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 내디딘 크롬북, 뜰까?

2011. 8. 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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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구글이 지난 5월 구글 I/O 개발자 회의에서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노트북 '크롬북'이 국내 시장에 상륙한다. 삼성전자가 '크롬북 5' 와이파이 버전을 19일부터 예약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일곱 개 나라에서는 지난 6월 15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국내 출시는 두 달 정도 늦어진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크롬북 국내 출시가 늦어진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가 19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크롬북 5 와이파이 버전.

크롬북은 와이파이로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 버전과 와이파이는 물론 3G(WCDMA)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3G 버전으로 나뉜다. 미국에서는 구글 지원 아래 매달 100MB를 무료로 쓸 수 없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크롬북 5'는 와이파이 버전뿐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3G 버전이 나올 예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시대의 이상적 컴퓨터?

▲ 구글 선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이 크롬북을 공개하고 있다.

구글 크롬북은 부팅이 10초 안에 끝나고 작업하던 데이터가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제품을 켤 때마다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항상 최신 프로그램을 쓸 수 있고 바이러스나 악성 코드를 염려할 필요도 없다.

크롬북은 얼핏 보면 클라우드 컴퓨팅이 유행하는 요즘 가장 이상적인 컴퓨터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이 항상 일치하지만은 않는다. 국내에 막 발걸음을 내디딘 크롬북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를 따지다 보면 현실의 벽이 상당히 험난함을 깨달을 수 있다.

▲ 미국 아마존. 크롬북 5 와이파이 버전을 429달러에 판다.

미국 아마존에서는 크롬북 5 와이파이 버전을 429달러(한화 약 46만 8,000원)에 판다. 같은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63만 9,000원이며 이는 약 17만 원 정도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하드웨어 구성을 보면 인텔 아톰 듀얼코어 N570 프로세서와 16GB SSD, 2GB 메모리, 12.1인치 디스플레이 등 넷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CPU를 쓴 10.1인치 디스플레이 넷북들이 30만원 미만으로 팔리는 것을 생각해 보면 거의 두 배에 가깝다.

에이서가 내놓은 크롬북은 좀 더 저렴한 349달러(한화 약 37만 6,000원)지만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분기 에이서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넷북을 판매했지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다. 더구나 크롬북의 하드웨어 구성은 넷북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수요도 확실치 않다. 굳이 에이서가 판매 범위를 늘리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업무에 활용하기는 힘들어

▲ 아메리칸항공, 내셔널 지오그래픽등 유명 기업이나 단체가 크롬북을 도입했다.

크롬북이 넘어야 할 장벽은 또 있다. 바로 애플리케이션이다. 구글은 미국에서 공공 기관이나 교육 기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리스(임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 내셔널 지오그래픽, 로지텍 등 유명한 기업도 크롬북을 업무에 도입했다.

크롬북에 구글 앱스를 더하면 비용은 줄고 잔손 갈 일도 대폭 사라진다. 구글 앱스 서비스 비용인 50달러에 28달러를 더 해 78달러(한화 약 8만 5,000원)를 내면 업무용 소프트웨어까지 쓸 수 있는 크롬북을 빌려준다. 직원들이 업무시간에 일만 하기를 바라는 고용주라면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 걱정할 필요도 더니 일석이조다.

▲ 워드프로세서 '한글'에서 만든 파일을 아직은 크롬북에서 읽고 쓸 수 없다.

그렇다면 국내 공공기관에서 크롬북을 업무용 장비로 도입할 수 있을까? 일단 관공서에서 압도적인 보급률을 자랑하는 워드프로세서 '한글'이 문제다. 크롬북은 크롬 웹 스토어에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쓸 수 있지만 한글 파일(*.HWP)을 읽고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공공기관 웹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액티브X가 필수다. 결국 크롬북으로는 업무를 처리할 수 없다. 이는 일반 이용자가 인터넷 뱅킹이나 전자결제, 게임을 즐길 때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게다가 데이터가 저장되는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없거나 문제가 생기면 데이터를 잃을 위험도 있다.■ 클라우드가 가진 '맹점'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클라우드의 신뢰도다. 클라우드에 저장한 파일이나 데이터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곳 어디에서나 보고 읽고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서버에 장애가 생기는 순간 데이터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

당장 지메일만 해도 데이터가 손상되어 메일 내용을 날린 사건도 있다. 구글 뿐 아니라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EC2도 장애 복구가 늦어져 관련 서비스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평소에는 편리한 클라우드가 한 순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클라우드로 시작한 크롬북이 클라우드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두 달 늦게 한국에 첫 발을 내 딛은 크롬북의 앞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 관련기사 ]▶ 구글 크롬북 나온다크롬북, 클라우드 종결자 혹은 허당?크롬북에 숨겨진 '구글 자유이용권' 성배냐 독배냐삼성 크롬북, 국내 시장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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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기자(bskwon@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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