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개통 2년.. 부동산 시장 영향은?
[동아일보]
9호선 역세권 지역 중 집값과 전세금 모두 가장 많이 오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동아일보DB |
24일이면 서울 개화에서 신논현을 잇는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이 개통한 지 만 2년이 된다. 개통 전 '골드라인'이라 불리며 주변 지역 집값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되던 9호선의 위력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또 지역별로도 9호선 개통에 따른 온도 차가 뚜렷했다.
○ 서초는 '블루칩', 동작은 '선방', 강서는 '실망'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9호선이 통과한 서울지역 자치구 가운데 가장 혜택을 입은 곳은 신반포역, 고속터미널역, 사평역 등이 위치한 서초구(반포동). 이 지역의 3.3m²당 아파트 매매가는 2009년 6월 말 3370만 원에서 2011년 6월 말 3837만 원으로 14%가량 올랐다. 특히 9호선 개통과 함께 입주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의 전용면적 84m²는 2009년 7월 입주 당시 12억9000만 원이던 매매가가 15억 원으로 2억1000만 원이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이 0.3%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서초구뿐 아니라 강남구(역삼동)도 같은 기간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7%(2503만 원→2681만 원) 오르며 높은 상승세를 보였고, 노량진 동작 흑석동 등이 위치한 동작구도 2% 이상(1528만 원→1566만 원) 오르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흑석동은 지하철 개통에 재개발 호재까지 겹치면서 동작구의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9호선 흑석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명수대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4m²는 6월 말 현재 6억1500만 원으로 2년 전(5억8500만 원)보다 3000만 원 올랐다.
반면 가양 공항 등촌 방화 염창동 등 많은 지역을 지하철 노선이 경유해 최고의 수혜지로 손꼽힌 강서구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년 전 1356만 원이던 3.3m²당 평균 아파트값이 6월 말 현재 1331만 원으로 오히려 2% 가까이 떨어졌다. 강서구는 염창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2년 사이 집값이 하락했다. 염창동도 2년 전 가격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9호선 등촌역과 염창역 인근에 있어 호재를 기대했던 염창동 일신휴먼빌 아파트 84m²는 6월 말 현재 3억4000만 원으로 2년 전 가격 그대로다. 염창동 지역 공인중개소인 학사부동산 송미령 대표는 "9호선 개통 전까지 몇 년 간 강서구 지역의 집값이 꾸준히 올랐지만 개통 후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는 시점과 맞물려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집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호재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천구(목동)와 영등포구(당산 양평 여의도동) 등도 2년 동안 아파트값 변동률이 각각 0.1%, ―0.9%로 나타났다.
○ 전세에서 빛나는 '9호선 효과'
9호선 효과는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에서 돋보였다. 9호선이 지나는 대다수 지역 전세금은 2년 사이 30% 가까이 올라 서울 평균 전세금 상승폭(27%)보다 컸다. 특히 서초구의 3.3m²당 전세금은 896만 원에서 1412만 원으로 올라 59%가 뛰었다. 이어 강남(40%) 동작(37%) 강서구(31%)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이호연 부동산114 아파트 시세팀 과장은 "부동산 거래 시장이 위축된 상태에서는 지하철 개통 같은 교통 호재에 따른 매매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면서 "반면 전세의 경우 세입자들이 달라진 교통 여건에 따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 호재가 전세금에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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