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3·22 부동산 대책.. 시행도 하기 전에 '삐걱'
DTI비율 4월부터 환원 조치…투기지역 등 오히려 가산 혜택분양가상한제 폐지·취득세 인하…野·지자체 반대 거세 실행 불투명
[세계일보]정부의 '3·22 주택거래활성화 방안'이 시행도 해보기 전에 주저앉을 판이다. 뼈대인 총부채상환비율(DTI) 환원, 분양가 상한제 폐지, 취득세 인하를 놓고 금융권, 정치권,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반발과 논란이 거세 실행 전망이 불투명한 탓이다. 또 어렵사리 정책이 시행된다 해도 신뢰도 하락으로 그 효과는 반감될 전망이다.
◆DTI 무늬만 환원
정부는 지난 22일 DTI 비율을 내달부터 이전대로 투기지역은 40%까지, 투기지역 외 서울은 50%까지, 인천·경기는 60%까지 적용하되 실수요자를 위해 고정금리·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에는 최대 15%포인트까지 확대해준다고 발표했다. 심각한 수준의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말 이후 은행 자율로 적용했던 DTI를 되살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누르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실제로는 DTI 규제 환원이 아니라 완화 유지 쪽에 가깝다. 투기지역인 서울 강남 3구의 경우도 최고 20%포인트까지 가산 혜택을 줌으로써 '빚 내서 집 사도록 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내용이다. 신용등급에 따라 5%포인트까지 늘어나는 기존 확대조항을 고려하면 최대 20%포인트까지 DTI 비율이 가산된다. 이에 따라 연소득 3000만원인 이가 20년 만기로 연 6%의 금리로 돈을 빌린다고 가정했을 때 40% 적용 시 1억3000만원에 그치던 대출 한도가 60% 적용 시 2억1000만원으로 8000만원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6억원을 넘지 않는 주택에만 DTI 가산 조항이 적용돼 강남 3구에 돌아가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남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전체의 20.4%다. 그러나 취득시점으로부터 3개월이 지난 주택은 DTI를 가산해줄 수 있어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이가 돈을 빌리는 데는 걸림돌이 안 된다. DTI 가산과 관련해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 등 갈팡질팡하면서 이미 신뢰도가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다.
◆거센 저항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취득세 인하는 야당과 지자체의 맹렬한 반대에 직면해 당장 국회 통과부터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위해서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계류 중인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해야 하고, 취득세를 인하하려면 지방세특례제한법을 손봐야 한다.
먼저 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경우 정부는 이를 통해 민간주택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과 일부 여당 의원들은 반대 입장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건설업체의 숙원으로, 이 시점에서 이를 풀어주는 건 줄도산 위기의 건설업체들을 살리려는 정책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의 경우 '반대의 효과'를 우려했다. "건설업체들이 당장 공급하려던 물량을 법 개정 이후로 미루려 하므로 단기적으로는 '보틀넥'(병목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반드시 거래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취득세 인하는 야당은 물론 세수 감소로 직접 피해를 봐야 하는 지자체의 반대가 거세다. 앞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25일 취득세 감면방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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