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1.8키로미터, 개성이 코앞에..'강화평화전망대'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2011. 6. 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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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마을 논두렁에 북한 사람 보이네. 북한이 바로 코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다니,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나는구먼." 강화도를 여행 중인 김본기(63·남)씨가 커다란 망원경을 보며 감격한 듯 말했다.

여행 명소로 가득한 강화도에서 강화평화전망대는 여느 전망대와 달리 북한의 평야 지대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북한과 1.8㎞ 사이를 두고 민간인통제구역에 자리 잡은 평화전망대는 과거에는 군인만 근무하는 초소였다. 이후 이곳은 남북의 평화무드 조성으로 2008년 9월 평화전망대를 개관했고 내·외국인에게 안보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화읍을 지나자 군부대의 민통선 검문소가 보였다. 이곳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군인이 출입 표찰을 주는데, 그것을 자동차 앞에 부착하고 5분쯤 달리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입구로 들어가니 1층에는 개방된 형태의 야외 전망대가 있다. 육안으로도 어렴풋이 북한의 마을을 볼 수 있는데, 그곳이 바로 개성특별시 개풍군이다.

평화전망대 강창학 담당자는 "오늘은 해무(海霧: 해상 안개) 때문에 근접 마을만 보이지만, 날씨가 좋은 날에는 송악산 정상까지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3층 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는 크게 실내와 실외 전망대로 분류되며 두 곳 모두 고성능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다. 특히 실내 전망대에는 전망시설과 함께 흐린 날씨에도 북한 전경을 볼 수 있도록 영상 스크린이 준비돼 있다.

망원경 속 북한의 모습은 남한의 보통 시골 모습과 다를 바 없는데, 유독 자전거를 타는 북한사람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이는 개성 주민이 북한 당국을 대신해 농사를 지어 그 보상으로 자전거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망대 관람을 마치고 2층 전시관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의 배경과 국내·외 전쟁 발발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시했다. 전시관을 관람하던 중 전쟁 당시 사용했던 철모가 눈에 띄었다. 포탄에 구멍 뚫린 체 녹슬어버린 철모가 전쟁의 참혹함과 지나간 세월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전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던 문지숙(전북 군산, 38) 씨는 "며칠 전 학교에서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아이들에게 통일에 대해서 그림을 그리는 과제가 있었는데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 교육에 도움도 되고 여행도 할 겸 이곳에 찾아왔어요."라고 말했다.

전시관을 둘러보고 1층으로 내려오자 '통일염원소'라는 푯말이 보인다. 그 밑에는 메모지를 하나씩 연결해서 만든 종이 나무가 있다. 이곳은 관람객들이 통일을 염원하는 메모를 작성해 직접 나무에 다는 곳이다.

야외로 나오면 전망대 옆에 망배단(望拜壇: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고 조상을 추모하는 제단)과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가 북한을 마주 보고 있었다. 이곳에선 그리운 금강산 노래가 흘러나오며 고요한 남과 북의 적막을 깨고 있다.

전망대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년에 새롭게 개관한 '강화역사박물관'이 보였다. 이곳은 강화도에 흩어져 있던 유물들을 모두 모아 전시한 곳이다.

특히 강화도의 옛 모습을 인형과 모형으로 재현한 박물관은 어린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같은 모형은 개국시원부터 청동기시대, 고려, 조선, 근ㆍ현대시대까지의 강화도의 역사를 차례로 보여줬다.

박물관까지 관람을 마치고 나니 배가 출출해졌다. 강화읍을 지나가는 길 곳곳에 참게집이 보였다. 평소 맛보기 쉽지 않은 음식인 참게요리를 먹기 위해 강화읍 국화리에 있는 참게 전문 식당을 찾았다.

참게정식을 시키니 게장, 참게찜, 탕 ,돌솥밥이 모두 나왔다. 노란 알을 품은 암컷 참게장을 돌솥밥에 한 숟가락 비벼 먹었다. 입안에 들어간 참게장은 간장게장과 달리 짜거나 비리지 않으며 오히려 고소한 끝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참게찜과 탕 역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냈고, 밥 한 공기를 뚝딱 해결해줬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던 참게요리를 먹으니 괜히 기분까지 좋아졌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좀 더 의미 있는 여행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의 실제 생활 모습까지 볼 수 있는 강화평화전망대를 꼭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 강화평화전망대 :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산6-1■ 강화역사박물관 : 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 강화대로 994-19■ 국화호수(참게 식당)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국화리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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