 조세협정 개정에 합의했다.
오디에르 회장은 "미국은 스위스 정부가 독일, 영국 등과 맺은 조세협정을 본보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호적인 국가들 사이의 양자 문제는 상호 합의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위스 은행가협회는 스위스프랑 강세와 자기자본률 상향 조정 요구에 따라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며 "경제와 규제 동향을 볼 때 상당한 역풍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가 밝힌 스위스 은행들의 전체 자산은 2조7천억 스위스프랑(약 3천670조원)에 달하며, 지난해 수익은 615억 스위스프랑(83조6천700억원)에 달했다.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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