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古 한국영화(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 김태용('만추' 감독)·조희봉(변사(辯士) 역할) 만나 입 열다
"처음 '청춘의 십자로' 무성영화를 발견했을 때 대본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어요. 하나하나 대사를 쓰고 음악도 작곡한 뒤 변사와 배우들의 공연을 곁들여 현대적인 연극처럼 만들었습니다."
현존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청춘의 십자로'(안종화·1934)가 28일 멕시코 에서 열리는 과나화토 국제영화제에서 특별공연된다. 한국영상자료원 (원장 이병훈 )이 2007년 발굴한 무성영화로, 변사 공연으로 재해석했다. 영화 '가족의 탄생'과 '만추'를 만든 김태용감독이 총연출을, 배우 조희봉씨가 변사를 맡고, 뮤지컬 배우 강필석·임문희씨가 중간 중간 노래 부르는 방식이다. 조씨는 드라마 '추노', 강씨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임씨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들이다. 연주는 멕시코 밴드가 한다.
'청춘의 십자로' 변사 공연은 단성사를 운영했던 한 여성의 아들이 2007년 영상자료원에 필름을 기증하면서 비롯됐다. 그는 "어머니께서 고이 간직하라고 해 안 열어보다가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 갖고 왔다"고 했다. 후에 이 공연을 기획한 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 모은영(42)씨는 "국내에선 현상할 수 없어 일본에 맡긴 후 '청춘의 십자로'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안종화 감독이 아주 짧게 줄거리를 요약한 게 있었어요. 그걸 바탕으로 고전 영화에 애정을 가진 김태용 감독에게 연출을 부탁했죠. '젊은 변사'에 어울리는 조희봉씨에게 변사를 맡겼고요."
그렇게 셋이 '청춘의 십자로'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며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이게 맞겠지?"하고 궁리하며 대사를 하나하나 넣었다. 박천희음악감독이 주제가를 비롯해 현대적 음악 40여곡을 작곡했다.
2008년 영상자료원 개관 기념으로 처음 공연된 이 영화는 소문을 타고 부산 과 제천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뉴욕 링컨센터에도 올랐다. 뉴욕 영화제 관계자들은 "최고의 무성영화"라며 멕시코 영화제에 추천했다. 작품성과 함께 활극·멜로·신파·코미디까지 녹아 있는 재미도 한몫했다. 변사의 대사도 상황에 맞게 바꿔나갔다.
"멕시코에서는 멕시코 4인조 밴드가 아코디언·키보드·콘트라베이스·바이올린을 연주해요. 현지 사람들과 교류하자는 생각에서죠. 변사도 상황에 따라 애드립을 구사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고요."
이번 멕시코 국제영화제에서는 이병일 감독의 1941년 작 '반도의 봄'이 상영되고 한국 영화사 콘퍼런스를 통해 1950~60년대 한국 영화산업과 역사에 대한 발표도 예정돼 있다.
"근래 한국 영화에 관심이 커지면서 국제영화제에서 우리 고전영화도 소개하는 일이 늘었어요. '청춘의 십자로'를 시작으로 더 많은 사람이 우리 옛 영화를 보면 멋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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