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스포츠 삼매경에 빠진 시골 어르신들

민웅기 2011. 8. 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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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연합뉴스) 민웅기 기자 = 충북 음성군 소이면사무소 2층에 마련된 주민자치센터에는 찌는듯한 폭염과 폭우에도 아랑곳 없이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신명 넘치는 '춤판'이 벌어진다.

면 주민, 그것도 평균 연령이 환갑을 넘긴 농민들이 대부분인 댄스스포츠팀원들은 음악에 맞춰 멋진 율동을 선보이며 더위도 잊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곳에서 주민들이 '춤판'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작년 3월 면 주민자치위원회가 농사일로 인한 피로를 풀고 여가생활도 즐길 수 있도록 강사를 초빙해 댄스스포츠를 개설하면서부터.

처음에는 "나이 든 노인이 무슨 춤이냐"며 손사레를 치던 어르신들은 댄스스포츠의 매력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단원이 20여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입문 7개월만인 작년 10월 12명의 단원들은 호서대 총장배 전국 프로·아마 댄스스포츠 선수권대회 포메이션 단체전에 처녀 출전, 다른 14개 참가팀을 제치고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또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도 초청돼 댄스공연을 펼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들은 오는 19일 저녁 면사무소 광장에서 열리는 '한여름 밤의 면민 열린음악회'에서도 멋지고 현란한 율동을 면민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매주 지도강사가 도착하기 30분 전쯤부터 나와 연습을 한다는 김재환(70.소이면 갑산2리) 할아버지는 "한여름에도 신 나게 댄스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으냐"면서 "댄스를 시작한 지 1년 2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빠진 날이 없다"고 자랑했다.

"처음에는 어려운 동작이 많고 어르신들 나이도 많아 과연 따라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는 김종태(38) 강사는 "어르신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에 깜짝 놀랐고, 덩달아 나도 힘이 솟아 가르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이는 어느덧 황혼에 접어들었으나 열정은 시들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단원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댄스스포츠 삼매경에 푹 빠져 있다.

소이면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댄스스포츠를 비롯해 어린이 영어교실, 농악(풍물), 수지침, 서예, 요가 등 모두 8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wki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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