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가 주목받는 이유

문혜원 기자 2011. 5. 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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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과감한 리노베이션, 고객과 '通'했다]

호텔업계에 한식당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기존에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들이 주목 받고 있다. 한복 입은 고객의 출입을 제한시킨 호텔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과 달리 우리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호텔이란 인식이 덧씌워졌다.

대표적인 곳이 한식당 '무궁화'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호텔이다. 지난해 말 50억원을 들여 리노베이션까지 하며 한식당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자연스럽게 롯데호텔의 한식당 운영 철학과 노하우에 대해서도 호텔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롯데호텔의 韓식당 사랑

특1급호텔 한식당은 1990년대만 해도 10개에 달했지만 현재는 4곳으로 줄었다. 롯데호텔을 비롯해 워커힐호텔(온달, 명월관), 르네상스호텔(사비루), 메이필드호텔(낙원) 만이 한식당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식당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호텔들은 한목소리로 "한식당은 운영이 어렵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음식재료에 손이 많이 가고 메뉴 선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집에서 늘 먹는 음식을 비싼 돈 내며 먹으려는 내국인이 많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이유다.

그런 가운데 롯데호텔의 무궁화는 다른 호텔과 차별화된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1979년 롯데호텔 개관과 동시에 오픈한 무궁화는 특급호텔 한식당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무궁화는 원래 지하 1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11월 공격적인 리노베이션을 단행했다. 롯데호텔 구관 최고층인 38층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있던 VIP 클럽라운지 메트로폴리탄을 없앴다. 한식당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메트로폴리탄은 정재계 인물들이 회동하던 장소였으나 2000년대로 오면서 매출이 떨어졌다"며 "한식당으로 바꾸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였다"고 말했다. 프렌치 레스토랑과 일식당이 본관과 신관 맨 꼭대기층을 차지하고 있는데 한식당이 지하 1층에 있다는 것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탓도 있다.

롯데는 때마침 국내에서 열린 G20에 맞춰 50억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단행했다. 결과는 매출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무궁화는 하루 매출이 1200만원에서 1500만원에 이른다. 리노베이션 전보다 2.5배 늘어난 것이다.

임성준 무궁화 지배인은 "무궁화는 리노베이션 이후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며 "아직 완성체라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고객의 소리를 적극 반영하며 더욱 내실을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임 지배인은 최근 호텔 한식당 논란으로 무궁화가 호재를 만났다는 말에도 손사래를 쳤다. 그는 "지금까지 없던 경쟁이 생길 것 같아 오히려 걱정"이라면서도 "상호보완하면서 한식당이 더 발전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궁화의 운영 노하우는?

롯데호텔의 한식당 운영 철학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과감한 투자, 적극적인 서비스 그리고 친 고객적인 메뉴 구성 등이다.

롯데호텔 1층엔 무궁화를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다.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38층에 다다르면 배흘림기둥을 지나 한식당 같지 않은 현대적인 분위기의 홀이 나온다. 이 홀 너머로 북쪽으로는 북한산과 청와대가, 남쪽으로는 남산의 전경이 가슴이 탁 트이도록 펼쳐진다.

무궁화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은 6개월간 진행됐다. 독일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네스 게를라흐의 디자인으로 실내장식을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변모시켰다.

실내는 메인 홀과 7개의 별실로 구성했다. 별실은 리노베이션 이후 매 시간 예약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누리, 가람, 라온, 다솜, 바람, 수피아, 마루 등 순우리말 별실에는 각각의 이름에 걸맞은 벽화와 장식으로 분위기를 냈다.

서비스에도 보다 적극성을 띄었다. "칠향오리구이는 이순신 장군이 승전 때 꼭 먹었던 음식이라고 합니다. 오리는 돼지고기와 달리 몸에 들어가도 지방이 쌓이지 않고 영양도 풍부합니다." 무궁화 5월의 메뉴인 칠향오리구이에 대한 임 지배인의 설명이다. 무궁화에서는 손님이 메뉴를 주문하기 전에 이같이 메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존에는 손님이 주문을 하면 그대로 서비스만 하면 됐다. 기존 일반적인 서비스를 '수동적'이라고 한다면 리노베이션된 서비스는 '적극적'이다. 임 지배인은 "특히 외국인 손님들이 굉장히 흥미로워한다"며 "맛과 함께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메뉴도 과감히 변경했다. 단품을 없애고 코스요리만 구성한 것이다. 매운 맛의 강도를 낮춰 외국인도 거부감이 안들게 했다. 임 지배인은 "외국인 손님을 배려하기 위해 한식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렸다"며 "일식이 세계적인 요리대회인 미슐랭에서 프랑스보다 앞설 수 있는 것도 세계화한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또 매달 주 메뉴를 바꾸고 이에 어울리는 40여종의 한식 매칭 와인 콜렉션, 전통차 소믈리에의 음료매칭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임 지배인은 "한식은 맛이 강해 어울리는 술이 독주밖에 없었다"라며 "소믈리에들이 한식과 가장 적합한 와인과 전통주를 연구해 손님들에게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요리로 바꾸고 음료 비중을 높인 것이 매출증대의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호텔 한식당에 배점 더 줄까?

한식당 논란 이후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3일 "한식당 운영점수를 조금 높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식당이 없으면 특급호텔을 받지 못할 정도로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었을까? 문광부 측은 이후 해명자료를 냈다. 한식당 운영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배점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3월 말 재개정된 호텔등급 평가기준을 또다시 개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섣불리 결정했다가 한식당 하나로 전반적인 호텔 등급 기준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 호텔업 등급 평가기준은 700점 만점에 630점 이상이면 특1급을 받을 수 있다. 기본평가부문은 ▲공용공간 및 서비스 205점 ▲객실 및 욕실 300점 ▲ 부대시설 195점 3가지 항목이다. 부가적으로 80점을 가감할 수 있다. 현재 한식당 가점은 기본항목에서 3~4점이지만 2009년부터 한식당 운영시 보너스 20점을 더 주고 있다.

특1급호텔들은 지금까지 한식당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다른 기준을 높여 점수를 받았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신라호텔도 아직 한식당을 운영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한식당을 폐쇄한 것이 늘 아쉬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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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문혜원기자 gi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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