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소송 몰라서 인지대 매주 5억씩 증발
`아이폰 집단소송'에선 950만원 절약
소가 1억 전자소송 15만원 비용절감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위치정보를 무단 수집한 미국 애플사를 상대로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낸 집단소송에는 인지대만 8천550만원이 들었다.
2만6천여명이 260억여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대규모 소송인 만큼 비용이 만만찮다.
하지만 종이 대신 인터넷으로 소장을 내고 전자소송으로 재판을 하면서 950만원의 인지대를 아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지대 9천500만원을 내야 했다.
전자소송 방식으로 소장을 제출하면 인지액의 10%를 깎아주는 `민사소송 등 인지법'이 지난달 18일부터 공포·시행된 덕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이런 사실을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대법원에 따르면 인지대 감경제도 시행 이후 이달 8일까지 3주 동안 접수된 전국 민사사건(합의·단독·소액) 5만3천87건 가운데 종이로 접수된 사건은 4만5천123건(85%)으로 인지대는 총 143억원에 이른다.
만약 이들 사건 소송을 전자소송 방식으로 제기했다면 인지대의 10%인 14억3천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이를 주간으로 환산하면 매주 내지 않아도 될 돈 4억8천만원이 인지대로 지불되는 셈이다.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연간 250억원이 불필요하게 국민의 지갑에서 증발하게 된다.
전자소송이 완전한 형태로 이뤄지려면 원고 외에 피고 동의도 필요한데, 피고가 동의하지 않으면 종이소송과 전자소송을 병행하는 형태가 된다.
반면 쌍방이 모두 전자소송에 동의하면 인지대 외에 송달료 등의 부수비용까지 아낄 수 있어 실제 비용절감 효과는 훨씬 크다.
1억원의 대여금 청구를 전자소송으로 한다고 가정하면 인지대 4만5천원(45만5천원의 10%), 예납 송달료 9만원, 교통비 평균 1만5천원 등 최소 15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뿐 아니라 통상 수일씩 걸리던 소장 등 재판서류 송달기간을 줄여 재판기간을 크게 단축하는 이점도 누릴 수 있다.
이 같은 혜택에도, 전자소송 이용이 일부에 그치는 것은 사건 의뢰인에게 전자소송의 혜택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기존 방식대로 사건을 처리하는 소송 대리인의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재판을 맡은 법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는 데도 원인이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건을 인터넷으로 접수만 하면 혜택을 보는 데도 하지 않는 것은 무지나 무관심 때문"이라며 "첨단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도 활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손해는 국민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전자소송은 작년 3월 특허사건부터 도입돼 올해 5월 민사소송으로 확대됐으며, 내년 5월 가사·행정·도산사건, 2013년 5월 신청·집행·비송사건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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