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 박태환 선수 옆에 있죠?" 송곳질문에..

2011. 7. 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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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언24시] CBS < 뉴스쇼 > 의 김현정 앵커

[미디어오늘 김상만 기자]

김현정 앵커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 김현정의 뉴스쇼 > 큐시트를 확인하고 있었다. 출근 전 이미 한번 살펴본 것이지만 머릿속에 오늘 방송의 흐름을 그림으로 그려놓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시계바늘은 새벽 5시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창밖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장마의 여파로 아직 어두컴컴했다. 막바지 정리를 서두르는 청소아주머니의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이따금씩 텅 빈 사무실의 적막한 공기에 균열을 내고 있었다. 아침뉴스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켜둔 라디오에서는 어제 자정 무렵 발표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집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새벽 5시45분 : 오늘의 방송 키워드는 '평창'

"오늘 화제는 역시 평창이네요."

3년 가까이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체화된 김 앵커 특유의 저음이 사무실에 울렸다. 전날 아이템 회의에서 평창 유치가 확정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대비해 A안과 B안을 마련해 뒀다. 밤새 서병석 PD와 팀의 막내인 지희원 작가가 서둘러 섭외를 끝내놨을 것이다. 서 PD는 < 뉴스팀 > 의 얼굴을, 지 작가는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다. 주중 메인작가인 심연주 작가의 휴가로 두 사람의 업무가 크게 늘었다.

'보도국 김학일 기자가 밤사이 들어온 평창 소식 브리핑, 더반 현지에 가 있는 최문순 강원지사를 연결해 현장 분위기 전달, 그리고 정희준 동아대 교수가 대형 스포츠이벤트의 그늘을 짚어주는 것으로 평창 소식 마무리….'

방송의 흐름을 머릿속에 그려본 뒤엔 놓친 것은 없는지 포털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들을 살핀다. 뉴스검색어에 '김연아' '나승연' '김주하' 등이 상위권에 올라있다. 평창 유치가 확정되는 순간 김연아 선수가 보인 눈물이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김연아가 그동안 얼마나 어깨가 무거웠겠느냐는 얘기들을 하고 있었다.

▲ CBS 간판 시사프로 < 김현정의 뉴스쇼 > 의 김현정 앵커. 김 앵커는 < 손석희의 시선집중 > 과 맞붙게 된 3년 전 방송시작을 알리는 첫 기자간담회에서 "야생PD의 정신으로 < 뉴스쇼 > 를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혀 방송가에서 시사프로계의 '1박2일'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치열 기자

나승연 유치위원회 대변인의 미모와 수려한 영어실력도 큰 관심을 끌었다. 이미 포털에서는 나승연 대변인이 누구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었다. 발 빠른 일부 매체에서는 나 대변인이 외교관인 부모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외국을 돌아다녔고, 아리랑TV 앵커 출신이라는 정보를 올려놨다. 이런 정보들을 사전에 알아두면 방송진행에 도움이 된다. 김주하 앵커는 평창 유치 소식을 전하면서 뉴스에서 눈물을 보였던 모양이다. 뉴스검색을 대략 끝내면 오프닝멘트와 클로징멘트를 손보는 작업을 한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말이야. 나승연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인터넷에서 난리야."

앞자리에 앉아있던 손근필 CP가 물었다. 손 CP는 2008년 5월 12일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 김현정의 뉴스쇼 > 를 이끌어왔다. 팀에서는 유머를 담당하고 있다고 자처하지만 팀원들은 농담에도 뼈가 담겨있다고 평가한다. 그냥 던지는 말도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얘기일 때가 많다. 오랜 방송제작 경험이 바탕이 된 어떤 '감' 같은 게 있다는 얘기다.

나승연 역시 그랬다. 손 CP는 김 앵커보다 20여분 일찍 출근해 포털 반응을 살펴보고는 막내 작가에게 섭외가 가능하도록 나 대변인 연락처를 확보하라고 지시해뒀다. 그냥 바꾸라고 해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김 앵커에게 넌지시 의견을 물어본 것이다.

"그냥 예정대로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요." 김 앵커가 대답했다.

