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위 첨단 기상대' 떴다
[동아일보]
"라디오존데 발사 준비." 25일 전남 목포시 항동 목포항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해상. 국내 최초의 기상관측선인 500t급 선박 '기상 1호' 선내에 이 같은 방송이 나오자 선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3층 갑판에 설치된 가로세로 약 2m 크기의 상자 뚜껑이 자동으로 열리더니 지름 1.5m 크기의 흰색 풍선이 초고층기상관측장비인 라디오존데를 매달고 하늘로 빠르게 솟아올랐다. 이 장비는 20km 상공까지 올라가 높이별 기온, 풍속, 풍향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지상으로 전송한다.
라디오존데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아지자 다시 "해수수온염분측정기를 준비하라"는 선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배 한쪽 문이 열리고 크레인에 매달린 원통형 측정기가 수면 8m 아래로 내려갔다.
서장원 해양기상과장은 "수온 관측은 한반도에 내릴 비나 눈의 양을 예측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라며 "기상 1호 바닥에도 표층수온 측정기가 설치돼 기상청으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고 말했다.
133억 원을 투자해 설계부터 건조까지 3년이 걸린 기상 1호는 기상청의 '숙원 사업'이었다. 예보가 틀릴 때마다 바다 기상 정보를 제대로 수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이렇다 할 관측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0년 1월 서울에 25.8cm의 눈이 쌓였을 때도 서해상에서 눈구름이 수증기를 급격히 빨아들이면서 발달했다는 내용을 제때 파악하지 못해 예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상청 측은 "그동안 해양 기상은 연구에 활용할 목적으로만 150t급 소형 선박에 꼭 필요한 기상장비를 싣고 나가 관측해 왔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미세먼지 측정 장비와 초음파 해류 관측 장비까지 설치된 기상 1호로 풍랑주의보가 발효돼도 해양 기상을 관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 배를 일반 선박의 연간 항해일수(약 120일)보다 많은 연간 160일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상 1호는 기상관측 임무뿐만 아니라 배에 설치된 음성통신장비를 통해 주변 선박에 해양 기상정보나 안전항해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엄원근 기상청 관측기반국장은 "기상 1호 취항으로 해양기상 관측 능력을 높여 기상예보 정확도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30일 인천항 제1부두에서 문정호 환경부 차관, 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상 1호 취항식을 열고 공식 해양기상 관측 업무를 시작했다.
목포=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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