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 트위트' 잠도 못자요

2011. 4. 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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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업·공공기관 트위터 담당자들이 말하길…

홍보·소통창구 지킴이 보람

'띠리링~' 원인학(28) 경위의 스마트폰은 새벽에도 자주 울린다. 대부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새 글이 올라왔다는 알람이다. 원 경위가 한밤중에도 내용을 확인할 만큼 열정적으로 운영하는 트위터는 그의 개인 계정이 아니라 경찰청 공식 트위터(@polinlove)다.

원 경위는 지난 2월부터 경찰청 공식 트위터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경찰청 대변인실에 '뉴미디어 홍보계'가 신설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이 팀은 지난해 "자살하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린 이를 찾아내 다시 트위터를 통해 해당 누리꾼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원 경위는 "경찰청 트위터는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경찰의 의지 표시인 만큼 자는 시간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좀더 부드럽게 다가가기 위해 젊은이들이 쓰는 단어인 '헐, ㄷㄷㄷ'과 같은 표현도 가끔 쓴다"고 말했다.

최근 1년여 사이에 급격히 늘어난 관공서와 기업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관리·운영하는 직원들의 고민과 애환도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회사와 조직을 외부에 널리 알리는 일에서 얻는 보람이 크지만, 스마트폰과 연동돼 24시간 돌아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관리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녹록지 않다.

만우절이던 지난 1일 안철수연구소는 트위터(@AhnLab_man)에 "만우절인 오늘을 틈타 많은 악성코드들이 침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들 나름의 노고를 생각해 오늘 하루 대응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각종 언론에 '재치있는 거짓말'로 꼽힌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은 트위터 관리자인 송창민 과장이다. 그는 "회사 쪽과 별다른 의논 없이 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송 과장처럼 트위터에 올린 글이 '히트'를 치고 회사에서 칭찬을 받는 사례도 있지만, 반대로 난처한 상황에 몰린 경우도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 트위터(@Yes24Now)를 운영하고 있는 손호석(30)씨는 "얼마 전 <문화방송>의 '피디수첩' 결방이 아쉽다는 글을 올렸다가 회사 내부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며 "민감한 사안은 글을 올릴 때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의 특성상 원 경위의 사례처럼 업무시간 이후까지 일이 연장되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해까지 <한겨레> 공식 트위터를 관리해온 김외현씨는 "기업의 트위터를 찾아와 문의를 하는 고객의 기대치를 생각하면 즉답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온종일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예스24의 손호석씨는 "트위터가 일이 되다 보니 나중에는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이 된 듯해 최근에는 자제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관리를 가욋일로 여겨 아무한테나 맡기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보건복지부 공식 금연트위터(@smokefreekorea)가 대표적인데 현재 3개월이 넘도록 방치된 상태다. 한 기업의 트위터 관리자는 "우리 회사 트위터도 아르바이트생을 써서 운영하다가 결국 한 달간 운영을 중단한 뒤 인력을 채용해 운영을 재개했다"며 "기업이나 관공서가 트위터 관리자들의 애환을 제대로 이해해야 사회관계망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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