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가 부러워하는 한국 일자리

이경숙 기자, 홍주선 객원 기자 2011. 5. 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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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홍주선 객원기자][[쿨머니, 행복일터 DIY] < 1 > 에코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일자리, 위누]

↑위누 작가들 ⓒ위누

폐현수막으로 멸종새 시리즈를 만들어 사라진 존재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제품디자이너, 아이 키우느라 일을 그만 뒀던 명문대 출신 디자이너, 펠트 즉 털로 만든 천으로 공예품을 만들어 친환경 메시지를 전하는 손바느질 작가.

모두들 하고 싶은 일을 잘할 만한 재능이 있었다. 그런 재능이 있어도 돈 벌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생각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일자리를 만들자.'

이런 작가 23명이 뭉쳐 일자리를 만들었다. 사회적기업 위누( www.weenu.com)다. 2007년 설립된 이 기업은 지난해 10월 서울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제품 아닌 작품을 선물 하세요" =

위누의 모토는 '그린 아트 그린 크래프트'. 우리말로 풀자면 친환경 예술, 친환경 공예품을 지향한단 얘기다.

예술만 하던 작가들이 운영하는 기업이지만 4년의 세월을 버틴 업력은 만만치 않다. 위누의 DIY(Do it your self) 뜨개질 브랜드인 '박스데이'는 목도리 세트로 2007~2008년 유명 오픈마켓의 크리스마스 선물 분야, 남자친구 선물 분야 1위를 기록했다. 제품의 만들기부터 포장까지 모두 해결해주는 아이디어가 인기요인이었다.

H몰, 이로운몰 등 사회적 제품을 파는 쇼핑몰에서도 위누 디자인은 눈에 띈다. 작가의 철학이 독특한 개성을 부여한다. 대표작이 박민지 작가 브랜드 '페니캔디(Penny Candy)'의 '러브 오브 체인' 열쇠고리 DIY 키트(kit)다.

구매자가 직접 바느질해 완성하는 이 열쇠고리는 하트 모양의 세 가지가 한 세트를 이룬다. 한 끝이 열려 있어 셋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연인, 부부, 친구들의 '커플용 선물'로 잘 팔린다.

페니캔디의 개성은 재료에서 나온다. 폐현수막을 수거해 세탁한 후 열전사 인쇄를 해서 손때를 타면 색깔이 점점 진해진다. 그 자체로 친환경 메시지를 담았다. 멸종위기 새 5종 DIY 키트를 그 위에 얹어 새 둥지 모양을 연출할 수도 있다.

강혜용 이로운몰 상품기획사업팀장은 "위누는 좀 더 특별하고 나만의 선물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며 "최첨단 기술제품과 가공품이 넘쳐나는 시장 속에서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선물을 찾고 있는 소비자 수요를 잡아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 도쿄의 디자인페스타갤러리. ⓒ디자인페스타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일자리=

제품 디자인과 창작 활동을 병행하는 위누의 사업모델은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위누 작가 중 13명은 지난 23일까지 4일 동안 일본 하라주쿠의 디자인페스타갤러리에서 '위누 아트+플레이' 전시회를 열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미술이벤트기획회사인 디자인페스타로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연 초대전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허미호 위누 대표는 "전시회 후 위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는 갤러리, 기획사들의 문의가 이미 20여 건을 넘었다"고 말했다. 일본 작가들로부터도 연락이 왔다. 자신도 위누에 소속되어 일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마망베베 인형을 안고 있는 길고운 작가. ⓒ홍주선

DIY 인형 브랜드 '마망베베'를 내놓은 길고운 작가는 '일'이 재밌다. 그는 "많은 인력이 모여 하나의 제품을 양산하는 일반기업의 디자인 파트와는 달리 위누에선 '이것은 내 것'이라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산업디자인과를 나와 한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했던 길 작가는 결혼 후 일을 그만 둬야 했다. 야근이 잦아 어린 딸을 키우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이로 인해 새로운 커리어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기를 키우며 재능을 살릴 일을 찾아 인형·턱받이·딸랑이를 만들기 시작한 덕분에 지금 '섬유작가'라는 타이틀과 재밌는 일자리를 함께 얻게 됐다는 것이다.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인 그는 6월2일까지 파주시 헤이리의 갤러리이레에서 열리는 '오월애(5月愛)'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다.

공예작가한테 일자리와 창작의 기회를 함께 주려고 한 위누의 시도는 가치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작가들의 작품을 반제품이 아니라 완제품으로 팔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허미호 위누 대표는 "국내 시장에선 개별 작가들이 쇼핑몰이나 벼룩시장에서 작품을 선보여도 소비자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며 "DIY제품으로 소비자의 눈을 열어 장기적으로는 수공예 작가를 위한 완제품 시장까지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씨즈(SEEDS)의 김종휘 청년 네트워크사업단 단장은 "문화예술 전공자가 자신의 전공으로 일자리를 만들려면 자신의 프레임워크 즉 사고의 틀을 수요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국내에서 문화예술 분야는 이미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태"라며 "자신의 문화예술 경험에 기반하되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소하는 솔루션에서 수요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시장 진입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수요는 반드시 문서가 아닌 현장에서 확인하라"고 덧붙였다.

엄마도 아기도 행복한 일자리 위누를 워킹맘이 체험하다

↑페니캔디의 러브 오브 체인 열쇠고리 세트와 멸종새 시리즈. ⓒ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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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홍주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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