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10년 후 모습은?] 용산 '1순위'..강남·성수동도 '주목'

2011. 4. 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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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설문-10년 뒤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을 곳은?

한경비즈니스가 국내 부동산 전문가 9명에게 10년 뒤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을 곳을 질문한 결과 용산(용산구)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강남(강남·서초구), 3위는 압구정(압구정동 일대)이었다.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지지부진한 개발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용산이 10년 뒤 서울의 중심으로 우뚝 선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용산은 서울에서 가장 중심 지역에 위치하면서 물이 해당 지역을 둥글게 휘감고 가는 명당이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더욱이 강변을 선호하는 자산가들의 특성상 이촌동·여의도동과 함께 최고의 부촌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아기곰(필명)은 "강남·서초가 서울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동남권에 치우쳐 있어 그 수혜를 서울시 전역이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용산·여의도는 강북·강서 지역의 균형 발전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특히 강남북 소득 및 집값 격차 해소가 이들 지역의 개발 당위성이 되고 있다. U턴 프로젝트나 한강르네상스 모두 이런 정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9명 중 8명이 용산 꼽아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용산구의 인구는 현재 24만4000여 명에 그친다. 서울에서는 종로·중구에 이어 세 번째로 적다. 반면 외국인 수는 많다. 아직은 정비가 안 된 모습이지만 국제업무지구와 용산가족공원, 한강변 초고층 개발 계획이 완료되면 환경과 소득수준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의 다소 취약한 교통 접근성과 달리 사통팔달로 발달한 교통망도 용산의 장점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KTX의 출발점이자 대(對)중국 터미널이 건설되면 전국적 상권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상권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호연 부동산114 리서치팀 과장은 "한남·반포·동작·한강·원효대교를 통해 한강을 가로질러 강남·영등포·여의도와 연결되고 향후 인천공항까지 이어지는 공항철도가 완전 개통되면 국제 업무 기능까지 연계된 도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얘기했다.

강남에 부족한 녹지가 풍부한 것도 부자들의 이동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미군 기지를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하고 남산과 한강을 잇는 '그린웨이'가 완성되면 강남에는 없는 '그린 프리미엄'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순 상지대 법학과 교수는 강남이 전반적으로 갖지 못하는 인문적(역사성)·자연적(녹지 공간) 유산이 풍부하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강남은 여전히 서울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남을 1순위라고 답변한 심교언 교수는 "서울 남부와 경기 남부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GTX(광역급행철도) 건설, 2기 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 등이 주변 배후지로 입지하게 됨으로써 중심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강남 순환도로의 준공으로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기존에 형성된 테헤란밸리의 집적성 외에 판교 테크노밸리 등 첨단산업의 밀집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 프리미엄은 그대로 유지'

역시 강남을 먼저 꼽은 함영진 팀장은 "강남은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대기 수요가 풍부한 반면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강남 선호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 거주자들이 타 지역으로 이탈하는 비율이 높지 않을 것이므로 희소성 역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아기곰은 "지난 4년간 서울대에 연 10명 이상 진학시킨 일반고가 서울에 17개가 있는데, 그중 10개가 강남구, 3개가 서초구에 있다. 소위 학군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 및 매매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또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강남 업무 중심지를 대체할 지역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10년 뒤에도 테헤란로의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이 계속 주목을 받을 것이다. 다만 이들 지역은 다른 지역의 집값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므로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힘과 정책이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다"라고 예상했다.

압구정도 강남만큼 주목받을 지역으로 꼽혔다. 김형순 교수는 "강남역 주변의 번잡함에서 반 보 빠져 있는 핵심 지역이면서 강남에서 유일하게 수변 공간을 접할 수 있어 장점으로 꼽힌다"라고 설명했다.

이호연 과장은 "한강르네상스·한강공공성개편사업·압구정전략정비구역 등의 개발 계획 등 중·장기적으로 재건축·리모델링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다. 서울 내에서 소득수준은 가장 높으며 주택 가격을 선도하는 지역"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삼성역 일대를 1순위로 꼽은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는 "상업과 주거지역이 적절히 배치돼 있고 교통 및 문화 환경이 우수하다. 2014년 KTX 수서역이 개통될 예정이고 같은 시기 지하철 9호선이 코엑스 인근으로 연장될 계획이다. 제2롯데월드 빌딩과 한전 부지 개발로 유동인구 급증도 예상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송파(송파구)를 1순위로 꼽은 양지영 팀장은 "강남권 대기 수요는 많은데 개발 부지 부족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 문정·장지동은 개발 가능한 택지지구가 많은데다 오는 2020년까지 잠실~석촌~가락~문정동을 잇는 송파대로를 국제 업무 기능을 갖춘 제2의 테헤란밸리, 즉 '송파밸리'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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