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마이더스, 대중성 아쉬운 황금빛 스토리

2011. 5. 4. 09: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NTN 임재훈 기자] SBS 월화 미니시리즈 '마이더스'가 막을 내렸다.

3일 방송된 '마이더스'(극본 최완규, 연출 강신효 이창민) 최종회의 핵심 키워드는 김도현(장혁 분)과 유인혜(김희애 분)의 화해였다.

인진그룹 불법 비자금의 정체를 폭로한 변호사 최국환(천호진 분)으로 인해 유필상(김성겸 분)과 유인혜는 차례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유필상은 위기 모면을 위해 비자금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고, 유인혜 역시 한영은행 통폐합 작업을 철수하며 김도현에게 패배를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동생 유명준(노민우 분)의 죽음으로 심적 변화를 겪으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후 김도현과 유인혜는 그동안 자신들을 위협해왔던 론아메리카 GP 제임스(김병세 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다시 한 편에 섰다. 김도현은 과거 제임스가 심복 재범(정석원 분)을 시켜 한영은행 부행장 이태출(김종결 분)과 론아시아 직원 스티븐(리키김 분)을 죽인 사실을 알아내 경찰에 재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재범은 반전의 키를 가지고 있었다. 제임스가 김도현을 죽이라 명하지만 더 큰 거물의 지시에 제임스를 사살한 뒤 홀연히 사라졌다.

2년 뒤 김도현은 연인 이정연(이민정 분)과 결혼을 약속하고 기부펀드를 설립했다. 유인혜는 기존 론아시아의 상호를 코라이징으로 변경해 부실기업 회생을 주력 사업으로 채택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먼 훗날 투자은행 파트너로 협력할 것을 기약하며 여운을 남겼다.

# good 1: 재벌 캐릭터에 대한 현실적 해석

'마이더스'는 '돈과 인간의 욕망에 관한 보고서'라는 기획 의도에 걸맞게 현실적인 재벌 캐릭터를 그렸다.

주인공 유인혜를 필두로 재벌가 인진그룹 일원인 유성준(윤제문 분)과 유기준(최정우 분) 등은 각기 기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철저히 비즈니스적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들로 묘사됐다. 특히 유인혜는 드라마 전반에 걸쳐 대부분 자신의 회사 혹은 거래처 사무실을 주 무대로 이익 창출과 계약 성사를 위해 늘 고민하는 여성 기업인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이자 인진그룹 회장인 유필상의 서녀로 태어난 것에 열등감을 가진 성격적 결함은 한층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하며 주변 인물들과의 대립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이 밖에도 유필상의 고문 변호사인 최국환은 30년간 인진그룹 내부에 불법 조성된 비자금을 관리해온 인물로 재벌 가문의 어두운 면모를 들춰내기도 했다.

'마이더스'의 이 같은 인물 구성은 재벌 캐릭터를 소재로 한 여타 드라마들이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불리는 가벼운 연애담이나 비현실적 신분 상승 등을 다룬 것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

good 2: 시사 패러디로 흥미 유발

시사적인 이슈들을 드라마 속에 녹여낸 점도 흥미를 자극했다.

지난 3월 1일 방송된 3회분에서는 유성준이 공금을 횡령한 부하 직원을 사무실에서 폭행한 뒤 "감방 가는 것보다 맷값으로 때우는 게 낫지 않냐"고 비아냥거리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SK그룹 최태원 대표이사의 사촌인 물류업체 M & M 최철원 대표가 직원 유 모씨를 야구 방망이로 때리고 2천만원을 건넨 맷값 폭행 사건을 연상시켜 방영 직후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달 26일 방송된 19회분 역시 같은 달 12일 발생한 농협 전산장애를 패러디한 에피소드로 눈길을 끌었다. 극중 김도현과 유인혜가 신흥은행 인수를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신용평가단 S & G가 사찰에 나섰고, 그 사이 신흥은행 내부 ATM(은행업무자동화기기)이 고장을 일으킨 것. 고장 원인은 유인혜 측의 의도적인 해킹이었다. 이는 마치 현실 속 검찰이 농협 전산장애를 북한의 사이버테러로 잠정 결론지은 점과도 닮았다.

또 인진그룹 후계자 자리와 거액 비자금을 둘러싸고 유인혜 유성준 유기준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은 2000년 3월 현대그룹 일가에서 벌어진 소위 '왕자의 난'으로 통칭되는 경영권 다툼과 흡사했다.

#

good 3: 배우들의 탄탄한 호연

주·조연급 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유인혜 역을 맡은 김희애는 2007년 김수현 작가가 집필했던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이후 4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특히 전작에서 상대 배우 김상중과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이는 등 팜므파탈 캐릭터를 열연한 것과 달리 이번 '마이더스'에서는 냉철하면서도 상처를 간직한 복합적인 인물을 탁월한 내면 연기로 소화해냈다.

