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의 명저산책]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2011. 8. 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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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기록을 종합해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외견상 멋진 남자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가자미 눈에 대머리였고, 언어장애가 있었으며, 천박한 패션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학문의 아버지가 됐다. 우연의 일치일까. 그의 이름 'Aristoteles'는 고대 그리스어로 '가장 좋은 목표'라는 뜻이다. 말더듬이에다 초라한 외모를 가졌지만 그는 '가장 좋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 내면이 멋진 선구자였다.

그리스 북부 스타게이아에서 태어난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 플라톤을 포함한 고대철학 3인방 중 가장 후대 인물이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애제자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 학교에서 수학했으니 3인방은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로 얽혀 있다. 차이가 있다면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긍정적으로 계승한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을 비판적으로 계승했다.

'정치학(politika)'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표 저술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이 책은 가장 중요한 정치학 텍스트 노릇을 해왔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홉스의 '리바이어던' 등도 이 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폴리티카'라는 말은 '폴리스(polis)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폴리스에 관한 이론을 담은 책이다.

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를 지칭한다. 한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 공동체인 폴리스는 군주제에 대립하는 국가 형태 조직으로 성장하면서 오늘날의 직접민주정치의 원형이 됐다. 아테네는 가장 대표적인 폴리스였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이 폴리스의 형성과 발전, 바람직한 구조와 통치 기술에 대한 책이다.

책이 더욱 흥미를 끄는 건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더대왕의 가정교사였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통치술 상당 부분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학'은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에 반기를 든다. "인간은 본래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공동체 안에서만 완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명언 "인간은 정치적 동물(zoon politikon)"이라는 전제는 폴리스 공동체 이론의 핵심이다. 이 말은 세월을 거듭하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경구로 더 익숙해졌지만 그 의미는 같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동물이며 공동체를 통하지 않고는 보호받거나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이었다. 따라서 그는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정치 행위를 통해서만 행복을 추구하는 '정치적 동물'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이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정치학'이라는 책이 고전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인간이 가진 정치적 본능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를 실현하기 위해 재산은 물론 가족까지 공유해야 한다는 플라톤의 주장을 부정하고 조화롭게 잘 짜인 국가 공동체 개념을 제시한다. 그가 중점적으로 거론하는 정치체제는 세 가지다. 독재자 한 사람이 통치하는 참주정치, 부자나 귀족 몇 명이 통치하는 과두정치, 다수가 통치하는 민주정치가 그것이다.

태생적으로 윤리적 중용사상을 품고 있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극단을 부정하고 이 중 과두정치와 민주정치의 장점을 결합한 체제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내세운다. 2400년 전에 쓰인 책이다 보니 그가 간과한 부분도 물론 있다. 노예제를 긍정했으며 남녀평등에 관해서는 무개념이었다든지, 상공인이나 타 인종을 차별한 점 등은 지금 보면 분명 시대착오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반대로 대단한 혜안도 지니고 있었다. 중산계급이 공동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이론을 설파했고, 중산계급이 무너지면 공동체가 붕괴한다는 탁견을 던졌다. 그것도 이미 기원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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