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사업 포기 건설사, 인프라 공사는 수주 '먹튀' 논란

김주현 기자 2011. 8. 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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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이 없다며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분양 사업을 포기한 대림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 3개 업체가 6400억원에 이르는 세종시 인프라 건설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주변에서는 이들 업체가 민간분양 참여를 빌미로 각종 인프라 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거두고 돈이 안되는 아파트 분양 사업에서는 발을 빼려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들 3개사에 대해 조만간 계약이행 청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3일 경향신문 취재결과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세종시 대중교통중심도로, 금강2교 건설 공사 등 2개 공사를 1100억원에 수주했다. 삼성물산도 국도1호선 우회도로, 복합커뮤니티센터 등 4개 공사를 2600억원에 따냈다. 현대건설은 세종시~고속철도 오송역사도로 건설공사 등 3개 공사를 2700억원에 수주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LH가 발주한 첫마을 2단계 공사에도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당초 첫마을 아파트 분양사업에도 참여했다. 대림산업이 1576가구, 삼성물산 879가구, 현대건설은 1642가구를 짓기로 하고 공동주택 건설용지까지 분양받았다. 하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장기간 건설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LH는 특히 이들 3개 건설사가 앞서 사업 포기를 선언한 롯데 등 다른 건설사와 달리 택지만 공급받은 게 아니라 현상설계와 첫마을 아파트 시공에까지 참여했다며 아파트 분양사업을 계속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세종시아파트 사업에는 여전히 시공사로 참여해 수익을 보장받는 상황에서 직접 맡은 민간분양분은 사업성이 없다며 포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수천억원어치 공사를 따내면 수십억에서 수백억원 이상이 남는다"면서 "100억원 안팎의 위약금을 물더라도 업체는 남는 장사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해당 건설사들은 위약금을 내고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6월 말에 LH가 해약을 해주겠다고 공문을 보내와 반환금 계좌까지 알려줬다"면서 "그런데 이제와 선별적으로 소송을 걸겠다고 하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이라고 적자보며 사업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3.3㎡당 800만~850만원 선에서 분양가를 정해야 하는데 LH가 인근에서 600만원대에 이미 분양을 해 사업성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해당 업체들은 아파트 사업과 인근 인프라 사업을 연계해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공정한 경쟁 입찰을 통해 수주한 공사를 세종시 아파트 사업과 연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업체들은 LH가 롯데건설 등 먼저 사업포기를 밝힌 회사와 다르게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사업 시행을 포기할 경우 계약금의 10%를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하는데 중도금 등 이미 납부한 금액에서 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LH가 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림산업의 경우 계약금액 1120억원 가운데 364억원을 냈으며 이 중 위약금 112억원을 제외한 252억원을 돌려받아야 하지만 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도 액수는 다르지만 사정은 같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세종시 계획이 원안과 수정안 사이에서 표류하는 과정에서 택지공급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달라져 사업성이 악화됐다"면서 "정부 정책이 불확실해 사업 시기도 놓치고 사업성도 나빠졌는데 책임을 건설사가 모두 떠안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 김주현 기자 amicu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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