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뜯어가고.. 지붕 빗물받이 훔치고..'황당절도' 기승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최근들어 황당한 절도범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남의 집 대문은 물론 지붕 빗물받이에 이제는 컴퓨터 모니터까지 돈이 되는 것은 뭐든지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남의 집 대문을 통째로 뜯어다가 팔아먹은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달 15일 남의 집 대문을 통째로 뜯어다가 내다 판 유모(26)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유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동구 일대 주택가를 돌며 철이나 스테인리스로 된 현관문 12개(시가 400만원 상당)를 훔쳤다.
유씨는 리어카를 끌고 다니면서 단독주택에 있는 대문을 들어 올려 뜯어냈다. 폐지를 수집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리어카를 끌고 다녔다고 한다.
그는 훔친 대문들을 고물상 다섯곳에 내다 팔아 5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송모(46)씨는 지난 1일 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주택가 건물 외벽이나 지붕에 설치돼 있는 구리로 된 빗물받이를 몰래 훔쳐 팔았기 때문이다.
송씨는 지난 2월말부터 최근까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윤모(69·여)씨의 집 등 6곳에서 모두 140만원 상당의 빗물받이를 훔쳤다.
이렇다 할 직업이 없었던 송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포구 일대를 돌며 빗물받이를 훔쳤던 것이다.
그러나 송씨가 손에 쥔 돈은 불과 11만2000원 뿐이었다. 훔친 빗물받이를 고물상에 내다팔면 ㎏당 8000원∼9000원밖에 받지 못했던 탓이다.
지난 3월에는 울산에서 배달원을 가장한 남성들이 아파트 단지를 돌며 구리로 된 소방 분사구 900여개를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
이같은 금속류 도난은 구리와 알루미늄 등의 비철 금속과 고철 가격이 20% 이상 급등하면서 빈발하고 있다. 실제로 스테인리스 대문의 경우 고철상에서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 원자재 가격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구리를 비롯해 고철을 훔치는 절도사건이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고철뿐만이 아니다. 컴퓨터 모니터를 비롯해 철판, 심지어 현금 인출기도 절도범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문모(50)씨는 지난해 3월23일 오전 11시께 서울 봉천동 김모(39)씨의 빈집에 들어가 15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쳤다.
문씨는 물건을 훔쳐 나오다 대문 근처에 설치된 CCTV 화면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기록을 없애기 위해 모니터도 가지고 나왔다. CCTV 영상이 본체에 기록되는 것은 모른 채 컴퓨터 모니터만 가져갔던 것이다.
전과 19범인 문씨는 20여년간 감옥에서 생활해 첨단기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월 문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인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철판을 훔친 청소부도 있었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지난 4일 철판 제단 공장에서 상습적으로 철조각을 훔친 김모(59)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달 11일 오후 11시30분께 경기 하남시 하산곡동 철판 제단 공장에서 철조각을 훔쳐 나오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6차례에 걸쳐 모두 150만원 상당의 철조각 3t을 훔쳤다.
현금인출기를 통째로 훔쳐 달아나는 절도범도 있어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상가건물에 설치된 사설 현금인출기가 통째로 도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7시30분께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고잔역 인근 A상가건물 1층 전자담배가게 옆에 설치된 사설업체의 현금인출기가 사라졌다. 도난당한 현금인출기는 무게가 400㎏ 가량으로 당시 현금 470여만원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현금인출기 인근 도로 등에 설치된 CCTV 분석과 동일전과자 수사 등을 통해 범인을 추적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충북 음성의 한 골프장에서 화물차와 은행 현금인출기가 통째로 도난당했다. 그러나 골프장 인근 개울가에서 버려진 화물차와 현금인출기가 발견됐다.
도난당했던 현금인출기는 골프장이 지난해 12월 임시로 문을 열면서 설치됐으며 2주전에 4000만원의 현금이 입금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황당절도의 경우 이른바 '생계형 범죄'의 연장선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보니 돈이 되는 것이면 뭐든지 훔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1만~2만원도 절실하다는게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황당절도는 소위 생활능력이 없는 사람들로부터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의 고용문제나 복지적인 문제를 우리사회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창원 경찰대학교 교수는 "일반적으로 설마 적발될까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며 "작은 일이라도 확실하게 처벌하는 것이 이러한 범죄를 근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표 교수는 "개인의 입장에서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는 기본적 가치관을 성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국가와 사회가 복지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kbae@newsis.com
<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재혼' 강성연 남편, 유명 방송 의사였네
- 경찰, 밀양 성폭행 피해자 입건…유튜버에 가해자 실명·주민번호 유출
- 권민아 "18년 전 성폭행 피해…'강간죄' 인정"
- 하림, 5·18 폭동 비하에 "명백한 2차 가해" 일침
- MC몽 "못 다한 얘기 하겠다" 2차 라방 강행
- "내일 스벅 들려야지" 국힘 충북도당 5·18 폄훼 SNS 논란
- 이요원 극단적 T 성향 "속상한 건 자신이 감당해야"
- '최진실 사단' 총출동…딸 최준희 결혼서 눈물바다
- 소유 "68kg까지 쪘는데…하루 3시간 씩 헬스했다"
- "배우들 희생양은 그만"…최태성 작심 발언 후 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