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사극, '공남' 우세 속 춘추전국시대

윤고은 2011. 8. 23.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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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없이 10% 중후반 시청률..치열한 경쟁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난달부터 안방극장에 펼쳐진 사극 전쟁이 KBS 수목극 '공주의 남자'의 근소한 우세 속에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

'공주의 남자'와 SBS 월화극 '무사 백동수'는 중반을 넘어섰고, KBS 주말극 '광개토태왕'과 MBC 월화극 '계백'이 초반을 지난 현재 이들 네 작품이 저마다 10%대 중후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낙오된 작품은 없지만 보란 듯이 질주해나가는 작품도 아직은 없다. 그나마 '공주의 남자'가 20%에 바싹 근접한 시청률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극불패'라는 말답게 모든 작품이 조금씩이나마 시청률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또한 주목된다.

안방극장 사극 대결을 중간점검해본다.

◇'공주의 남자', 역사 + 사랑으로 승부 = 24부작인 '공주의 남자'는 지난 18일까지 10회가 방송됐다. 10회의 시청률은 19.6%. 신드롬 조짐이 보이는 SBS '보스를 지켜라'와의 팽팽한 대결 속에서 거둔 성과다.

드라마는 10회까지 수양대군이 김종서와 그 무리를 처단하는 계유정난을 스피디하게 보여주며 강한 흡인력을 보여줬다.

박시후, 문채원이라는 신인급 연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음에도 자신감있게 선굵은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은 이순재와 김영철이라는 헤비급 중견 연기자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대결 덕분이다.

김종서가 처단된 이제부터는 수양대군의 첫째 딸 세령(문채원)과 김종서의 막내아들 김승유(박시후)의 절절한 러브스토리에 무게중심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어 지금의 상승곡선을 이어갈지는 사실 불투명하다.

그러나 제작진은 숨막히고 살 떨리는 역사적 사건을 한 손에, 가슴 절절한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다른 한 손에 쥐고 있어 후반부에 더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공주의 남자'의 최지영 KBS CP는 23일 "단종 복위 운동 등 앞으로도 역사적 사실에 기대서 가기 때문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로만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한 러브스토리 이전에 김승유가 로맨틱 가이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하고 철부지 세령이 운명의 아이러니 속 강인한 여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광개토태왕', 파워로 승부 = 80부작인 '광개토태왕'은 지난 21일까지 24회가 방송됐다. 24회의 시청률은 18.3%.

'광개토태왕'의 가장 큰 특징은 파워다. 주인공이 대륙을 호령한 광개토태왕인 것에 맞게 이 드라마는 첫회부터 지금까지 줄곧 넘치는 남성미와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중저음 톤을 유지하면서 고함에 가까운 발성을 하고 늘 분노나 적개심, 야망으로 이글이글 타오른다.

특히 화면은 인물들의 얼굴을 최대한 클로즈업해 보여주며 감정을 직선으로 전달하고 있다.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빈번한 클로즈업으로 한 화면도 쉽게 넘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어 보는 이의 피로도를 높이지만 그만큼 긴장감도 높인다.

'광개토태왕'은 퓨전사극이나 화면의 세련미를 강조하는 사극이 등장하는 요즘 흐름에서는 상당히 촌스럽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지점이 투박하면서도 힘있는 KBS 대하사극에 익숙한 중장년 남성층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전작인 '근초고왕'을 조용히 끝내야 했던 KBS는 '광개토태왕'의 상승세에 고무된 분위기다.

드라마는 담덕(이태곤 분) 왕자가 자신을 제거하려는 세력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싸움을 벌이면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매회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절박한 상황이 펼쳐지지만 담덕은 카리스마와 불굴의 의지로 이를 극복하며 마침내 태자 책봉식에까지 이르렀다.

◇'무사 백동수', 초반의 세련미 유지못해 = SBS '무사 백동수'는 초반의 세련미를 유지하지 못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아역들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천주(최민수)-김광택(전광렬)의 아름다운 검술 대결로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뒤로 갈수록 힘이 달리고 있다.

24부작으로 기획돼 지난 16일 14회가 17.7%를 기록한 '무사 백동수'는 한동안 고만고만한 로맨틱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을 호쾌한 무림의 세계로 안내하며 초반 신선한 재미를 줬다.

그러나 5-6회를 기점으로 스토리가 큰 줄기를 따르지 못하고 곁가지 위주로 흘러가면서 중심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특히 에피소드와 에피소드를 잇는 편집이 매끄럽지 못하면서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또한 주연배우 유승호가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하면서 액션 연기를 못하게 돼 액션촬영에서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스토리가 팡팡 튀는 느낌이 들며, 긴장감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계백', 성인 연기자 등장에 '무사 백동수' 맹추격 = 반면 초반 산만하고 힘없는 전개로 헤매는 듯했던 '계백'은 주요인물들이 성인 연기자로 전환된 시점부터 상승세를 타 경쟁작인 '무사 백동수'를 맹추격하고 있다.

총 36부작으로 22일까지 9회가 방송된 '계백'은 10.6%로 출발해 성인 연기자들이 본격 등장한 16일 14.1%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다.

초반에는 무진 역을 맡은 차인표의 활약에 상당부분 의지했던 '계백'은 이제 계백 이서진, 의자왕 조재현, 은고 송지효와 사택비 오연수 등 네 축을 중심으로 '선덕여왕' 못지않은 팽팽한 지략대결을 펼쳐보이겠다는 각오다.

앞서 정형수 작가는 6부를 "무진-계백-의자의 관계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신의와 평생 우정의 골격이 완성되는 시점"이라고 규정하며 6부 이후 드라마가 탄력을 얻을 것이라 자신했다.

실제로 드라마는 초반의 어수선함이 정돈된 6부를 기점으로 안정감을 찾고 있으며 이서진과 조재현 등이 등장한 이후에는 스토리와 화면에 힘이 더해져 보는 재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신라군의 포로가 돼 인간 전쟁 병기로 변한 계백의 모습은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제작진은 "계백이 의자를 아버지의 원수로 착각해 대결을 자청하는 내용이 펼쳐지는 9-10부가 시청자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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