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중과세 폐지해도 주택거래 활성화 어려울 듯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사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없애더라도 주택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과거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을 때 도입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 임대주택공급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 폐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을 유보한 양도세 중과제도를 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협의해 항구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부동산 업계는 박 장관이 권 장관 발언에 화답한 만큼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은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를 '투기적 보유자'로 규정해 2주택자는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60%를 양도세로 물리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해 '8·29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에 따라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을 유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행 다주택자는 1주택자와 마찬가지로 양도세 기본세율(6~35%)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3주택자는 주택을 양도할 때 10%포인트 인상된 세율(16~45%)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는 또 종합부동산세를 비과세하는 현행 혜택에서 양도세율을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는 양도세 중과세를 유예했더라도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간주해 세제상 불이익을 지속적으로 준 결과 민간 임대주택 공급 부족으로 전·월세 값만 올라 결국 서민생활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폐지 효과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집값이 내리고 금리는 올라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임대 수익성이 예전보다 못한 만큼 다주택자를 통한 전·월세 공급이 예상만큼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현행 양도세 최고세율은 기본세율(35%)에 지방소득세(3.5%)까지 합치면 38.5%로 다른 국가의 수준(20%)보다 높은 만큼 정부가 양도세 중과세를 철폐하는 것이 맞다"면서 "그러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를 철폐하면 단기적으로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겠다고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홍인표·이호준 기자 ip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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