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참사' 옆 또 불법 휴양시설(종합)
시설 당사자는 화재 참사 씨랜드 건물 소유주
(화성=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12년 전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화성시 백미리 '씨랜드 화재 참사' 부지 바로 옆에 불법 시설물 등으로 꾸며진 야영장이 조성돼 영업을 하고 있다.
이 불법 시설물을 설치한 당사자는 1999년 6월30일 씨랜드 참사 당시 씨랜드 건물 소유주이자 시설운영자와 동일인으로 드러났다.
야영장 영업을 하고 있는 서신면 백미리 바닷가 9천250여㎡ 부지의 한쪽에 방갈로 형태의 이동식 숙박시설 12동, 화장실 2동, 매점 1동, 관리사무실 1동, 창고 1동 등 모두 17동의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일반인들에게 대여 운영되고 있는 이 시설물 가운데 14동은 시청에 신고가 되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다.
이 부지는 1999년 6월30일 씨랜드 참사가 일어났던 김모씨의 씨랜드 부지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붙어있다.
이 부지의 소유주는 화성시에 거주하는 박모씨이고, 시설물을 설치한 사람은 박씨의 동생으로 확인됐다.
동생 박씨는 씨랜드 참사 당시 화성시(당시 화성군) 수련시설 등록신청서에 씨랜드 건물소유주이자 시설 운영자로 등록됐던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2년 전에도 같은 부지에 식당과 주거용으로 사용하던 불법 건물을 조성했다 시에 적발돼 강제철거 당한 바 있으며, 현재 불법 시설물들은 지난해 여름 다시 설치된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설물 설치 당사자인 박씨의 장모라고 밝힌 야영장 관계자는 "이 시설물들은 1년 전에 설치됐으며 내가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힌 뒤 "사위는 이곳에 가끔 온다"고 말했다.
이곳에 놀러와 텐트를 치고 있는 한 야영객은 이날 "이곳이 씨랜드 화재사고가 났던 곳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만약 사전에 알았다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씨랜드 건물이 위치했던 김모씨의 부지도 현재 야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12일 불법 시설물 설치사실을 확인한 시는 이날 시설물 설치 당사자인 동생 박씨를 형사고발하고, 박씨와 함께 부지 소유주인 형 박씨에게 계고장을 보내 다음달 15일까지 각 시설물을 자진 철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는 씨랜드 부지에 어린이 안전체험장 등 안전교육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시설물 설치 당사자인 박씨는 이날 방갈로 등에 대한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야영장 관계자는 "시청에서도 이 시설물들이 설치돼 있었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왜 이제와서 그러느냐"고 말해 시가 불법시설물을 장기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청 한 관계자는 "부지 소유자의 신청에 따라 근린생활시설 용지로 지정된 이곳에 불법 시설물이 있는 것을 지난 봄 확인하고 자진 철거하도록 명령했다"며 "이후 설계감리사로부터 시설물을 철거했다는 증거 사진을 받은 바 있으나 이후 현장 점검을 한 적은 없어 영업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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