장혁 역시 지난해 출연했던 퓨전사극 드라마 '추노' 이후 1년 만에 현대극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로 각종 금융권 지식까지 해박한 김도현 역을 맡아 야심 가득한 출세지향형 남성상을 보여줬다. 비즈니스 파트너였던 유인혜의 배신으로 감옥생활을 겪은 뒤에는 복수의 화신으로 변해 극적 긴장감을 더했다. 노비 역할이었던 '추노'에서 한 서린 공허한 눈빛 연기를 펼쳤다면 '마이더스'를 통해서는 이와 180도 다른 목표의식이 뚜렷한 눈빛을 선보였다.

연극 무대와 영화로 잔뼈가 굵은 윤제문은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 이후 두 번째 안방극장 출연작인 '마이더스'로 자신의 진가를 100% 발휘했다. 그는 승리와 이익을 위해 범법행위까지 마다하지 않는 독종 유성준 역으로 매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희애는 지난 달 12일 방송된 SBS '최기완 배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에 출연해 윤제문의 열혈 팬임을 자처하며 연기력을 극찬하기도 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장혁과 연인 호흡을 맞춘 배우 이민정, 암환자 연기를 위해 혹독한 체중감량을 감행한 배우 노민우, 노련한 연기로 극의 무게중심을 유지한 배우 김성겸 김지영 이덕화 천호진 최정우 김병세 김성오 신승환 등도 작품의 높은 완성도에 기여했다.

# bad 1: 주가조작 포함한 머니게임

'마이더스'의 가장 큰 아쉬움은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하기 힘든 소재였다.

극 초반 범법행위인 주가조작을 전면에 내세운 스토리는 일부 시청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3월 15일 7회 방송분에는 금융감독원의 요청으로 "실제 주가조작은 실패하는 사례가 많으며 성공할 경우에도 최대 무기징역 등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되는 범죄행위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경고 자막이 삽입되기도 했다.

제목인 '마이더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손대는 모든 사물을 황금으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왕이다. 이 같은 제목은 대중의 가장 큰 관심사인 돈과 얽힌 스토리를 전개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를 엿보이게 했다. 실제로 제작진은 헤지펀드 운용사인 론아시아, 투자회사 밸류에셋21, 한영은행과 신흥은행 등을 등장시킴으로써 금융권에서의 돈의 흐름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그럼에도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진행된 채권 매입, 페이퍼 컴퍼니를 악용한 자금 유출 같은 에피소드와 각종 전문용어들은 대중성 확보를 어렵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

bad 2: 팽팽함 부족했던 장혁 vs 김희애 대결구도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마이더스' 첫회와 마지막회 전국 시청률은 각각 11.5% 16%였다. 그동안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상승폭은 저조했다. 이를 쇄신할 카드가 바로 김도현과 유인혜의 대결구도였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전회 평균 시청률 14.5%에 그쳤다.

극 초반 파트너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 달 4일 12회분에서 김도현이 유인혜로부터 버림받고 교도소로 향하며 제 2막을 맞았다. 김도현은 출감 직후 복수극을 전개해나가며 유인혜와 한 치의 물러섬 없는 두뇌 싸움을 벌였다. 동료였던 두 사람이 한 순간에 적으로 돌변한 상황은 극적 긴장감을 더하며 시청률에도 탄력을 불어넣었다.

그럼에도 둘의 대립은 갈수록 팽팽함을 잃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도현과 냉혹한 주종관계를 유지했던 유인혜는 유독 동생 유명준에게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고, 김도현 역시 복수심에 불타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연인 이정연을 대할 때는 부드러운 남자로 변했다. 이처럼 완전한 악당도 영웅도 아닌 인물상은 결과적으로 둘의 대결을 느슨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유인혜의 수행비서 재범과 직원 스티븐이 제임스의 첩자였다는 설정, 김도현의 복수극을 돕던 구성철(김병기 분)이 변절하는 대목 역시 오히려 대결구도 호흡을 끊는 역효과를 냈다.

'마이더스'는 2월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2개월여에 걸친 방영 기간 동안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와 캐릭터, 사회 이슈를 아우르는 시사 패러디까지 접목한 참신함으로 다소 아쉬운 대중성과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한편 '마이더스' 후속작으로 배우 강지환 윤은혜 성준 조윤희 오미희 등이 출연하는 '내게 거짓말을 해봐'(극본 김예리, 연출 김수룡 권혁찬)는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사진 = SBS

임재훈 기자 jayjhlim@seoulntn.com

김민희, 반전드레스 인형몸매…홍일점 블랙패션 '섹시+우아'황정민 "밥상 위 숟가락 얹기, 조심스럽고 고민되는 작업"보아 '넘버원' EBS 언어 시험문제 등장 '자랑스러워'나르샤, 셀카 굴욕 '모델 놀이' 알고보니 "옆 차에 사람이"'리플리' 이다해-박유천, 비밀스런 첫 만남 사진 공개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