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 '일본에서 희망을 던지다'

[스포츠월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박찬호가 15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 힘찬 투구를 하고 있다. 고시엔(일본 니시노미야시)=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코리안특급', 희망을 던졌다.

2년 만의 선발 등판. 낯선 일본리그의 정교한 타자들. 여러가지 불안요소들에 대한 의문부호가 등판 전 박찬호(38·오릭스)에게 따라붙었다. 그러나, 미국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 기록을 세운 박찬호는 관록을 앞세운 모처럼의 역투로 성공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선발투수 박찬호가 첫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박찬호는 15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6과 3분의2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홈런) 1볼넷 1사구, 3탈삼진을 기록하며 3실점했다. 비록 팀의 2-3 역전패로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투구 내용은 호투에 가까웠다. 일본 리그의 정교한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새롭게 장착한 커터와 포크볼에 미국 시절부터 구사하던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은 많은 변화를 보이며 라쿠텐 타자들을 현혹했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소속이던 2009년 5월1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약 2년(1년11개월)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의 출발은 불안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까지 내린 비로 인해 쌀쌀해진 날씨와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라는 부담감이 영향을 미친 듯 선두타자 마쓰이 가즈오에게 홈런을 내줬다.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스위치 타자 마쓰이는 좌타석에 들어서서 볼카운트 1-0에서 들어온 박찬호의 2구째 134㎞짜리 낮은 몸쪽 직구를 퍼올려 우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노련한 박찬호는 첫 홈런의 여파를 금세 털어냈다. 후속 두 타자를 각각 유격수 땅볼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4번 야마사키 다케시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박찬호는 5번 다카스 요스케에게 정타를 맞았으나 중견수 사카구치 도모타카의 슬라이딩 호수비 덕분에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이어 2회를 공 7개로 간단히 삼자범퇴시킨 박찬호는 5회까지 안타 2개만을 더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 사이 오릭스 타선이 4회와 6회초 1점씩 뽑아준 덕분에 승리투수 요건까지 갖췄다.

하지만, 박찬호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6회말 선두타자 볼넷에 이어 야마사키에게 우중월 펜스를 맞히는 3루타를 내줘 동점을 허용한 뒤 1사 후 6번 이와무라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재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편, 이날도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은 3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박찬호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고시엔(일본 니시노미야)=이원만 기자 w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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