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모든 대출 채무상환능력 평가"

우리은행, 1억 이하 주택대출도 소득증빙 요구기존 대출 가급적 상환 받고 신규는 '옥죄기'

앞으로 1억원 이하 소액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도 무조건 소득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그간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을 면제받았던 소액 주택담보대출에도 DTI가 적용된다는 뜻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1억원 이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도 돈을 빌리는 사람의 소득증빙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는 1억원 이하는 DTI 적용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소득증빙 서류가 필요 없었다"며 "하지만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에 정책의 포인트를 두고 있는 만큼 1억원 이하 주택담보대출도 소득증빙 서류를 받아 꼼꼼히 체크하라고 각 영업점에 지침을 보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전 금융기관을 통틀어 대출이 1억원 이하일 경우엔 소득증빙을 보지 않았지만,지난 5일부터는 모든 대출에 대해 채무상환능력을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락가락 DTI 정책

정부는 그간 소액 주택담보대출은 DTI를 적용하지 않도록 지도했다. 예컨대 강남 3구(강남 · 서초 · 송파구)에서 아파트를 살 경우 원리금 상환액이 차주의 총소득 40%를 초과할 수 없지만,총 대출액이 1억원 이하라면 60~70%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작년 8월29일 내놓은 부동산 경기부양책(8 · 29 대책)은 소득증빙 서류를 면제해주는 구간을 5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확대했고,지난 3월22일 DTI 규제 완화조치를 원상회복하면서도 면제 구간은 1억원 이하로 유지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당국의 목표치(연 7%)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자 얘기가 달라졌다. 금융감독 당국이 시중은행 실무자들을 불러 여러 차례 가계대출을 억제토록 지도했고,이 과정에서 1억원 이하 대출에 대해서도 소득증빙을 확인해 '까다롭게' 대출해 주라는 메시지가 내려갔다. 시중은행들이 이달 들어 잇달아 소득증빙 대상을 1억원 이하 대출로 확대한 배경이다. 다만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소득증빙을 받는다고 해서 DTI를 무조건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차주의 상환 능력을 가급적 확인하도록 한다는 것"이라며 "DTI 적용 여부는 은행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될까

각 은행들은 소액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소득증빙을 요구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가계대출 억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점에서 7월 말 대비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을 줄이라는 지시도 함께 내려왔다"고 했다. 기존 대출은 가급적 상환받고 신규 대출은 늘리지 말라는 뜻이다. 은행들은 또 내달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를 0.1~0.5%포인트씩 올려 대출을 억제하기로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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