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속 국내 최초 양수발전소 가평 청평발전소 가보니..

2011. 7. 2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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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한번 하던 물퍼올리기, 요즘엔 매일 가동

[동아일보]

경기 가평군 청평양수발전소 직원들은 여름이 되면 시시각각 전력예비율을 모니터링하며 비상근무를 하느라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 발전기 모터를 점검하고 있는 청평양수발전소 직원들. 청평양수발전소 제공

"여름만 되면 24시간 비상입니다. 전력 상황을 표시하는 모니터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전력난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폭을 고민하던 22일, 경기 가평군 가평읍에 있는 청평양수발전소는 비상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양수(揚水)발전소인 이곳 중앙통제실은 모니터에 나타난 전력예비율 수치를 확인하려는 직원들로 북적였다. 앞으로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을 뜻하는 전력예비율 수치가 떨어질 때마다 직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고태순 청평양수발전소 과장은 "전력예비율이 적어도 20% 정도는 돼야 안심할 수 있는데 어제는 8%까지 떨어져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가 5% 밑으로 떨어지는 '관심단계'로까지 상황이 악화될까 봐 하루 종일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관심단계는 남은 전력이 400만 kW 이하인 상황이다. 제주도 전역에서 한 시간 동안 쓰는 전력이 430만 kW임에 비춰볼 때 관심단계까지 내려간다면 사실상 발전소는 비상사태다.

중앙통제실의 직원들은 내내 북한강 수계를 구간별로 세밀하게 표시하는 2개의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긴 북한강이 그려진 화면에는 댐이 설치된 구간별로 수위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발전소의 1호기와 2호기의 상태를 알려주는 운전상황표시기에서는 계속 '삐삐' 하는 소리가 났다. 발전이 시작되고 끝날 때 나는 이 소리는 전력 공급이 정상적으로 되고 있다는 신호다.

청평양수발전소는 1979년 10월 1호기, 1980년 2호기를 각각 준공한 이후 30년 넘게 수도권의 전력 공급에 일조해왔다.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는 서울과 춘천 등지에 공급된다. 일반 수력발전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발전소의 위아래 부분에 모두 저수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발전 방식은 간단하다. 전기요금이 싼 심야 시간에 전기를 공급받아 하부 저수지의 물을 위에 있는 저수지로 끌어올린다. 그 물을 전력 수요가 피크에 이르는 낮에 쏟아내면서 전력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청평양수발전소는 청평댐 하부 저수지에서 끌어올린 250t가량의 물을 고도 535m의 호명산 정상에서 쏟아내며 발전을 하고 있다.

이곳 양수발전소는 특히 여름에 비상이 걸린다. 발전시설을 항상 가동하기보다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가동해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봄이나 가을 같은 전력 비수기 때는 주말 새벽시간에 한번 퍼 올린 물을 나눠 쓰면서 일주일 내내 전력을 만든다. 하지만 요즘처럼 전력 사용량이 많은 때에는 매일 새벽마다 물을 퍼 올려 발전 시스템을 총가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평양수발전소 직원 75명은 여름을 느낄 새도 없다. 이용규 팀장은 "이곳 직원들은 더위를 느낄 새도 없이 일하느라 언제 여름이 지나갔는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고 전했다.

작업복 차림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준(準)피크상황이라서 발전소장도 항상 비상대기하고 있다"면서 "하루 6시간 동안 240만 kW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하루 중 전력 수요가 가장 치솟을 때 쓰이는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전력 상태가 조금이라도 불안정하다 싶으면 소장과 차장, 팀장 등 다섯 명이 비상대기조를 꾸려 24시간 대기한다.

특히 양수발전소는 일반 발전소가 갑자기 가동을 멈췄을 때 전력을 공급하는 '예비군' 역할도 한다. 현재 전국에 양수발전소는 총 7곳. 당초 올해 9월 준공할 예정이었던 경북 예천군의 예천양수발전소도 갈수록 심해지는 전력난에 대비해 공사를 서둘러 이날 발전을 시작했다.

전력 수요는 날씨에 따라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직원들은 일기예보 등 수많은 변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직원들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날씨부터 확인하는 게 습관이 돼 있을 정도다. 발전소의 정덕수 차장은 "최근 몇 년간 여름은 물론이고 난방을 위해 전력을 쓰는 겨울철에도 전력난이 심각해서 직원들이 여름휴가도 잊은 채 일하고 있다"며 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가평=한윤창 인턴기자 한양대 법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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