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또 온다'..동두천 복구 3일째 '악전고투'

장희재 2011. 7. 3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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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연합뉴스) 장희재 기자 = "아직 반도 못 치웠는데.."

3일째 복구 작업이 진행중인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현장은 30일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

일요일인 31일 오후 또 한차례 폭우가 예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햇볕이 쨍쨍한 날씨와는 달리 거리와 주택가는 여전히 공사장과 다름 없었다. 골목마다 흙범벅이 된 텔레비전, 옷가지, 부서진 가구가 사람 키만큼 쌓여 있었다.

도로는 온통 흙천지였다. 사람들이 발을 디딜 때마다 아직도 진흙이 묻어나왔다. 겨울을 위해 저장해 둔 연탄도 급류에 쓸려 나와 도로에 찰흙처럼 붙어 있다.

보산역 옆 도로에도 바싹 마른 흙이 덮여 있었다. 차량들이 지날 때마다 노란 연기가 피어 올라 호흡이 쉽지 않았다.

주민들은 보금자리를 다시 찾기 위해 복구에 전력을 다하면서도 '복구가 끝나기도 전에 또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순례(54.여)씨 부부는 "어제는 온종일 고인 물과 젖은 물건을 빼냈고 오늘은 가구와 가전 제품을 씻었다."라며 "해도 해도 끝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얼굴에 흐르는 땀을 연방 훔쳐내며 "몸은 파김치지만 내일 또 비가 내린다고 해서 쉬지도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동두천지역에는 도움의 손길이 부쩍 늘어 이재민들에게 커다란 힘이 됐다.

전날보다 20%가량 늘어난 2천500여명이 복구를 도왔고 각종 장비 284대가 투입됐다. 동두천시는 자원봉사자 500명을 비롯해 군인 1천520명, 경찰 350명, 공무원 174명 등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했다.

미2사단 장병 300여명이 이틀째 복구 작업에 동참한 가운데 외국인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회사동료들과 동두천 수해현장을 찾은 인도인 완추(36)씨는 "인도도 수해 지역이 많다. 동두천 수해 현장을 텔레비전에서 보고 자원봉사를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수재민들은 여전히 악전고투였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도 많고 심지어 물 공급마저 끊긴 곳도 간혹 보였다.

상인 김모(46)씨는 "수도가 안 나와 옆집에서 물을 끌어서 청소를 하고 있다. 너무 힘들다."라고 한숨지었다. 김씨는 "전기라도 들어오면 선풍기라도 틀어 잠시 땀이라도 식힐텐데, 그마저도 안된다."라고 말했다.

도로변 음식점 주인 동연아(46.여)씨는 먼지를 피해 고개를 돌린 채 흙투성이 소파를 씻었다.

동씨는 "집은 반도 못 치웠다. 전기가 안 들어와 며칠째 밥을 사먹었다. 오늘 아침은 컵라면으로 해결했다."라고 어려움을 전했다.

동두천시의 한 관계자는 "31일부터 비가 또 내린다고 해서 최대한 빨리 복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두천기상대는 동두천지역에 31일~8월1일 최고 120mm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동두천지역은 지난 27일 오후 45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신천이 범람 위기를 맞으며 시내 곳곳이 물바다로 변해 생연2동, 보산동, 중앙동 등 저지대 주민 1천500여명이 긴급 대피하고 주택 1천887채가 침수됐다.

한편, 이날 파주ㆍ포천ㆍ양주ㆍ동두천 등 경기북부 피해 복구 현장에는 자원봉사자 1천500여명을 비롯해 군 장병 1만3천400여명, 경찰 2천250여명, 경기지역 공무원 4천900여명 등이 복구활동을 지원했다.

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 정치권 인사와 맹형규 행전안전부 장관,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허준영 코레일 사장, 이강덕 경기경찰청장 등이 동두천과 포천, 연천, 파주 등 수해 현장을 방문해 일부는 직접 복구작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h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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