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논술] 마투라 불좌상

null null 2011. 3. 3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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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로 태어난 '불상', 소년의 얼굴·육중한 체구.. 인도 고유 조형미 돋보여

'마투라(Mathura)'는 인도대륙 중부에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다. 인도의 수도인 델리 남쪽 갠지스강 하류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했다. 지금도 마투라는 인도에서 네 개의 철도노선이 만나는 유일한 곳일 정도로, 인도 서북부 및 서해안을 연결하는 대륙 간 교통의 요지로서 중계무역의 거점이었다. 또한 종교의 나라인 인도에서 종교와 가장 관계가 깊은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힌두교 주신인 크리슈나(Krishna)의 탄생지로, 수많은 힌두교도가 끊임없이 성지순례를 오는 곳이다.

힌두교도로 북적이는 크리슈나 사원을 벗어나면, 바로 인근에 마투라 박물관이 한적하게 자리 잡고 있다. 힌두교 사원과는 대조적으로 조용한 이곳은 마투라가 기원후 1세기경 최초의 불상 양식이 출현해 기원후 1세기 후반에서 2세기 전반에 독자적인 불상을 만든 불교 조각의 성지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힌두교 신상에서 유래한 마투라 불상

마투라 불상의 출현 시기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기원후 1세기 후반에서 2세기 전반에 인도 서북부의 간다라에서 불상이 만들어진 때와 비슷한 시기로 추정한다. 마투라 불상과 간다라 불상의 선후관계는 분명하지 않고, 거의 동시대에 자생적으로 불상을 제작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마투라 불상은 쿠샨 왕조(기원전 78년~기원후 225년)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와는 달리 인도 고유의 조형성과 소박한 고대 인도미술의 전통을 계승했다. 마투라 불상 양식은 각종 수호신과 자연신을 인격화시킨 구체적인 형상을 만들어 예배한 인도 남부 토착민족인 드라비다족의 신상에서 유래했다. 힌두교 풍요의 여신인 약시(yaksi) 신상과 남성형으로 부의 신이며 보물의 수호신인 약샤(yaksha) 신상이 불교의 수호신으로 받아들여져 마투라 지역 초기 보살상의 원형이 됐다.

사실 불교의 교조인 부처의 모습을 만드는 것은 고대 인도인에게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감히 위대한 교조의 신상을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을 불경하게 여겼다. 그래서 부처가 열반에 들고서 500년 동안 불상 조각을 하지 않다가, 기원후 1세기경 간다라와 마투라에서 최초의 불상을 만든 것이다.

인도 고유 전통을 계승한 마투라의 경우, 처음부터 '불상(佛像)'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그래서 깨달음을 얻기 전의 석가모니 부처를 의미하는 '보살(菩薩, Bodhisattva)'이란 호칭을 사용했다. 마투라 부근의 카트라 출토상도 부처의 조각상이 맞으나 명칭은 불상이 아닌 보살상으로 먼저 불렸다.

마투라 불상 양식의 특징

마투라 불상은 간다라 불상이 검은색 편암으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마투라 근방의 시크리 지역에서 채굴한 특유의 황색 반점이 있는 적색 사암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중인도의 전통을 이어 힌두교 약샤 신상의 표현양식을 모방했기 때문에 괴량감(塊量感) 넘치는 육중한 체구로 양감을 강조하고 있다.

수호신과 함께 대좌에는 사자상을 조각한 카트라 출토 불좌상도 역시 그러한데 육중한 체구에 결가부좌(結跏趺坐)의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몸에 밀착된 얇은 법의를 오른쪽 어깨가 드러나도록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빼내 왼쪽 어깨너머로 넘겨 입고 있다. 날씨가 추운 히말라야 산맥 근처의 간다라 지역 불상이 몸 전체를 다 감싸는 두꺼운 법의를 입은 것과는 반대이다.

얼굴을 살펴보면, 수염이 없고 볼살이 통통하게 오른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 이는 '부처의 몸은 항상 젊고 늙지 않는다'는 '불신소년신관(佛身少年身觀)'을 반영한 것이다. 눈은 크게 똑바로 뜨고 위아래의 눈꺼풀을 똑같이 표현하고 있다. 동그란 콧방울과 굵은 선의 눈썹을 강조하며 아래 입술이 더 두껍고 입가가 살짝 올라가 있어 미소를 머금은 인상을 하고 있다. 머리는 그리스신상 조각을 연상시키는 물결 모양을 한 간다라 불상과 다르게 둥근 두상 위에 소라 모양의 상투가 올라가 있다. 왼손은 왼쪽 무릎 위에 놓여 있고 시무외인(施無畏印, 나를 믿으면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뜻의 손 모양)을 한 오른쪽 손바닥과 양 발바닥에는 수레바퀴 모양이 새겨져 있다. 이는 부처를 보통 사람과 구별하는 초인적인 신체적 특징을 가리키는 '삼십이상팔십종호(三十二相八十種好)'을 마투라 양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더 생각해볼 문제

1. 초기 마투라 지역 불교조각의 원형은 보살상의 제작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때 강조한 것이 인도 고유의 특징인 괴량감(塊量感)이다. 이 괴량감을 강조하면서 몸 안의 숨, 즉 '프라나(Prana)'를 재현했는데, 프라나란 '육체라는 그릇을 채워 부풀게 하는 호흡'을 의미하는 것이다. 고대 인도인이 왜 인체 조각을 만들 때 프라나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는지 생각해 보자.

2. 5세기 중엽 백흉노의 침입 이후 마투라는 점차 중계무역 거점 기능을 상실하고 대흉노전의 전진기지로 변했다. 마투라 지역의 불교조각도 이 시기부터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마투라 불상이 쇠퇴하게 된 또 다른 원인은 없는지 찾아보고, 이것이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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