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가시나무새, '정통 VS 진부' 경계를 헤매다

2011. 5. 6. 15: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NTN 임영진 기자] KBS2TV 월화드라마 '가시나무새'가 방황을 끝냈다.

'가시나무새'가 5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실타래처럼 엉킨 서정은(한혜진 분), 한유경(김민정 분)의 악연도 제자리를 찾았다.

이날 방송에서 서정은은 7년 전 톱 배우 이애린(윤명자, 차화연 분)을 한 순간에 바닥으로 내몬 인물이며 그의 숨겨진 자식이라는 소문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같은 시각 한유경은 자가면역성간염의 증상악화로 사경을 헤맸다.

끝까지 착한 서정은은 한유경을 집으로 데려와 지극정성으로 간호했고 죽을 때까지 악할 것 같던 한유경은 "서한별 엄마는 서정은이다"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서정은에게는 자신을 엄마라고 불러주는 딸 서한별과 "나에게 와줘 고맙다"고 말하는 남자 이영조(주상욱 분)가 남았다. 한유경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불변의 진리로 배우 이애린이 아닌 윤명자라는 이름의 엄마를 얻었다.

# 스토리: 진부함 남기고 긴장감 떨어뜨렸다

'가시나무새' 제작진은 방송에 앞서 "정통 멜로드라마를 지향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가수 이소라도 '가시나무새' OST '그 사람이 떠나갑니다'에 참여하게 된 계기로 "정통 멜로를 표방한 '가수나무새'에 힘을 실어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복수를 위해 살아왔지만 사랑 앞에서 작아지는 분노와 원망, 눈물을 머금은 어쩔 수 없는 선택 등은 정통 멜로를 추구한 '가시나무새'를 지켰다. 하지만 그만큼 훤히 들여다보이는 스토리는 시청자들에게 극적 긴장감을 안겨주지 못했다.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분위기, 언젠가 나눈 듯 맴도는 대사들로 다음 수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어린 시절 스친 이영조와의 추억으로 사랑을 확신하는 서정은과 그런 서정은을 바라보기만 하는 최강우(서도영 분)의 삼각관계는 그동안 보여준 여러 드라마의 보편적 사랑 공식의 답습에 불과했다. 그로 인해 시청자들은 극의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 캐릭터: 설득력 없이 혼란스러움 남겼다

'가시나무새'에 등장한 캐릭터는 평면적이었다. 착해 빠진 여자 주인공 서정은이 아파도 악 소리 한 번 못 내고 모든 상황을 감내하는 모습은 안쓰러움이 아닌 답답함으로 다가왔다. 첫사랑 상대를 친구에게 뺏기고 낳지도 않은 아이를 호적에 올렸다. 그래도 한유경에게 제대로 말 한 마디 못했다. 왜 이렇게까지 모자라게 착해야했는지 설명은 없었다.

또 한유경은 서정은 앞에서 왜 그리도 당당했던 건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영조를 유혹하며 "서정은만은 안 된다"고 말하고 서정은과 약혼식을 앞둔 이영조를 찾아가 "내가 서정은은 안된다고 했지"라고 엄포를 놓았다. 서정은과 한유경 두 사람의 일방적인 관계를 성립시킬 고리가 필요했다.

특히 최강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부유하며 정착하지 못했다.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서정은 한유경 이영조와 달리 최강우는 아들 사랑이 끔찍한 아버지 최종달(박지일 분) 밑에서 자랐다. 그런 아버지로 인해 얽히고설킨 주변 사람을 바라보는 입장은 어떠했을 지에 대한 표현이 부족했다. 가해자의 편이어야만 하는 인연의 잔인함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였지만 그는 서정은의 주변만 맴돌았고 이영조의 그늘에 가려 양지로 나오지 못했다. 있는 듯 없는 듯 그의 역할은 끝났다.

다만 이러한 흔들리는 캐릭터 속에서 서한별의 존재가 중심을 지켰다. 서한별이라는 인물 덕분에 갈등에 힘이 실렸고 인간사의 복잡함을 해명할 수 있었다. 진부하고 답답하던 스토리는 후반으로 가면서 힘을 얻었다. 극과 캐릭터를 이해한 것이 아니라 설정을 인정한 것이다.

서정은은 서한별을 키우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윤명자의 가짜 딸 행세를 그만두어야하는 순간을 직감하지만 윤명자가 어떤 심정인지 가늠한다. 서정은이 착해서가 아니라 서한별의 엄마이기 때문이다. 엄마라는 존재를 이해하기 때문에 한유경을 외면하지 못하는 윤명자의 사과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가시나무새'는 전국 시청률 10%(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못 미치는 미진한 성적을 보이다 지난 4월 11%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4일 '가시나무새' 19회 방송분은 전 회보다 2.1% 상승한 13.2%를 기록했으며 마지막 20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 14.2%를 달성했다. 초반의 억지스럽게 끼워지던 상황들이 극 후반에 들어서야 개연성을 갖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 = KBS, KBS2TV '가시나무새' 화면 캡처

임영진 기자 plokm02@seoulntn.com

성유리, 첫키스 사연 고백 "대낮 올림픽공원에서"윤종신 32세 여권사진 공개 '진짜 정우성 닮았네''최고의 사랑' 공효진, 비호감 캐릭터? '씩씩+발랄 연예계 캔디'차승원, 근육질 셀카 공개 '블랙 카리스마 번뜩'가인, 춘향 변신…시스루룩부터 핫핑크까지 한복자태 '요염'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