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따라 그때그때 뜯어고쳐 전문가·담당 공무원도 "헷갈려"

2011. 8. 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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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 발목 잡는 천편일률적 청약제도] 일관성 없는 주택공급기준언제 바뀔지 모르는 제도에 "일단 기다려 보자" 심리 팽배

집 없는 신혼부부, 노부모 공양 가구, 고령자, 세 자녀 가장, 집 한번 가져본 적 없는 서민, 중소기업 근로자, 새터민, 국가유공자….

이명박 정부의 핵심 주택정책인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 대상이 이처럼 다양하다.

그래서 보금자리 주택은 정부가 이들을 모두 배려하기 위해 내세운 '만능 복지제도'로 꼽힌다.

정부가 저출산 고령화, 빈부 양극화에 심지어 탈북 주민 이주문제까지 스스로 떠맡아야 할 온갖 복지문제의 해법을 보금자리 주택공급 정책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특정계층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거나 문제점이 지적되면 그때그때 규칙을 뜯어고쳐 일반공급 물량을 특별공급으로 돌렸다.

그러다 보니 일반공급이 특별하게 느껴질 정도다. 지난 3차 보금자리 주택공급 내용을 보면 특별공급은 ▦생애최초(20%) ▦신혼부부(15%) ▦세 자녀(10%) ▦노부모(5%) ▦기타(17%) 등 67%에 이른 반면 일반공급은 33%에 그쳤다. 3채 가운데 2채는 특별공급, 1채는 일반공급이라는 의미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고령자 특별공급 물량을 기존 3%에서 5%로 늘려 일반 공급분은 더욱 줄었다.

공급 물량뿐이 아니다. 특별공급 대상 자산기준, 아파트 평형별 가구 수도 이런저런 여론이 대두될 때마다 이리저리 뜯어 고치고 있다.

신혼부부 및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적용됐던 소득 요건은 지난해 2월 전년도 도시근로자 소득의 80%에서 100%로 한 차례 상향 조정됐다. 돈 많은 무주택자에게 '로또' 아파트가 주어진다는 비난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또 자산기준을 도입, 평균 재산 2억원과 시가 2,500만원 이상 자동차 보유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토해양부는 또 올해 6월부터는 장애인ㆍ유공자특별분양과 일반분양의 60㎡ 이하 주택에도 소득 및 자산 기준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주택 규모별 공급물량도 바꿨다. 60㎡ 이하 물량을 전체 공급량의 20%에서 50%로 늘렸다.

이렇게 자주 제도를 변경하다 보니 청약자들 입장에서는 아파트 청약이 대입지원만큼이나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나 담당 공무원도 청약에 대해 물어보면 '헷갈린다'고 할 정도다. 신문에 공고되는 아파트 입주자 모집 공고문은 깨알 같은 글씨로 작성된데다 3~4쪽을 넘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약 가점제는 민간과 공공 부문의 배점 방식이 다르고 공공의 경우 특별공급에 따라 당첨자 선별 방식이 또 다르다. 예컨대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자격만 만족하면 동일 순위 내에서는 사실상 추첨으로 결정되지만 신혼부부는 동일 순위 내에서 미성년자 자녀 수, 6세 이하 영ㆍ유아 자녀 수에 따라 순위가 나뉜다.

어려운 제도보다 더 큰 문제는 일관성 없는 주택공급 기준 때문에 청약자들이 마냥 대기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언제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팽배하다.

함영진 부동산서브 팀장은 "이미 청약 제도는 누더기가 됐다"며 "보금자리 주택의 경우 특별공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반공급에 해당하는 청약자들이 마냥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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