손 CP는 아무래도 나 대변인 쪽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될 것 같아 못내 아쉬웠지만 김 앵커의 의견을 수용했다. 나 대변인 인터뷰는 내일 방송으로 미뤄졌다.

▲ 새벽 5시45분에 출근해 아침신문을 살펴보고 있는 김 앵커.

"오늘 방송 패널들 대부분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갖고 얘기할 텐데 화제인터뷰까지 평창으로 가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러웠어요. 게다가 다른 시사프로들도 모두 평창을 다룰 게 뻔하니까요."김 앵커가 왜 나 대변인 인터뷰를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나중에 들려준 이유였다. '아류가 아닌 시사프로를 만들자.' 김 앵커가 < 뉴스쇼 > 를 처음 맡았을 때 밝혔던 포부였다.

오전 7시 생방송 : 최고가 아니어도 아류는 안된다

김 앵커는 단발머리에 약간 마른 체형이다. 하지만 팀원들은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는 '프로'라고 평가한다. 2001년 CBS PD로 입사한 그는 < 꿈과 음악 사이에 > 와 같은 음악프로그램을 만들다 지난 2005년 < 이슈와 사람 > 의 연출과 진행을 겸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사프로를 맡게 됐다. 지난 2008년 사내에서 라디오 개편을 앞두고 진행된 시사프로 진행자 선발 오디션에 지원했는데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덜컥 선발이 돼버렸다.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음악과 시사는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이는데, 주변에서는 감성과 이성이 결합된 새로운 시사프로를 만들어보자고 독려했다고 한다.

김 앵커가 자신의 이름을 단 시사프로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당찬 소감은 지금도 사내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는 당시 "아침 7시 시간대의 시사프로는 < 손석희의 시선집중 > 이 압도적인데 둘을 비교하면 50대와 30대, 남자와 여자, 아나운서 출신 앵커와 PD출신의 앵커"라며 "어떤 조건을 보더라도 아류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또 방송사 브랜드와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미로 "야생PD의 정신으로 < 뉴스쇼 > 를 만들겠다"고 밝혔는데, 이 때문에 방송가에서는 시사프로계의 '1박2일'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어려운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신생 프로의 한계는 섭외에서 드러난다. "수개월씩 공을 들여도 출연하지 않겠다고 하던 인사들이 < 시선집중 > 에 나오는 것을 보고는 힘이 빠질 때도 많았죠." 서병석 PD가 말했다.

▲ < 뉴스쇼 > 를 진행 중인 김 앵커. 마른 체형에 몸이 약해보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프로'라고 입을 모은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 뉴스쇼 > 에서 박태환 선수 인터뷰를 하려고 몇 개월째 공을 들이고 있던 때였다. 박 선수 측에서는 이미 여러 번 고사의 뜻을 밝혔다. 재차 조르고 조른 끝에서야 간신히 코치가 인터뷰에 대신 응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생방으로 전화 연결이 됐는데, 옆에 박 선수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대뜸 코치님, 박 선수 옆에 있죠? 좀 바꿔주세요, 라고 했죠. 코치님이 잠시 당황하시더니 전화를 바꿔 주더라구요. 박태환 선수 정말 말 잘하던데요." 김 앵커가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

'야생 정신'은 결과로 나타났다. 바닥을 쳤던 청취율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택시를 탄 승객들에게 무작정 민심을 묻는다는 아이디어 하나로 만들어진 '택시뉴스'가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 결과 김 앵커는 < 뉴스쇼 > 를 맡은 지 1년 만인 2009년 한국방송대상 개인상부문 앵커상을 수상했다.

오전 8시 돌발상황 : 최문순 강원지사를 찾아라

생방송 시간은 항상 긴장되는 순간이다. 김 앵커는 스튜디오에 앉아 마지막 원고를 점검했다. 정식으로 아나운서 훈련을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발음을 잘못할까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 주조정실에 '방송중'이라는 불이 들어왔다. 익숙한 타이틀곡과 함께 서 PD의 사인이 떨어졌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전3기 평창의 염원이 이뤄졌습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된 어제 밤, 잠 못 이루신 분 많으시죠. 7월 7일 목요일 아침 이 시간 주요뉴스로 시작합니다." 김 앵커 특유의 시원한 목소리가 주조정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방송은 김 앵커가 사전에 머릿속에 그려놓았던 대로 수월하게 흘러갔다. 게스트 얘기를 듣다가 시간이 꽉 찼다는 사인을 미처 보지 못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지만 "안 들어봐도 평창분위기 다 알 것 같다"는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어갔다.

