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시장에 '돈바람' 몰아칠라
최근 DTI 규제 부활과 민간 택지에서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경우 입법 과정에서 여러 단계를 거치며 진통이 예상되지만 DTI의 경우는 바로 시장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그 파장에 주목해야 한다.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세가 약화되리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깊은 내면의 시장 흐름을 읽어야 성공한다고 하겠다. 대출 규제는 경제 기초의 강화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소득 대비 대출의 한도 제한은 결국 대출 이자를 견딜 만한 정도의 주택 구입으로 한정되고, 이것은 부동산 시장의 과도한 팽창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도 대한민국 부동산이 크게 망가지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 올라가는 주택 가격은 거품이 아니다.
그러나 DTI 적용에서 제외되는 다세대, 빌라와 같은 단독주택들은 과도한 팽창이 유도될 수 있다. 구청장이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아주 조금 던져놓은 지역 개발 호재에도 단독주택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청장이 개발할 수 있는 권한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말이다. 일종의 풍선 효과로서 개발 호재를 안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3월31일 서울 용산구 재개발 현장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
'투기 억제하면서 공급 확대하는 정책' 평가
게다가 분양가 상한제까지 폐지된다면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은 개발 시장에 자금이 일시에 몰려들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DTI 규제를 피하면서 분양가 자율화에 따른 개발 이익까지 가져가게 된다면 투자에서 수익까지 보장되는 상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개발 이익 증대가 사업 속도에도 자극을 주어 투자 금액을 회수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그동안 서브프라임 사태와 분양가 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구도심 내부에는 주택 공급이 수년간 거의 없었다. 반대로 도시 외곽에 신도시를 지어댔지만 사람들이 좀처럼 가지 않았다. 공급은 넘치고 수요가 없으니 신도시 아파트의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졌다. 그러자 신도시로 갔던 사람들이 서울 권역 안으로 들어오면서 최근의 전세 대란이 서울 곳곳에서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투기를 억제하면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양만큼의 주택을 서둘러 공급하는 것이다. 그곳이 어디가 되느냐가 관건이다. 서울의 경우는 사업성이 좋은 한강변과 용적률을 높여줄 수 있는 역세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한강변과 역세권은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도 주목해야만 할 곳이다. 서울이 아닌 다른 지방 도시의 경우도 움직임이 거의 유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강변과 역세권 주위로 거주지를 찾는다면 개발 호재를 누릴 수 있다.
정부가 DTI 규제를 부활하는 것은 투기를 억제하면서 공급을 늘리고자 하는 정책적 발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정책적 기조는 대선을 지나 총선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영진│예스하우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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