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대학가 '투룸' 주택사업 뜬다

원룸형 일색인 도시형생활주택 시장에 최근 투룸형 건설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형생활주택이 소형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5·1 건설경기 연착륙 및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지난 21일 전용면적 30㎡ 이상인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해 거실을 구획할 수 있도록 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뒤 사업자들이 투룸형 도시형생활주택 건설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거실을 방처럼 꾸며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투룸형으로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지역에서 투룸형 도시형생활주택 유망지역으로는 강서구 방화동과 가양동 등 지하철 9호선라인과 강동구 성내·천호·암사동, 대학교가 밀집한 성북구 종암·혜화·안암동 등지가 떠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 임대수요가 풍부한 곳으로 투룸형도 역시 분양성이나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하철2호선 지고,9호선 라인 뜨고

부동산업계에서는 투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면적이 30㎡ 이상이어서 분양가격도 원룸형에 비해 높게 책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강남권과 마포 등의 업무지역에서 공급 중인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면적이 16∼20㎡ 정도로 3.3㎡당 분양가격은 1100∼1200만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주요지역에서 공급되는 투룸형은 3.3㎡당 최소 1500만원 정도는 될 것이라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분양가격이 높은 만큼 땅값과 수요층을 고려한 사업부지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들어서는 소형주택전문 사업자들이 지하철 2호선 라인을 피하고 9호선 라인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된 후 강남권 출·퇴근자들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교통이 편리한 방화동과 가양동 등 9호선 라인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하철 2호선 양평역세권에 공급된 일부 도시형생활주택에서는 공실이 발생되기 시작했다. 방화동에서 9호선을 타면 30분 이내 강남권 진입이 가능해 강남권 원룸 수요자들이 9호선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화역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지하철 9호선 개통 이후 월세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으며 역주변에 월세로 들어갈 만한 곳은 오피스텔과 원룸밖에 없다"면서 "이들 중에는 짐이 많아 투룸을 찾는 세입자들이 꽤 있는데 투룸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수요층 분석 통한 최적의 사업지는

대다수 소형주택전문 사업자들은 수요층 분석을 통한 사업지 발굴에 나서고 있다. 대체적으로 원룸·투룸 수요층을 △대학생·교직원 △직장인 △야간업소 종사자 △동대문·명동쪽 의류사업 종사자 △공장노동자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동대문과 명동상권에서 의류사업과 관련돼 움직이는 인구만 하루에 20만명에 달해 동대문구 장안·전농·답십리 지역이 투룸 도시형생활주택 유망 사업지라는 분석도 나왔다. 노원구 상계동과 송파구 방이동 등도 유망사업지로 손꼽힌다.

지하철 8호선 모란역 인근은 강남권 야간업소 종사자들이 몰리면서 소형주택 투자유망지로 부상했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30분 이내 거리이면서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웬만한 강북권 수요를 뛰어넘는다는 게 사업자들의 분석이다.

유엔알컨설팅 김승환 이사는 "요즘 모란역 인근이 도시형생활주택 유망사업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며 "전세난으로 강남권 임대료가 크게 뛰면서 모란역 주변으로 전·월세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모란역 주변은 발전잠재력도 커 현재 원룸공급이 한창이며 투룸형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준비 중인 사업자들도 꽤 많다"고 덧붙였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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