문제는 안이 아니라 밖이었다. 2부 첫 순서로 연결하기로 했던 최문순 강원지사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막내 작가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비상사태였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말에 손 CP도 분주하게 이리저리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 더반 현지에 가 있는 최문순 강원지사가 전화를 받지 않는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손근필 CP(책임PD)와 지희원 작가가 백방으로 전화연결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 방송 10분 전 최 지사의 방 번호를 겨우 알아내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전화를 한 50통 돌렸는데도 연결은 안 되고…. 정말 방송사고 나는 줄 알았습니다."방송 10분 전, 최 지사가 묵고 있는 호텔방 번호를 겨우 알아내 전화를 연결하고 나서야 손 CP는 한숨을 돌렸다.

이날 방송사고를 낼 뻔했던 최 지사는 "2018년이면 김연아 선수가 결혼할 나이가 돼 있을 것"이라며 "명예 강원시민으로 되겠나. 명예 도지사 임명장이라도 주겠다"는 재치 있는 말로 제작진에 빚을 갚았다.

"꼭 기자할 때 잘 못하던 사람이 밖에 나가면 잘해."

취재수첩 코너를 진행하려고 대기하고 있던 변상욱 CBS 대기자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최 지사의 '명예 도지사' 발언은 포털사이트에 주요 뉴스로 걸렸다.

"지난 4일 필리핀 수빅을 연결해 한진중공업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현지 노동자를 인터뷰하려고 했는데, 연결을 해주기로 했던 금속노조 사람이 전화를 받지 않는 거예요. 그때도 한 100통 전화를 돌린 것 같아요. 겨우 현지에 MBC < 시사매거진 2580 > 취재팀이 가 있다는 걸 알아내 무작정 전화를 걸어 바꿔달라고 했죠. 그때 그 기자가 아니었다면 수빅 노동자 인터뷰는 못 나갔을 겁니다."방송이 끝난 후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손 CP가 말했다.

< 뉴스쇼 > 는 또 정치인들에게 곤란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얼마 전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인터뷰가 약속돼 있었는데 김 지사 쪽에서 논란을 일으킨 '춘향전' 발언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밝혀왔다. 김 지사는 당시 '춘향전은 변사또가 춘향이를 따 먹으려는 것'이라는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김 앵커는 인터뷰 말미에 김 지사에게 '춘향전' 발언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김 지사는 방송을 통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논란이 되고 있고 청취자들이 다 궁금해 하는데 질문을 안 할 순 없잖아요." 김 앵커가 손 CP의 말을 받았다.

▲ 주조정실에서 바라본 스튜디오 전경.

김 지사는 난처한 질문에 사과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끝냈지만 어떤 정치인은 절대 다시는 출연하지 않겠다고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틀어져버린 관계를 푸는 데만 6개월, 1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주로 이런 난처한 관계를 푸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서 PD가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후 2시 아이템 점검회의 : 저널리스트, 눈물 흘려도 되나?

점심시간 뒤에는 곧바로 다음날 방송 아이템 회의가 열린다. 김학일 기자와 변상욱 대기자, 권영철 선임기자 등 < 뉴스쇼 > 에 고정출연하는 보도국 기자들도 회의에 참석해 아이디어를 낸다. 보도국과 제작국이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다.

"나승연 대변인처럼 핫(hot)한 인물을 잡아 깊이 들어가는 인터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도청문제가 요즘 심각한데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불러 수신료 인상과 김인규 사장 리더십 문제까지 물어보면 어떨까요?"

"오세훈 무상급식 서명 4000표가 벌써 이상한 표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 집에도 수위가 찾아와 애가 있으면 무조건 작성하라고 하고 용지를 던져주고 가더라구요. 제보자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평창은 다음 주말까지도 계속 갈 것 같아요. 아내에 대한 연시집을 낸 고은 시인이 나와 평창 유치를 기념하는 시라도 하나 읊어주면 화제가 되지 않을까?"

