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공립고' 울산 문현고 창의학습 프로그램 시선 집중
강현민군(16·울산 문현고 1년)은 요즘 교내 동아리 활동 시간이 무척 기다려진다. 평소 관심이 많은 인문사회 분야의 여러 주제를 놓고 학우들과 마음껏 토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군은 "주입식 수업 위주의 따분함이 없는 교육 프로그램이 너무 좋다"면서 "우리 학교의 정규 교과목인 '과제연구'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 문현고의 창의학습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문현고는 올해 울산에서는 처음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되면서 교육 과정의 특성화와 인성·진로교육의 활성화를 교육 목표로 정했다.

울산 문현고 학생들이 인문학 동아리 활동으로 지역서점 살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문현고 제공영어수업에서는 정규 교과서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일부를 발췌한 교재를 병행해 사용한다. 특정 단원이 끝나면 학생들이 배운 것을 바탕으로 영어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이는 영어능력 평가의 기준이 된다. 문현고가 자랑하는 것은 '과제연구'다. 1주일에 2시간씩 편성한 정규 교육 과정이다. 학생들은 특정 주제를 정해 연구한 결과를 학기말까지 50쪽 안팎의 논문으로 제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연계 학생들은 시중에 판매되는 샴푸의 성능을 비교 분석해 '모발에 가장 좋은 샴푸는 어떤 것인가'에 관한 논문을 쓰거나, 인문계 학생들은 '재래시장 살리기 방안' 등에 관해 연구한다.
동아리 활동은 학습과 진로 및 봉사활동을 연계토록 하고 있다. 문현고에는 인문학·영어토론·과학실험·미술 등 동아리 16개가 있다. 학생들은 장래희망에 따라 동아리에 가입해 1주일에 4시간씩 활동한다.
인문·사회계열의 대학 진학희망자는 지역서점 살리기 캠페인을 벌였다. 영어 전공희망자는 동시통역사 초청 강연을 들었다. 미술 동아리는 울산 동구의 대표적 슬럼가인 일산진마을에서 벽화를 그리는 미술체험과 함께 봉사활동을 벌였다.
학습능률을 높이기 위해 '문현 기네스'도 만들었다. 제한된 시간 내 어휘암기하기, 책 속에 나타난 주제 파악하기 같은 기록측정 행사를 만들고, 최고 기록자에게 인증서를 수여하는 등 학습 흥미를 높이고 있다.
문현고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다. 그 대신 장래희망과 연계된 '테마형 체험기행'을 한다. 향후 대학에서 경영·경제 등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은 한국은행 본점과 금융박물관 등을 탐방한다.
역사학을 공부하려는 학생은 서울의 한옥마을이나 국립중앙박물관을 돌아본다. 자연과학 분야 희망자들은 나로호 우주센터 등 과학기술기관을 방문해 이해의 폭을 넓힌다.
이 학교는 명사초청 강연도 자주 연다.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의 저자인 시인 정호승 초청 강연(4월)을 비롯, 영산대 배병삼 교수의 '논어의 현대적 의의'(5월), <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 의 저자 이은희 초청 강연(6월) 등이 잇따라 열렸다. 교사들이 강사로 나서 '나'를 주제로 '나와 공동체' '나와 지역사회' '나와 세계' 등에 관한 인문학 강좌를 열기도 했다.
이경영 연구부장은 "창의교육 프로그램이 소문나면서 전국의 여러 교육기관과 학교가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에 어울리는 청소년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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