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민 반발로 '보금자리 첫 축소'..다른 곳은?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한때 이명박 정부 부동산 정책의 히트상품 취급을 받았던 보금자리주택이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곳곳에서 주민들과 지자체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으며 과천지구의 경우 주민소환이라는 실력행사에 부딪쳐 발표한 지 석달여만에 공급 계획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이는 향후 다른 지구의 반발을 증폭시키는 것은 물론 신규 사업의 추진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과천 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지구의 주택 물량을 당초 9600가구에서 4800가구로 축소하는 내용의 기본합의서 보완서를 30일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부지는 정부청사와 접한 곳으로 과천시가 정부청사 이전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09년 도시개발사업 구역으로 지정했다. 과천시는 지식기반 시설과 함께 4900가구 가량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자금난을 겪고 있는 LH가 손을 떼려 하자 국토부가 나서 보금자리지구로 전환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지난 5월 서울 강동지역과 함께 5차 보금자리지구로 발표됐는데, 주민들이 여인국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까지 벌이며 지정 철회를 요구해왔고 결국 과천시가 정부에 물량 축소를 건의해 받아들여졌다. 보금자리지구 중에서 주민 반대로 공급 계획이 축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천 시민들 입장에서는 당초 주장했던 완전 철회는 아니지만 부분적이나마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로서는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책 신뢰를 떨어뜨리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문제는 유사한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강동구가 보금자리지구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하남 감북지구 주민들은 지구 지정 취소를 위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감북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사업을 취소시키는 게 목적이지만 차선책으로 물량을 축소하는 중재안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과천은 되고 다른 곳은 안 된다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과천의 경우 기존에 잡혀있던 개발계획대로 환원한 것이며 다른 지구에선 조정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동 지역의 경우 원래 계획이 없던 지역이었고, 향후 고덕 지역은 오히려 주택 가격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들도 있다"면서 "과천은 여타 보금자리지구와 다른 특수성이 있어 계획을 조정한 것이며 앞으로는 사업을 추진할 때 지자체 협의 등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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