"K리그 승부조작이 어디까지인지 ○○○는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명품담당 기자 늘려 명품소비 부추기는 언론, 조중동 종편 특혜, 해병대 총기사건과 군사심리학 중에 하나하려고. 아니면 (김주하 앵커의 '눈물' 관련해) 저널리스트, 정말 울어도 되나 이런 건 어떨까 싶기도 하고."

"정연주는 KBS 도청이 확정돼야 나올 수 있지. 지금은 좀 밋밋해. '음향뉴스'는 스테레오 타입이기는 하지만 목동이나 롯데월드 빙상장을 알아보는 게 어떨까?"

"커서 연아 언니처럼 될래요, 뭐 이런 거 말이죠?"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 회의실 풍경까지 바꿔놓은 스마트폰. 서병석 PD(왼쪽), 김 앵커, 변상욱 대기자가 회의시간에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고 있다.

다음날 아이템을 정리하고 있던 오후 4시, 메신저에 나승연 대변인 인터뷰가 잡혔다는 작가 메시지가 떴다. 주로 방송시간에 생방송으로 연결할 상황이 안 될 경우 사전 녹음을 하는데, 이번엔 나 대변인의 비행기 시간이 걸렸다. 방송시간에 나 대변인은 귀국행 비행기에 있을 것이다. 10분 분량인데 질문을 던지다보니 녹음시간이 20분을 넘겼다. 녹음방송 편집은 대부분 김 앵커가 한다.

"방송분량에 딱 맞추면 우리가 해주는데, 분량을 더 넘기면 김 앵커가 하고 갑니다."

손 CP가 특유의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 앵커가 단순히 진행만 하는 게 아니라 제작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김 앵커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자신이 방금 한 인터뷰를 잘라내고 덧붙였다.

출근 12시간 만에 퇴근 : 동화책 읽어주는 엄마로 복귀

저녁 6시, 출근한지 12시간이 넘어 김 앵커가 퇴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저녁약속은 절대 잡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침방송을 하려면 잠을 충분히 자두지 않으면 안 된다. 잠이 부족하면 머리회전이 느려져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집에서 그를 기다리는 두 아이 때문이다. 그는 출산과 육아문제로 2년 가까이 진행해 오던 < 뉴스쇼 > 를 1년이나 떠나있었다. 다시 팀에 합류한 게 불과 한 달 보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는 둘째아이를 출산하기 이틀 전까지도 < 뉴스쇼 > 를 진행할 정도로 일에 대한 애착이 컸다. 너무 갑작스럽게 고별방송을 했기 때문에 일부 청취자들이 외압의혹을 제기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새벽에 친정어머니가 오시면 그 차를 타고 제가 출근해요. 어머니가 고생이시죠 뭐. 집에 가면 아이들이 양쪽에서 달려들어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아요. 대부분의 직장여성들의 고민이겠지만 가정과 일 모두 잘해내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김 앵커가 남긴 말이었다.

눈앞에 김 앵커가 빗길을 뚫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두 아이가 뛰어와 품으로 달려들 것이다. 그러면 그는 양팔로 아이들을 하나씩 안고는 동화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됐다가 내일 아침 다시 출근길 라디오 주파수 98.1Mhz에서 시원한 목소리로 다시 청취자들에게 인사를 건넬 것이다. 아류가 아닌,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시사프로 < 김현정의 뉴스쇼 > 를 시작한다는.

김현정 앵커는…

김현정 앵커는 한국일보에서 1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다 2001년 CBS PD에 공채로 입사했다. 입사 초기에는 < 꿈과 음악 사이에 > 와 같은 음악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지난 2005년 < 이슈와 사람 > 의 연출과 진행을 겸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사프로를 맡게 됐다. 지난 2008년 사내에서 진행된 시사프로 진행자 선발 오디션에 지원해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 김현정의 뉴스쇼 > 앵커로 발탁됐다. 프로그램을 맡은 지 1년 만에 한국방송대상 앵커상을 수상하면서 탁월한 진행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3년에는 다큐멘터리 < 보육 100년지 대계 > 로 여성부 남녀평등방송대상 최우수상 수상, 2007년에는 한국프로듀서협회에서 주는 이달의 PD상을 받았을 정도로 제작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팔방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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