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신도시 분양 '자족기능·교통' 감안 청약하라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 2011. 4. 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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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 가위눌림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수도권 주택 분양시장에 봄바람이 부는 걸까요. 지난 16∼17일 이틀 동안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건설업체 동시분양(약 5000가구) 본보기집에 수요자들이 8만여명이나 몰렸습니다. 분양업체들은 이번에는 본보기집 방문 인파가 많은 만큼 실제 계약자도 많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포한강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서울과 가장 가깝다는 평가에도 불구, 상습 교통 정체로 수요자들의 뇌리에 대표적인 '미분양 지역'으로 인식된 곳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동시분양 업체들은 분양에 앞서 '교통 사각지대'라는 인식 해소를 위해 심혈을 쏟았지요. 오는 6월 개통 예정인 '김포한강로(6차선)'와 10월 예정인 경인아라뱃길 개통 등을 적극 알리고 나섰습니다. 또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방안 등도 김포시와 협의하는 등 교통호재를 적극 부각시켰지요. 여기에 2008년 분양했던 때보다 3.3㎡당 50만∼100만원가량 낮은 분양가로 주변에 입주한 신규아파트보다 낮거나 비슷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김포한강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 대다수 신도시들이 안고 있는 자족도시 기능이 태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도시의 기본은 50∼70%가량의 자족 기능을 갖춰야 하는데 김포한강신도시는 완전 베드타운(Bed Town)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김포한강신도시가 베드타운이라면 당연히 지하철이 있어야 하는데 지하철 건설은 요원한 실정입니다. 수요층이 서울이나 인천, 부천 등에 출퇴근하는 이들인데 지하철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지요.

분양가도 낮췄다고 하지만 시장 침체 상황에 비하면 소폭 인하에 그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김포시 일대 집값은 3.3㎡당 평균 750만원가량 됩니다. 물론 주변 신규 입주 아파트 분양가는 김포한강신도시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높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분양가가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을 주고 있지요. 업체들은 분양가가 낮아 서울 아파트 전셋값(4월 현재 3.3㎡당 740만원 내외)이면 김포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합니다.

서울의 비싼 집값 때문에 서울 주변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집없는 서민들은 김포한강신도시가 내집 마련과 재테크를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앞으로 전셋값이 더 오르고, 물가상승으로 화폐가치는 떨어지는데다 자재 값 상승으로 주택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무주택 서민 입장에서는 신도시 아파트 분양 문제를 신중하게 들여다봐야 합니다. 분양받아 유주택자가 되면 더 좋은 지역 당첨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자족기능이 없는 신도시 청약은 교육, 교통 등 입지조건과 금융부담 등을 감안할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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