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서] 강설 황제내경 (黃帝內經) 1·2

2011. 5. 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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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古의 동양학 고전에 숨어있는 삶의 지혜

[세계일보]

며칠 전 '정의란 무엇인가'가 나온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100만 부가 넘게 팔렸다는 뉴스를 접했다. 쉽지 않은 인문교양서적을 '2010년 올해의 책'으로까지 만든 그 원천은 무엇일까 잠시나마 골똘히 생각해보았는데, 이내 부러움으로 바뀌었다. 재미 없다고 여기는 인문서가 밀리언셀러가 됐기 때문이다.

한의학을 올바르고 널리 알리는 데 책임이 있는 한의대 교수로서 그간 간절히 바랐던 것은, 일반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한의학 관련 도서의 등장이었다. 본시 '강설 황제내경(黃帝內經)'은 한의학 전공자도 만만히 볼 수 없는 데다 아무리 강의하듯 쉽게 설명해도 대중적 인기까지 기대하기는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문사철(文史哲)·유불선(儒佛仙)·천문지리인사(天文地理人事)의 본체가 동양학이고, 동양학의 가장 오래된 고전 중의 하나가 곧 이 책임을 감안하면 그렇게 볼 수도 없다.

이 책은 베이징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류창린(劉長林) 연구교수가 '내경의 철학과 한의학의 방법'이란 제목 아래 총 14장으로 저술했다. 청홍출판사가 1∼7장은 1권으로, 8∼14장은 2권으로 묶어 펴냈고, 철학과 한의학을 전공한 김교빈·성근제·김수중·박석준·조남호·정우진 등 여섯 명이 우리말로 옮겼다. 1권은 유불선으로 대표되는 동양철학, 천문·지리·인사 등 동양학의 형성과 기원을 서술했다. 2권은 동양학을 기반으로 한 동양의학, 즉 병의 원인·진단·치료원칙, 침과 뜸, 오운육기(五運六氣) 등에 관한 설명을 담았다.

안세영 경희대 한의과대 주임교수

마지막 14장은 '논리와 모형'이라는 소제목 아래 '황제내경'을 관통하는 철학적 인식론에 대한 해설이다. 특히 마지막 장은 철학을 전공한 저자의 진가가 드러나는 대목으로, 독자들 또한 가장 먼저 읽어야 할 부분이다. 16세기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근대 과학의 '귀납법'을 바탕으로 한 서양의학과, 삼단논법으로 대표되는 '연역법'에 기초한 한의학이 근본적으로 얼마나 다른 의학인지 극명하게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파란 안경을 쓰면 세상이 온통 파랗게 보이고, 빨간 안경을 쓰면 세상이 온통 빨갛게 보인다"는 말처럼,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인체를 보는 '관점'이 완연히 다르다는 걸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다. 요즘 말로 "다른 거지, 틀린 게 아니다"라고나 할까?

'철학(philosophy)'의 어원은 세상의 근본 이치를 깨닫기 위한 '지혜(sophia)'를 '사랑(philos)'한다는 뜻이고, '과학(science)'은 어떤 사물을 안다(scire)는 '앎' 또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서양 문물을 먼저 접한 일본 학자 '니시 아마네(西周)'에 의해 이들 용어가 '철학(哲學)'과 '과학(科學)'으로 번역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차용되고 있지만,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이를 각각 '궁리(窮理)'와 '격치(格致)'라 했다. 아마 모든 사람들(철학자라면 더더욱)의 꿈은 '격물치지(格物致知)'의 결과로 얻은 올바른 '앎'으로 만물의 이치를 궁구하는 것일 게다.

저자가 2500년 전의 낡은 책자를 꼼꼼하게 분석해서 최대한 쉽게 풀이한 까닭도, 역자들이 긴 시간 동안 번역에 노력을 기울인 이유도, 원전에 숨어 있는 삶의 지혜를 동시대 사람들과 함께 골고루 나누기 위함일 것이다. 이 시대의 지나친 물질문명의 폐해를 바로잡으려면 시쳇말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발상의 전환은 곧 '관점의 변화'를 뜻한다는 의미에서 일독을 권한다.

안세영 경희대 한의과대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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