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9 男] 한국 라이벌들의 공략 포인트는?
세계 U-19 남자농구선수권대회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현지시간으로 6월 30일에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리투아니아, 크로아티아, 캐나다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격전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의 건투를 빌며 각 조의 현황을 정리해보았다.
캐나다 | 6월 30일 오후 6시15분
첫 경기 상대 캐나다는 현실적으로 한국이 노려야 할 유일한 상대다.
희소식이 하나 있다. 2010년 아메리칸 U-18 대회에서 득점 1옵션 역할을 했던 마이크 카봉고(1993년생/188cm/가드)와 조력자 카일 윌터(1992년생/205cm/포워드 겸 센터)가 모두 부상을 당해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이 돋보였던 카봉고와,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에 가담했던 윌터의 공백은 큰 손실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얕봐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6월 24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U-19 대표팀간의 친선전 '글로벌 게임'에서 캐나다는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1승 2패를 기록했지만, 브라질과는 4점차 접전(92-96)을 펼쳣고, 호주에게는 76-70으로 이겼다.
현재 대표팀 핵심은 케빈 판고스(1993년생/185cm/가드)다. 제2의 스티브 내쉬로 불리는 백인 가드로, 적어도 공격에서는 카봉고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수비가 약하고 상대의 프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우리 대표팀이 이 점을 노려야 한다.
또 224cm에 달하는 인도출신 센터, 심 불라(1992년생/224cm/센터) 역시 지난 아메리카 U-18 선수권 대회 때에 비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캐나다 U-19 대표팀의 인사이드를 책임지고 있다. 심 볼라는 스피드와 순발력은 떨어지지만, 세트 오펜스에서 강점을 보이며 자신의 큰 신장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수비에서 손만 들고 있어도 상대가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최근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글로벌 게임'에서도 심 볼라는 절정의 컨디션을 선보이며 3경기동안 평균 18.0점, 6.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우리는 앞선부터 철저하게 심 볼라에게 들어가는 패스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201cm의 다재다능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네구스 웹스터-첸(1993년생/201cm/포워드)의 수비능력과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주(州)의 최고 유망주로, 벌써부터 많은 NCAA 1부 대학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스테판 얀코비치(1993년생/208cm/포워드 겸 센터)의 전방위 공격능력도 조심해야 된다.
현재 캐나다 대표팀은 대한민국 U-19 대표팀의 전력을 세계 U-17 선수권 대회 때의 대한민국 U-17 대표팀의 모습을 떠올렸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실제 『FIBA.COM』에서의 한국 팀의 대회 프리뷰에도 작년 세계 U-17 선수권 대회에서 맹활약하며 평균 득점과 어시스트 부문에서 각각 5위, 9위에 올랐던 이동엽(1994년생/194cm/가드), 평균 득점 7위에 올랐던 문성곤(1993년생/194cm/포워드)의 이름만이 거론될 뿐, 다른 선수들의 이름은 전혀 거론되고 있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동엽과 문성곤 외에 다른 대한민국 선수들의 분발이 중요한 시점이며, 대한민국 코칭 스태프는 3점슛에 의존하는 경기보다는 기동력이 떨어지는 심 볼라를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또 포인트가드 케빈 판고스의 빈약한 수비력을 노려, 대한민국의 가드, 포워드, 센터 할 것 없이 모든 선수들이 많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상대를 공략해야 할 것이다.
리투아니아 | 7월 1일 오후 6시15분
2010년 유럽 U-18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리투아니아는 일찌감치 올해 3월 21일 예비 24인 명단을 발표하면서 세계 U-19 남자농구 선수권 대회를 대비하기 위한 철저한 사전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6월 16일, 리투아니아는 최종 15인(3명은 부상대비)로스터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 U-19 남자농구 선수권 대회 마지막 담금질을 시작했다.
최근 리투아니아는 리투아니아 U-20 대표팀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 1패를 거두었으며, 글로벌 게임에서는 아르헨티나(69-43 승), 호주(80-70 승), 미국(108-75 승)전에서 전승을 거두었다. 덕분에 리투아니아 U-19 대표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무엇보다 리투아니아 U-19 대표팀 에이스, 요나스 발렌시우나스(1992년생/210cm/센터)의 위력이 작년 유럽 U-18 선수권 대회에 비해 더 좋아졌고, 리투아니아의 앞선 신장이 190cm 가까이 되거나 190cm가 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한민국 U-19 대표팀은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리투아니아 U-19 대표팀에게도 걱정거리는 있다.
작년 유럽 U-18 선수권 대회에서 팀의 2옵션 역할을 했던 데비다스 푸키스(1992년생/196cm/가드)가 작년 미국에서 다친 발목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
사실, 푸키스의 공백은 현재 리투아니아 U-19 대표팀의 전력에 큰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다. 그만큼 리투아니아 대표팀의 선수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다만, 푸키스의 몸상태가 정말 좋지 않다면 우리는 오히려 역으로 푸키스 쪽을 맡고 있는 선수에게 공을 몰아주면서 공략을 시도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크로아티아 | 7월 2일 오후 4시
크로아티아 U-19 대표팀은 아디다스 유로캠프에 참가해 경기력을 끌어올렸으며, 러시아 U-19 대표팀과의 세 차례 평가전(1승 2패를 기록)을 치르며 실전 감각을 키웠다.
현재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에이스가 다리오 사리치(1994년생/208cm/가드 겸 포워드)라는 것은 작년 유럽 U-18 선수권이나 올해나 변함이 없다. 사리치의 상승세는 2011년에도 꺾이지 않았다.
'유럽 유스(youth)팀들간의 유로리그' 라고 불리는 나이키 인터내셔널 토너먼트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을 보였다.
게다가 이번 크로아티아 U-19 대표팀은 사리치의 원맨팀이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그 결과물이 바로 조력자 마리오 히존야(1995년생/196cm/가드)다.
지난 6월 11일부터 2박 3일간 이탈리아 트레비소에서 열린 아디다스 유로캠프에서 히존야의 활약은 대단히 빛났는데, 세르비아 U-19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는 17득점을 기록하면서 크로아티아의 승리(86-65)를 이끌었다. 당시 상황을 보도한 『NBA 드래프트 넷』에 따르면 한 NBA 스카우터는 이때 히존야의 모습을 보고 "드라젠 페트로비치 이후 유럽 농구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며, 마르코 벨리넬리(현 뉴올리언즈 호넷츠)와 루디 페르난데즈(현 댈러스 매버릭스)의 16세 시절보다도 낫다"라는 극찬을 늘어놓기도 했다. 과거 '유럽의 마이클 조던' 이라 불리며 유럽 최고의 농구스타로 평가받았던 드라젠 페트로비치의 재능에 비견되는 평가를 받은 선수라면 만만히 볼 선수는 아닌 셈.
그러나 크로아티아 U-19 대표팀에게도 약점은 있다. 화려한 가드진과 포워드진에 비해 센터진의 실력이 떨어지며 팀의 에이스, 다리오 사리치, 마리오 히존야, 미슬레브 브조야(1994년생/196cm/가드 겸 포워드)등 사실상 팀의 주축 선수들이 모두 세계 U-19 선수권 대회에 나온 선수들에 비해서는 2-3살 정도 어리다. 그만큼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을 경우 어린 선수들이기에 정신적인 면에서 한순간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
비록 대한민국 U-19 대표팀과 전력 차이가 많이 나는 팀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U-19 대표팀이 승패를 떠나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이런 크로아티아의 약점을 잘 이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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